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에 출연하는 배우 신하균과 이민정

SBS 새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에 출연하는 배우 신하균과 이민정 ⓒ SBS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하며 '국민 대통합' 시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공교롭게, SBS 새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극본 권기영·연출 손정현)은 이보다 한 발 앞서 '대통합'을 보여줄 모양이다. '앙숙과도 같았던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의 초선 의원이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을 통해서다.

그간 로맨틱 코미디에서 참 갖가지 사랑의 장애물이 등장했지만, '정치적 이념'이 등장하는 것은 처음이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이 주목을 받은 것도 바로 이 때문. '여의도 판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랑과 정치 간의 촘촘한 경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그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정치드라마? 우리 콘셉트는 웰메이드 로맨틱 코미디"

"흔하디 흔한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부제가 '연애의 혁명'이고, (홍보) 카피가 '연애하고 또 연애하라'예요. 따뜻하고 유쾌·상쾌·통쾌한, 영화 <러브 액츄얼리>같은 웰메이드 로맨틱 코미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손정현 PD)

이날 손정현 PD는 정치적 해석을 애써 경계했다. 배경과 설정만 정치적일 뿐, 그 내용은 '사랑'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만 손 PD는 2011년 <보스를 지켜라> 때 한 기자에게 들었다는 평을 회상하며 "'한국 드라마 사상 정치를 이렇게 엣지있게 비튼 드라마는 처음이다'라는 헌사를 받고 싶은 은밀한 바람이 있다"고 했다.

 SBS 새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에 출연하는 배우 이민정

SBS 새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에 출연하는 배우 이민정 ⓒ SBS


 SBS 새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에 출연하는 배우 신하균

SBS 새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에 출연하는 배우 이민정(위)과 신하균(아래) ⓒ SBS


언니의 죽음 이후 녹색정의당의 당대표가 되는 노민영 의원 역의 배우 이민정 또한 '사랑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대본을 읽기 전에는 (캐릭터가) 진보정당의 대표고, 초선의원이라고 해서 살짝 걱정하기도 했다"는 그는 "그런데 노민영이 김수영(신하균 분)을 만나 멜로 라인이 생기면서 정치적 이념이 장애가 될 뿐, 정치 이야기를 많이 하지는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각각의 인물들이 사랑에 빠지면서 나타나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민정 역시 이 부분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멜로 라인이 시작되기 전에는 노민영의 캐릭터가 굉장히 세서, 감독님께 '너무 드세지 않냐'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는 그는 "그런데 이렇게 억세고 드센 여자가 사랑을 했을 때의 감동이 있지 않을까 싶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국회 몸싸움 장면, 너무 많이 봐서 참고할 필요 없어"

그리하여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 주 재료는 '연애', 양념은 '정치'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내 연애의 모든 것>은 현실 정치를 향한 발랄한 풍자와 해학을 놓지 않는다. 이를 두고 김영섭 SBS 드라마국장은 "연애같은 정치, 정치같은 연애를 통해 바람직한 정치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로맨틱 코미디의 재미를 살리고 싶다"며 "로맨틱 코미디지만 과감한 정치적 풍자가 있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극 초반부에는 집권여당인 대한국당의의 법안 날치기 통과를 막으려는 야당의 반발이 등장한다. 김수영과 노민영이 처음으로 '악연'을 맺게 되는 장면이다. 그런 만큼 배우들 역시 현실 정치에 대한 언급을 피하지 않았다. 녹색정의당 소속 국회의원 고동숙 역의 배우 김정난은 "국회에서 몸싸움하는 장면이야 너무 많이 봐서, 실제 촬영할 때 참고할 것도 없었다"며 "본회의장 앞에서 철야를 하거나 바닥에 이불을 깔아 놓고 밤을 새우고, 인간띠를 만들어서 못 들어가게 하는 것과 같은 장면을 참고했다"고 귀띔했다.

 SBS 새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의 주요 출연진들. 왼쪽부터 공형진, 신하균, 이민정, 김정난, 한채아, 박희순.

SBS 새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의 주요 출연진들. 왼쪽부터 공형진, 신하균, 이민정, 김정난, 한채아, 박희순. ⓒ SBS


대한국당의 대변인 문봉식 의원 역의 공형진 역시 "사실 국회의원과 국민은 굉장히 친근해야 하는 사이라고 생각하는데, (국민의)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나 실망감 같은 부분도 분명 있는 것 같다"며 "내 역할을 보고 뭔가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을 것 같다"고 자부했다. 특히 "실제 정치에선 내 역할 같은 인물이 있어선 안 될 것 같다"고 말한 그는 "정치하는 분들이 보면서 스스로를 반추해 볼 수 있는 역할이 문봉식"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민정은 "노민영은 (대중이) 꿈꾸는 정치인의 이상형 같다"며 "정말 깨끗하고 올바른 정치를 꿈꾸는 친구"라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의 지향점은 '아름다운 우리나라'"라며 "정치적인 드라마지만 사실 그걸 해학적으로 잘 풀었기 때문에 부담없이 재미를 선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치적인 이념을 뛰어넘는 사랑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후속작인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이념이 다른 두 남녀 국회의원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다. 신하균과 이민정이 각각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의 초선의원을 연기하고, 노민영을 보좌하는 인권변호사 송준하 역에는 박희순이, 김수영을 짝사랑하는 정치부 기자 안희선 역에는 한채아가 출연한다. 첫 방송은 오는 4일 오후 9시 55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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