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MBC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제작발표회에서 이재희 역의 배우 연우진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MBC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제작발표회에서 이재희 역의 배우 연우진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배우 연우진이 한층 깊어진 눈빛으로 돌아왔다. '남자는 서른부터'라는 우스갯소리처럼, 그의 나이도 공교롭게 딱 서른이다.

지난해 KBS 2TV <보통의 연애>와 MBC <아랑사또전>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 그가 이번에 선택한 작품은 MBC 새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극본 김인영·연출 김상호). 그가 맡은 이재희는 가난한 환경에도 한태상(송승헌 분)의 후원으로 미국 유학을 다녀온 촉망받는 인재다. 꾸밈없고 소탈한 성격으로 서미도(신세경 분)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는 서미도를 사랑해 온 한태상과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를 만나볼 수 있었다. 자신의 역할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연우진은 <아랑사또전>에서의 주왈을 떠올렸다. 그는 "둘 다 나와 닮진 않았지만 연기를 하면서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구나' 느끼는 것 같다"며 "평소 낯을 가리는 성격이지만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과는 장난기도 많고 밝아지는데, 재희는 그 부분을 참고해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어렸을 때 세 사람의 감정이 동시에 시작된 적이 있었어요. 제가 미안하게도 그 여자친구를 만나게 됐죠. 그래서 저는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봐서 양보할 것 같아요. 저는 속으로만 앓는 스타일이거든요(웃음). 그런데 극중 재희는 그렇지 않겠죠."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MBC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제작발표회에서 이재희 역의 배우 연우진과 서미도 역의 배우 신세경이 다정한 모습으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MBC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제작발표회에서 이재희 역의 배우 연우진과 서미도 역의 배우 신세경이 다정한 모습으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연우진의 각오 "주위의 평가 책임질 수 있도록"

'낯을 가린다'는 그의 말처럼, 연우진은 시종일관 느릿하면서도 진지했다. 하지만 천천히 말을 고르고, 막힘없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의 모습에서는 강단이 엿보였다. "올해 서른이 되기도 했고, 지난 해 참 많은 일이 있었다"고 운을 뗀 그는 "좋은 작품도 만나고, 개인적인 일도 겪으면서 확실히 조금 더 단단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를 단단하게 한 것, 바로 아버지의 부재였다. 그는 "<아랑사또전> 촬영 막바지에 아버지가 돌아가셔 개인적으로 패닉이 왔었다"며 "그때 배우들과 스태프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다"며 눈물이 나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가족들과 더 행복하게 살면서 좋은 연기를 해야겠다'는 다짐도 많이 했어요. 아버지가 제게 많은 걸 남겨주신 것 같아요. 평생 잊지 않고, 그 그리움의 힘으로 살아가려 해요. 아버지께서 제가 좋은 연기자가 되는 걸 바라셨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 그를 잡아준 것은 바로 <아랑사또전>의 김상호 PD였다. 김 PD는 이번 작품에도 메가폰을 잡으며 연우진과의 인연을 이어간다. 연우진 역시 "지난해 KBS에서 상을 받았는데, 그 자리에서 순간 <아랑사또전> 이야기를 꺼낼 뻔했다"며 "감독님과 함께 해 준 스태프 분들께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대신 이번 작품을 하면서 좋은 연기로 보답하는 것이 그 고마움을 표현하는 길인 것 같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MBC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제작발표회에서 이재희 역의 배우 연우진, 한태상 역의 배우 송승헌, 서미도 역의 배우 신세경, 김상호 PD, 백성주 역의 배우 채정안, 이창희 역의 배우 김성오, 윤동구 역의 배우 조재룡이 아자를 외치고 있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MBC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제작발표회에서 이재희 역의 배우 연우진, 한태상 역의 배우 송승헌, 서미도 역의 배우 신세경, 김상호 PD, 백성주 역의 배우 채정안, 이창희 역의 배우 김성오, 윤동구 역의 배우 조재룡이 아자를 외치고 있다. ⓒ 이정민


그래서 이번 작품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르다. "상반기엔 어떻게든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남자가 사랑할 때>를 운명적으로 만나게 됐다"는 그는 "전작의 감독님과 함께 작품한다는 것에 대해 기대감도 있지만, 부담감도 없지 않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기분이 묘해요. 좋은 것도 있지만, 제가 좀 더 다른 모습들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것이 부담감으로 다가오는 것도 없지 않아 있어요. 지금은 그 두 가지 감정이 기분 좋게 오가고 있어요. 이런 감정들을 이겨내고 극중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큰 숙제겠죠. 이번 작품이 끝나고도 빨리 작품을 하고 싶고요. 주위의 평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연기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한편 송승헌·신세경·채정안·연우진 주연의 <남자가 사랑할 때>는 <7급 공무원> 후속으로 오는 4월 3일 오후 9시 55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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