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비프빌리지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4일을 끝으로 폐막했다. BIFF로 이름을 바꾼 뒤 첫 시작이었던 올해 영화제는 작년보다 관객수가 늘고 좌석 점유율이 상승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 민원기


영화의 전당 출범 첫 해를 치러 낸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폐막을 알렸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국내 최대의 영화 축제가 14일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 각 국의 영화인 및 관객들이 찾았던 이번 영화제는 몇 가지 특징을 내세우며 지난 영화제와의 변화를 꾀했다. 영화의 전당이라는 영화제 전용관 출범은 물론이고 필름을 사고파는 필름마켓의 다각화를 노렸다. 여기에 세계적 석학들과 영화인들이 직접 머리를 맞대는 포럼으로 지식 재생산의 장을 열었으며 시민 평론단, 시네필 어워드 등의 구성으로 영화 축제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여러 모로 야심차게 기획하고 발걸음을 내디뎠던 만큼 그 결과 또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그 성과는 어땠을까?

지난해에 비해 작품 수 비슷, 좌석 점유율은 올라

 재1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11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 마련된 임시매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상영일정표를 살펴보고 있다.

재1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11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 마련된 임시매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상영일정표를 살펴보고 있다. ⓒ 이정민

이번에 부산을 찾은 작품 수는 총 70개국의 307편이었다. 이중 전 세계에서 최초 공개인 월드 프리미어 작품은 86편, 해당 국가 외엔 처음 공개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작품은 45편이었다. 지난 15회 때를 보면 67개 국가들의 총 306편의 영화가 영화제 스크린에 올랐다. 당시 월드프리미어는 89편, 인터내셔널은 46편이었다.

상영관 수는 같은 수를 유지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수영만 요트 경기장내 야외상영장, 해운대 메가박스와 남포동 대영시네마가 사라지고 대거 센텀시티 내 극장으로 집중되었다는 거다. 15회의 유효좌석 수는 23만 2851석이었다. 16회에선 영화의 전당이 야외상영관과 주요 극장 상영관의 기능을 흡수했다. 여기에 롯데시네마, CGV 센텀시티 점이 기존 역할을 했고 시청자 미디어 센터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상영관 기능을 담당했다.

16회 때의 유효좌석수는 23만 5907명으로 지난해보다 좌석 수가 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실제로 표를 끊어야만 앉을 수 있는 자리로 수영만 요트장 야외상영장이 사라지면서 올해 좌석 수는 실제론 약 4천 석 정도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총 관객 수는 16회가 지난 해 보다 늘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모두 19만 6177명으로 83%의 좌석 점유율을 보였다. 15회엔 18만 2046명이 찾아 78%의 좌석 점유율이었다.

필름 좀 더 팔렸나?...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이모저모 통계

영화를 사고파는 필름 마켓 역시 활성화 되는 추세를 보였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선 마켓 장소를 해운대 벡스코로 정해, 그동안 호텔이라는 장소적 제약을 없앴다. 총 28개국의 177개 업체가 109개의 부스를 차렸다. 지난해엔 26개국의 108개 업체가 51개의 부스를 차린 데에 비하면 눈에 띄는 성장인 셈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요행사 중 하나인 아시아필름마켓2011이 10일부터 나흘간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다. 11일 오후 한 외국 영화사 관계자들이 참가자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요행사 중 하나인 아시아필름마켓2011이 10일부터 나흘간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다. 11일 오후 한 외국 영화사 관계자들이 참가자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 이정민


지난해부터 부산국제영화제엔 영화를 온라인으로 감상하며 구매나 합작, 투자 등을 협의할 수 있는 시장인 '온라인 스크리닝 시스템'이 도입됐다. 186편의 영화가 온라인 등록된 15회 때에 비해 올해는 258편이 등록되어 규모면에서 성장세임을 보여주었다.

이번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게스트의 수는 총 1만 1268명이었다. 국내가 4482명, 해외  는 765명의 구성이었다. 영화제를 취재하기 위한 취재진은 총 2440명 지난 15회 때의 2237명보다 다소 인원이 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화제에서 이목을 끌었던 배우들의 무대인사는 총 11회가 있었다.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 등지에 이루어진 이번 행사는 영화제를 찾은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거장들의 핸드프린팅은 뤽 베송 감독, 이자벨 위페르, 김기덕 감독, 욘판 감독 이렇게 4명이 그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가진 횟수는 총 290회로 집계되었다.

영화제의 꽃, 시상식...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영예의 수상작은?

부산국제영화제는 기본적으로 비경쟁 영화제지만 각 부문별로 일부 경쟁이 있기도 하다. 이번 제16회에도 걸출한 작품들이 대거 쏟아져 나와 영화인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거장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떠오르는 신성들의 면모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감독 연상호, 제공/배급 KT&G 상상마당)의 예고편은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폭력성을 이유로 '유해성 있음'으로 판정돼 심의가 반려된 바 있다.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감독 연상호, 제공/배급 KT&G 상상마당)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처음으로 수상했다. ⓒ KT&G, 스튜디오다다쇼


이번 부산영화제에서 가장 주목 받았던 작품은 누가 뭐라 해도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일 것이다. <돼지의 왕>은 넷팩상(NETPAC)을 비롯해 한국영화감독조합에서 감독상을, 이어서 CGV 무비꼴라쥬상까지 휩쓸어 3관왕을 차지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최초의 애니메이션이라는 점도 특기할만하다. 이 영화는 성인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지만 사회의 불평등과 인간의 가치를 고통 받는 청년의 눈으로 완벽하게 묘사하였다는 평이다.

아시아 전역의 뛰어난 신예 감독에게 돌아가는 뉴 커런츠상에는 영화 <소리없는 여행>의 모르테자 파르샤바프 감독과 <니뇨>의 로이 아르세나스 감독에게 돌아갔다. 두 작품 다 현대 사회에 대한 통찰력과 함께 따뜻함이 돋보였단 평가를 받았다. 비아시아권의 주목할만한 신인 감독이 대상인 플래시 포워드상엔 귀도 롬바르디 감독의 <그곳>이 선정됐다.
현대 이민 문제를 다층적이면서도 단순하게 풀어 진실한 연민을 담았다는 평이다.

비프메세나 상에는 <나비와 바다>를 연출한 박배일 감독과 <쇼지와 타카오>를 연출한 이데 요코 감독이 맡았다. 비프메세나 상은 와이드 앵글 경쟁 부문에 초청된 한국과 아시아 다큐멘터리 중 최우수 작품을 선정하여, 그 작품의 감독에게 차기작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혜택이 돌아간다.

이밖에도 선재상, KNN관객상, 시민평론가 상 등 초청된 우수한 작품에 대한 시상이 있었다. 9일간의 영화 축제는 끝났지만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더욱 다양하고 도전적인 작품의 등장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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