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골든타임>이 9일 첫방송됐다.

MBC 월화드라마<골든타임>이 9일 첫방송됐다. ⓒ MBC


KBS 2TV <브레인> 속 이강훈(신하균 분)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지만 왠지 모를 귀여움을 숨길 수 없었던 '고블리' 고재학 과장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예전에 일일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온 이후 제작발표회 참석은 처음"이라며 유달리 수줍어하던 배우 이성민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9일 첫 방송 된 MBC <골든타임>(극본 최희라·연출 권석장)을 지배한 것은 단연 배우 이성민, 그리고 그가 연기한 외상 외과 의사 최인혁의 존재감이었다.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첫 회의 주요 소재로 사용된 10중 추돌 교통사고에서 최인혁은 응급실을 단숨에 전장으로 뒤바꾸어 놓았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마에스트로처럼 응급실 전체를 지휘하는 최인혁의 모습은 그를 더욱 빛나 보이게 했다.

<골든타임>은 한 회 만에 최인혁의 캐릭터를 훌륭히 설명해냈다. 응급상황임을 선포한 그의 말 한마디에 분주하게 움직이는 응급실 스태프의 모습이나, 피가 튀기고 살점이 찢기는 상황 속에서 눈 하나 꿈쩍 않고 수술을 이어가는 인혁의 모습도 시청자들이 그의 '카리스마'를 인정하기엔 부족함이 없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는 최인혁의 캐릭터가 어느 의학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강직한 신념을 지닌 의사'이기에 가능했다. 비록 최인혁과 함께 극을 이끌어 나가야 할 이민우(이선균 분)와 강재인(황정음 분), 그리고 신은아(송선미 분)의 색깔은 최인혁의 그것에 비해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기대하기엔 충분했다.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 포스터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 포스터 ⓒ MBC


그 기대감의 원천은 캐릭터의 특성을 사소한 행동이나 한마디 말에 압축해 보여주는 장면에서 나왔다. 가령, 한껏 늘어난 티셔츠를 양 무릎에 끼운 채 미드 번역에 몰두하던 초반부와 선배를 대신해 당직을 서다 아이의 목숨을 구하지 못하고 택시에 올라타 "나도 의사"라고 흐느끼는 종반부의 상반된 모습은 이민우가 의사로서 성장할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 또 턱 끝으로 응급실을 가리키며 "뭐하나, 빨리 뛰라!"라고 외치다가도 병원의 알력 싸움에 지친 최인혁을 대신해 접시를 깨는 신은아의 모습에선 그가 얼마나 뛰어난 간호사이자 최인혁의 조력자인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일단 <골든타임>의 출발은 순조로워 보인다. 하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지난 2일 제작발표회에서 "구급차에 환자를 싣고 가는 신을 22시간, 수술 신을 30시간 정도 찍었다"는 이선균의 말은 초반의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담보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후반부로 가면서 '생방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암시하는 말이기도 하다.

한편 첫 방송 된 MBC <골든타임>의 시청률은 8.7%(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 이하 동일)이었다. 동 시간대 방송된 SBS <추적자>는 17.9%로 발돋움했다. KBS 2TV <빅>이 9.2%로 그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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