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배우 공형진. 영화<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배우 공형진. 영화<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공형진의 눈은 인터뷰 내내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반짝였다. 그동안 '연예계 마당발''미친 인맥' 등의 수식이 나붙었던 공형진은 배우로서의 진가는 다소 가려진 부분이 컸다.

 

하지만 이는 2010년 선보인 1인극 <내 남자는 원시인>에서부터 깨졌다. 지난해 겨울에 공형진이 단독으로 출연했던 이 연극은 초연임에도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겨울은 <시네타운><택시><추노><방자전>을 했고, <내 남자는 원시인>을 화·수·목·금·토·일, 토요일과 일요일은 2회씩 70회 공연을 했었어요. 지금 돌이켜 보면 가능한 스케줄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추노> 찍으면서 영주, 상주 등을 돌아다니면서도 서울에 와서 연극을 했으니까요.

 

연극을 왜 했냐면, 초연도 초연이었지만 1인극이라는 것에 끌렸어요. '무식이 용감'이라고 1인극, 초연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래 내가 이걸 잘 해내면 내가 혼자 칭찬을 받는 거지' 싶었어요. 처음에 제작사에서는 더블 캐스팅을 하려고 했는데 저는 저 혼자 하고 싶었어요. 제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동료 배우들한테 '이건 죽었다 깨어나도 형 것이다. 나는 죽어도 못한다' 이런 소리를 듣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 소리를 들었죠."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배우 공형진. 영화<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배우 공형진. 영화 <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인터뷰에 앞서 볼에 바람을 넣고 귀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화려한 인맥'을 자랑하는 그이지만 그의 직업은 배우다. 오직 '연기'로만 진검승부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고 있었다. 연기에 대한 집념도, 승부욕도 어느 때보다 강해 보였다. 

 

"사실 어릴 때부터 승부욕은 진짜 심했어요. 그리고 연기를 하면서도 계속 어떻게 준비하고 이 칼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마음에 품고 있었어요. 내가 그 칼을 뽑았을 때 어떻게 벨 것인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사실 주변에 스타들도 많이 있지만 '다름의 미학'이라는 것은 있는 것 같아요. 내가 그들과 상황이 같지 않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그들이 안 가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해요. 그래서 그들이 나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많은 것을 가졌다고 해서 그걸 동경하고 똑같이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고 그런 선택의 과정에서 <커플즈>를 하게 됐습니다."

 

 영화<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먼 곳을 응시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공형진은 그의 인맥으로 언론에 오르내렸던 장동건·황정민·주진모·현빈·이종혁·안길강·오만석 등과 "좋은 작품에서 만나자"는 말을 자주 한다고. 특히 그는 충무로 연기파 배우 황정민과의 진검승부를 고대하고 있었다. 

 

"황정민이랑 함께 연기하기를 고대하고 있어요. 황정민이라는 배우는 어떤 장르든지 너무나도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기 때문에 그와 함께 연기를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연극이든, 영화든, 무엇이 됐든지 그와 함께 붙기를 고대하고 있어요. 

 

<부당거래>를 보고 정민이의 연기를 보고 너무 놀랐어요. 너무 잘해서요. 그래서 정민이한테 전화를 해서 '정민아 연기 좀 가르쳐줘라. 나 너 존경한다'라고 했어요. 황정민이라는 배우, 김수로도 마찬가지고 모두 배고픈 시절부터 봤던 배우들이에요. 지금 다들 너무 잘 돼서 저도 너무 행복해요. 동건이랑도 작품을 하고 싶고 빈이랑도 작품을 하고 싶어요. 정말 살벌하게 '억' 소리 나게 칼을 갈고 있어요. 정말 관객들에게 제대로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영화<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진지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인터뷰를 읽는 독자들은 '공형진 좀 과한 자신감인가...?'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형진의 드라마 <추노>를 봤다면, 그리고 그의 1인극 <내 남자는 원시인>을 봤다면 그리고 올가을 개봉한 영화 <커플즈>를 봤다면 그의 말이 과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공형진은 "궁극적으로는 '연기 잘 한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말을 듣는 게 가장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꼭 좋은 연기를 관객들에게 보여 드리고 싶고 감독이나 제작자들에게도 '저 친구 믿고 쓰면 절대 밑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아직 갈 길이 멉니다."라고 전했다. 

 

배우 공형진의 새로운 2막이 이제 시작됐다. 

 

2011.11.07 14:59 ⓒ 2011 OhmyNews
공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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