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목드라마 <영광의 재인>과 SBS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가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만큼 비슷한 속도의 스토리 진행을 보여주고 있다. <뿌리깊은 나무>가 <영광의 재인>에 비해 아역배우 출연분이 많았던 것을 고려한다면 거의 같은 속도로 간다고 볼 수 있다. 두 드라마 모두 27일 방송에서 주요 캐릭터들의 관계 설정이 끝나고 드라마 스토리 속 주요 장소로의 이동을 예고했다.

먼저 <영광의 재인>에서는 세 주인공의 행로가 정해졌다. 영광(천정명 분)과 인우(이장우 분)가 야구를 그만 두고 '거대상사'로 입사지원서를 넣은 것이다. 틈틈이 허영도(이문식 분)팀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이들이 모여서 또 어떤 사건사고를 만들어 낼지 기대감을 갖게 했다.

영광의 집으로 들어간 재인(박민영 분)은 서인철(박성웅 분)에 의해 납치되지만 오히려 부상 당한 서인철을 구해주게 된다. 그리고 서인철의 계략에 의해 인우의 간병인으로 일을 하게 된다. 모든 주요인물들은 거대상사로 모이게 되었고 재인은 진실을 향해 점점 다가가게 될 것이다.

 거대상사에 입사 지원서를 내는 김영광(천정명)

거대상사에 입사 지원서를 내는 김영광(천정명) ⓒ KBS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모두 반촌(조선시대 성균관의 사역인들이 거주하던 성균관 동·서편에 있던 동네)으로 향한다. 그동안의 이야기에서 이도(세종, 한석규 분)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 때문에 자신의 사람들이 살해당하는 것을 알고 괴로워했다. 그 일을 중지하려 했는데 그 과정에서 장성수(류승수 분)마저 살해당하자 어떻게 해야할 지, 누굴 믿어야 할지 몰라 결국 아버지 태종처럼 자기 편을 확인하려고 한다. 하지만 강채윤(장혁 분)을 만나 강채윤처럼 자기가 해야 할 일만 계속해서 한다면 그 괴로움을 이겨 낼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계속 하기로 결심한다.

강채윤은 이도에게 접근하기 위해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다가 반촌으로 다가가게 된다. 이도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소이(신세경 분)를 반촌으로 보낸다. 반촌과 반촌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카메라 중심으로 들어 오게 되는 것이다. 사극 최초로 반촌을 중심장소로 다룬 <뿌리깊은 나무>의 진면목을 기대해 본다.

 큰 결심을 하는 세종 이도(한석규 분)의 모습

큰 결심을 하는 세종 이도(한석규 분)의 모습 ⓒ SBS


MBC의 <나도 꽃>이 방영 되기 전이기에 현재 수·목드라마는 이 두 드라마가 박빙을 이루고 있다. <뿌리깊은 나무>가 우위에 서 있기는 하지만 아직 시청률 20%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완벽한 1강 체제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명품 사극에 맞서는 <영광의 재인>은 제작진들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자극적인 소재들을 전혀 과하지 않게 사용하면서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을 만들고 있어 언제든 역전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전초전에 들어섰다고 볼 수도 있는 두 드라마,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면서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끝까지 좋은 모습으로 남길 기대한다.

영광의재인 뿌리깊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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