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선 가수 은지원이 <KBS 9시 뉴스> 카메라에 잡혔다.

박근혜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선 가수 은지원이 카메라에 잡혔다. ⓒ KBS


"다정한 모자같은 두 분 모습 넘 보기 좋습니다. 은지원씨 넘 걱정 마세요. 정치적으로 안보여요. 순수한 패밀리 비즈니스 자나요. ~~~앙~~~~~~~~!"

지난 4.11 총선당시 '투표 독려' 비키니 퍼포먼스를 감행한 바 있는 팝아티스트 낸시랭이 가수이자 방송인 은지원에게 전한 격려(?)다. 은지원은 6일 고모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지원유세에 나선 바 있다.

낸시랭은 6일 자신의 칼럼을 게재하는 '뉴스톡'에 위와 같은 글을 올린데 이어 "박후보님도 나오고 싶어서 나오셨겠어요? 가족일이니까 나오신거죠. 저도 아빠가 대통령이면 당연히 나올거에용~~ 가족일이니까요~! ~앙~!"이란 글을 남겼다. 인터넷 상에서 톡톡 튀는 발언으로 '4차원 독설가' 이미지를 구축 중인 낸시랭의 이러한 발언은 유세현장에 다녀온 은지원의 트위터 소감에 대한 감상이다. 

정치에 관심 없다던 은지원은 왜 유세에 나섰을까

앞서 은지원은 "유세현장을 처음으로 가봤습니다. 정말 열정이 넘치고 흥분의 도가니였습니다"란 글을 남겼다.

"날씨도 너무나 추운데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의 마음을 전할 겸 인사도 드리고 응원차 다녀왔는데. 마치 못할 짓 한 사람처럼 참 심한 말들도 많고 기분이 좀 그렇네요. 아무튼 본론은 다시 한 번 날도 추운데 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나라를 위해 애쓰시는 여러 후보님들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존경합니다. 저 역시 더 열심히 몸 아끼지 않고 웃음과 좋은 모습 보여 드리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습니다. 파이팅"

민감한 시기인 대선에 여당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일이 본인으로서도 부담스럽기도 하겠거니와 실제로 비판을 가하는 이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은지원이 5촌 고모로 알려진 박근혜 후보를 실제 지원사격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KBS <김승우의 승승장구>에 출연한 은지원은 이렇게 말했다.

"내게는 정치 이야기를 해도 모를 것이라 배려하시는지 말씀을 안 하신다. 그저 촬영 힘들 텐데 기운 내라며 항상 응원만 하신다. 정치에 대해 관심은 없지만 사람으로 봤을 때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로선 그는 유세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요청이) 없었다"며 "나 또한 고모 때문에 혜택 받는 것이 전혀 없다. 음반 제작을 해주시겠느냐, 뮤직비디오에 나와 주겠나, 방송 섭외를 해주겠느냐. 행동하는데 있어 조심스러운 점이 더 많을 뿐이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적 신념'이 수반된 연예인의 정치 활동이 중요한 이유

자, 그랬던 그가 대선을 맞아 '패밀리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한 번도 요청이 없었다던 은지원은 지난 4.11 총선 때도 지원 유세에 나선 일이 없었다. 미루어 짐작컨대, <1박 2일>을 통해 젊은 층은 물론 폭넓은 인지도를 얻고 있는 은지원이야말로 다른 어떤 연예인보다 새누리당의 '지원 유세'에 적합한 인물이었을 터다.

문제는 역시 '정치'다. 낸시랭은 은지원에게 "정치적으로 안 보인다"며 격려(?)를 했다. '패밀리 비즈니스'라 순수해 보인다는 고도의 '디스'다. 지극히 '정치적'이어야 할 연예인의 지원 유세는 그간 정치적 신념과는 동떨어지거나 도리어 한 자리 차지하려는 '딴따라'의 '나대기' 정도로 취급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은지원에게 향한 무조건적인 비판은 그 화살의 방향이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유세를 하는 것이 한 연예인의 정치적 신념에 따른 것이냐 하는 문제 말이다. 사돈의 팔촌까지 끌어 모아야 당연한 것이 그간의 정치였다면, 이와 다를 것 없는 '패밀리 비즈니스'는 '구태'스럽다는 상대 지지자들의 비판 역시 감수해야할 몫일 수밖에 없다.

지난 총선에서 배우 송일국, 최명길, 윤세인씨 등이 어머니와 남편, 아버지의 선거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그때 마다 인터넷 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미 새누리당이 꾸린 연예인 유세단 '누리스타'는 가수 현미, 현철, 설운도, 탤런트 심양홍, 송재호, 개그맨 김종국, 김정렬, 황기순 등 12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8일로 예정된 문재인 후보의 서울 광화문 유세에는 '야권단일후보 문재인 공개지지'를 선언한 영화감독 변영주, 작곡가 김형석, 배우 김여진 등이 조국, 진중권, 정혜신 교수 등과 함께 연단에 설 예정이다.

맷 데이먼, 조지 클루니 등 할리우드 배우들의 대선후보 공개지지 선언이 아름다운 것은 그들의 정치적 신념에 따른 '정치적 행위'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패밀리 비즈니스' 차원이 아닌 것은 물론이다. 만약 패밀리 비즈니스를 통해 '정치적 신념'이 생긴다면, 그것은 개인의 선후문제일 뿐이다. 유세에 나선 특정 연예인에 대한 무조건적 비판이 생산적일 수 없는 이유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은지원씨의 MBC <놀러와> 출연여부다. MBC 김재철 사장이 만든 '소셜테이너법'에 걸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말이다. 시청자들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배우 김여진이나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은지원을 모두 브라운관에서 볼 권리가 있다.

은지원 박근혜 문재인 김종국 심양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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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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