졸전 끝에 이란한테 패한 축구 국가대표팀 우여곡절 끝에 브라질 행 티켓을 따냈다.

▲ 졸전 끝에 이란한테 패한 축구 국가대표팀 우여곡절 끝에 브라질 행 티켓을 따냈다. ⓒ 유성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힘겨운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낸 후 아시아 최종 예선 치르면서 곪은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대표팀에서 물러난 이후 인터뷰를 통해 간접적으로 국가대표팀을 비난했고 이를 기성용과 윤석영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심화되었다. 또한 기성용의 비밀 페이스북 계정 내용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극대화되고 있다.

시발점이 된 기성용의 트위터

축구 국가대표팀 내 불화설은 지난 6월 2일 기성용의 트위터 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기성용은 자신의 트위터에 리더의 자격을 운운하는 글을 게시하며 언론과 여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

대표팀의 막판 3경기에서 자신을 대신하여 구심점을 맡게 된 특정 선수를 겨냥한 것이냐, 당시 대표팀 감독이던 최강희를 겨냥한 것이냐 등 다양한 추측들이 나왔지만, 기성용은 목사님의 설교를 올린 것이라며 소문을 일축했다. 하지만 당시 시기상 분명 적절하지 않은 언행이었고 오히려 대표팀의 뒷얘기만 무수히 양성했다.

이후 대표팀은 레바논-우즈베키스탄-이란으로 이어지는 3연전에서 졸전을 거듭하며 겨우 본선행 티켓을 얻어냈고, 이 과정에서도 대표팀의 불화설은 제기되었다.

레바논전 졸전 끝 무승부 이후 기성용과 이청용의 다툼설이 한 언론사에 의해 보도되었고 이후 이청용이 직접 해명하며 다툼설은 잠잠해졌다. 오히려 이를 보도한 기자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외에도 국내파와 해외파의 갈등, 대표팀 내 파벌 등이 증권가 찌라시를 통해 계속해서 제기되며 논란의 불씨를 완전히 끄지는 못했다.

대표팀 파벌설이 재점화된 최강희의 말말말

대한민국이 본선행을 확정하고 최강희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전북 현대로 돌아가고 후임으로 홍명보 감독을 임명하며 대표팀은 안정을 되찾는 듯했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전북현대로 돌아간 이후 몇 차례 인터뷰를 통해 대표팀 전술 운영에 대해 해명하거나 특정 선수를 비난하면서 논란은 재점화되었다.

논란의 중심에는 다시금 기성용이 섰다. 기성용의 경솔한 언행에 대해 최강희 감독이 비판하자 급기야 기성용은 자신의 SNS 계정인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탈퇴하였고, 윤석영은 최강희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비판하는 뉘앙스의 트위터 글을 게재하였다. 이는 최근 대표팀에 제기된 불화설과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쌓인 감정의 골이 이제 드러나고 있다.

또한 기성용의 비밀 페이스북 계정 내용이 공개되면서 축구 국가대표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2012년 2월 작성된 이 글에는 쿠웨이트전 출전 시간에 대한 불만이 적혀있다. 또한 해외파의 대표팀 기용에 대해 최강희 감독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를 보아 대표팀 내 불화는 최근 벌어진 일이 아닌 최강희 감독 부임 초기인 2012년 2월부터 계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팀 정신이 완전히 붕괴된 현 축구 국가대표팀

대표팀의 이러한 분위기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아마 최악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최강희 감독이 2012년 1월 부임한 이후 대표팀의 플레이는 퇴보하고 있다. 이동국과 김신욱을 활용한 롱볼 축구와 미드필더를 거치지 않는 단조로운 공격 루트, 측면에서의 부정확한 크로스와 연계 플레이 등 대표팀은 지난 1년 6개월간 분명 퇴보했다.

이러한 문제들이 산적함에도 경기 외적인 요소 때문에 대표팀이 계속해서 주목받는 것은 옳지 못하다. 1년이라는 시간은 축구 질적인 내용의 향상을 꾀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이대로라면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선전을 기대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2011년 1월 박지성과 이영표가 은퇴한 이후 대표팀은 구심점을 갖지 못했다. 박지성이 주장에서 물러난 이후 박주영과 곽태휘 등이 주장을 맡았지만 팀은 하나로 만들지 못했다.

게다가 최종예선 막판에 국가대표로 오랜만에 복귀한 김남일은 부상으로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세대교체의 중심에선 선수들이 이제 국가대표팀 파벌과 다툼의 중심에서 브라질 월드컵 선전을 외치고 있다. 이는 분명 잘못되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프랑스 대표팀의 모습이 보인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프랑스가 현재 대한민국과 거의 똑같은 상황을 겪으며 1무 2패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친 바 있다. 에브라와 도메네크 감독의 불화설이 프랑스를 붕괴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었다.

에브라와 아비달, 리베리 등이 프랑스 대표팀 내 파벌론의 중심이 되었고 도메네크 감독은 에브라를 16강 진출에 분수령이 된 남아공전에 결장시켰다. 결국 프랑스는 남아공에 패하며 1무 2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다수 언론은 팀 분위기가 악화된 이유로 도메네크 감독이 선수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고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데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역시 이와 비슷하다. 선수 기용을 두고 신뢰를 얻지 못한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대한민국은 고전을 거듭하였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마저 이 사건에 관심을 가졌고 결국 에브라와 리베리는 프랑스 축구협회로부터 5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고 로랑 블랑 감독은 7경기 만에 그들을 대표팀에 복귀시켰다. 이는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되었다.

앞선 프랑스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축구는 개인의 스포츠가 아닌 팀 스포츠이다. 최고의 팀 케미스트리(팀워크)에서 최고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2006 독일월드컵 준우승팀 프랑스도 팀 내 불화로 한순간에 몰락했다.

파벌이나 갈등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이를 주도한 자는 대표팀에서 제외하여야 한다. 현재 국가대표팀에서 프로의식은 찾아볼 수 없다. 홍명보호의 출범을 앞두고 대표팀이 '대표팀'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대표팀 내 기강을 확립하고 최고의 팀플레이를 바탕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선전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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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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