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화차>에서 문호 역의 배우 이선균이 5일 오후 서울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선균 영화<화차>에서 문호 역의 배우 이선균이 5일 오후 서울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영화 <화차>에는 여러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유독 관객들의 뇌리에 꽂히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은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수작으로 꼽힌다. 바로 김민희와 이선균이 만나는 마지막 용산역 신이다.

결혼을 앞두고 사라져 버린 약혼녀. 약혼녀를 찾기 위해서 그녀의 고향, 그녀가 일하던 직장 등 그녀의 행적을 뒤쫓아 가면서 점점 피폐해져가는 한 남자 이선균.  한 사람은 도망쳤고 그리고 한 사람은 그녀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그렇게도 찾고 싶었던 그녀가 용산역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온다. 그리고 이선균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올라오는 그녀를 본다.

"무척 부담을 느꼈던 장면이었어요. 버전도 굉장히 많았죠. 이렇게도 했다가 저렇게도 했다가... 용산역 장면의 대사는 이틀 전에 피디랑 민희랑 나랑 만나서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까 하면서 만들어낸 거예요.

저한테 어려웠던 것은 그렇게 찾아 다녔던 그녀를 보고 어떤 이야기를 할까, 찾은 이유는 뭘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그런 것이었어요. 그런데 그녀는 떠나야 하는 것이고 나는 그 애를 놔줘야 하는데...어떤 힘으로 그녀를 보내고 내려와야 하는지, 나를 미치게 했던 신이었어요." (이선균)

이렇게 이선균을 미치게 했던 용산역 신은 고민했던 만큼 긴장되고 아련한, 가슴 저미는 느낌을 전하며 그 울림을 더했다.    

 영화<화차>에서 문호 역의 배우 이선균이 5일 오후 서울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화차> 이선균 "나는 그 애(김민희)를 놔줘야 하는데...어떤 힘으로 그녀를 보내고 내려와야 하는지, 나를 미치게 했던 신이었어요." ⓒ 이정민


 영화<화차>에서 문호 역의 배우 이선균과 변영주 감독이 5일 오후 서울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던 중 더욱 다정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자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영화<화차>에서 문호 역의 배우 이선균과 변영주 감독이 5일 오후 서울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던 중 더욱 다정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자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 이정민


변영주 감독 "용산역에서 이선균, 김민희 최고의 연기 보여줬다"

"사실은 초반 대본에는 선균이는 계속 바라만 보고 있고 민희가 '저 좀 놔주세요...저 좀 놔주세요.' 하면서 제3자한테 말 하는 것처럼 구걸하다시피 하는 것이고 선균이는 그걸 보다가 정이 확 떨어진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영화를 찍으면서 두 사람 모두 감정이 최고조에 올라와 있었고 클라이맥스에 왔던 상황이라 지금 버전이 나온 겁니다. 용산역 촬영하는 날에 선균이가 민희의 손을 잡고 '너 아니지?' 그런 대사였는데 모니터를 보는데 대사가 '잘 지냈어?'라고 하더라고요. 모니터를 보다가 민희 쪽을 봤는데 쏙 하고 잘 받아먹고, 또 쏙 하고 받아먹고 그런 거예요. 정말 그날 너무 기뻤어요. 두 사람 모두 최고의 연기를 해 줬어요." (변영주 감독)

이렇게 다 만들어 놓고 보여주니 호평 일색이지만 용산역 장면은 감독에게 굉장히 큰 부담이 되는 장면일 수 밖에 없다. 지하철과 기차가 오고가고 광장에 수많은 인파들이 몰리는 백화점과 멀티플렉스가 함께 있는 거대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16억원이라는 저예산의 제작비를 가지고 이 장소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것 자체가 사실 무리가 있어 보일 법했다.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시나리오를 예산에 맞춰서 다시 써야 했어요. 배우들은 개런티를 깎아 줬고, 제가 제일 먼저 한 것은 비오는 장면을 다 거둬내는 것이었어요. 사실 우리 영화에 비 오는 장면이 많았는데 예산 때문에 다 거둬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 용산역 장면이었어요.

용산역 장면이 없으면 영화의 힘이 되게 약해질 거 같았죠. 용산역이 아닌 시골 역에서 찍으면 감흥이 없어질 것 같았어요. 클라이맥스가 처질 것 같았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다니고 그럼에도 민희와 선균이를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은 그런 상황을 바랐어요. 일단 무대가 커야 했습니다." (변영주 감독)

 영화<화차>에서 문호 역의 배우 이선균이 5일 오후 서울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화차>에서 문호 역의 배우 이선균이 5일 오후 서울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영화<화차>에서 문호 역의 배우 이선균이 5일 오후 서울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선균 "용산역의 복합적인 어려운 상황 때문에 더 집중을 해야 한다고 했던 것 같아요." ⓒ 이정민


"용산역에서 뒤통수 맞은 변영주 감독...어려운 상황 속 최고의 집중력 이선균"

그렇게 감독의 의지로 용산역을 끝까지 포기하지 못하는 장소로 시나리오에 살려두었지만 촬영 중간까지 용산역 촬영 허가가 떨어지지 않아서 제작진들은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영화의 막바지에 용산역에서 촬영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서 촬영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수월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제 시작.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용산역이지 않은가. 촬영 시간은 딱 5일.

"촬영을 하고 있으면 시민들이 뒤통수를 딱 때리고 가요. 맞는 순간 '죄송합니다'라고 바로 하고. 출퇴근 할 때, 언제나 변수들은 불쑥불쑥 튀어 나오고 통제가 잘 안되죠. 또, 용산에서는 기본적으로 어떤 배우에게도 의자가 제공되지 못했고 퇴근시간이 겹치면 도둑 촬영처럼 대기하고 있다가 찍고 그랬어요." (변영주 감독)

 영화<화차>에서 문호 역의 배우 이선균이 5일 오후 서울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화차>에서 문호 역의 배우 이선균이 5일 오후 서울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퇴근 시간 되어가고 있고, 사람들 구경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저부터 찍었는데 원래 너무 힘든 감정이었고 그런데 해 떨어지면 못 찍으니까 허락된 시간 안에 주변 상황을 고려하면서 찍으려고 하니까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래서 그런 복합적인 어려운 상황 때문에 더 집중을 해야 한다고 했던 것 같아요." (이선균)

모두들 촬영을 하는 그 시간까지 '용산 돼?' '여기서 가능해?'라고 배우들과 감독들, 제작진들은 의구심을 품었다고 했다. 하지만 정말 '용산역'을 배경으로 걸출한 장면이 탄생했다.

"굉장히 중요한 신이라는 것을 모두가 다 알고 있었고, 내가 잘 못해서 이번 테이크로 완성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그런 결연한 의지가 모두에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집중력과 내가 잘 못하면 안 된다는 결연한 의지가 그 장면을 완성한 것 같습니다." (변영주 감독)

 영화<화차>에서 문호 역의 배우 이선균과 변영주 감독이 5일 오후 서울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다정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화차>에서 문호 역의 배우 이선균과 변영주 감독이 5일 오후 서울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다정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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