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최우수감독상)과 무비꼴라쥬상, 넷팩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까지 무려 3관왕을 차지했다. <돼지의 왕>은 11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최우수감독상)과 무비꼴라쥬상, 넷팩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까지 무려 3관왕을 차지했다. <돼지의 왕>은 11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 성하훈


<돼지의 왕>이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처음으로 상을 받았다. 게다가 3관왕이다.

13일 오후 10시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요 6개 부문을 시상하는 부산영화의 밤이 개최됐다.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은 한국영화감독조합상(최우수감독상)과 무비꼴라쥬상, 넷팩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까지 무려 3개의 상을 거머쥐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상은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초청작 가운데 최우수작품에, 넷팩상은 같은 부문과 뉴커런츠에 출품된 한국영화 가운데 최우수작품에 수여된다. CJ CGV의 협력 하에 올해 신설된 무비꼴라쥬상 역시 비전 부문을 재조명하기 위한 상으로 인디, 신인, 저예산영화의 실질적인 배급과 상영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취지다.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을 제작한 조영각 프로듀서(왼쪽)와 연상호 감독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을 제작한 조영각 프로듀서(왼쪽)와 연상호 감독 ⓒ 성하훈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은 KT&G 상상마당의 제작지원금을 포함해 약 1억 5000만원의 저예산으로 만들어졌다. 제작비 절감을 위해 외주업체 없이 최소한의 인원이 투입됐다. 산학협력으로 참여한 청강문화산업대학 학생들과 스튜디오 스태프까지 15명가량이 원·동화를 완성했다. 이로써 100분에 달하는 장편 애니메이션의 메인프로덕션을 1년 만에 끝낼 수 있었다. 

손이 많이 가는 공정 때문에 제작기간이 길어져 완성작이 드문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무엇보다 최근 <마당을 나온 암탉>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흥행 사례가 전무해 투자가 전혀 되지 않는 척박한 장르에서의 쾌거다. 게다가 <돼지의 왕>은 제한된 연령층을 타깃으로 하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 '애니메이션은 아동용'이라는 장르가 가진 또 다른 편견에 도전한다.

<돼지의 왕>은 15년 만에 만난 두 명의 중학교 동창이 과거 철저한 계급사회였던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끔찍했던 '그날'의 일에 대해 밝히는 이야기. 중편 애니메이션 <지옥: 두 개의 삶> <사랑은 단백질> 등 파격적인 주제와 영상으로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았던 연상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은 연상호 감독이 1999년 군대에서 꾼 꿈을 토대로 써놓은 간략한 시놉시스에서 출발했다. 철저한 계급사회로 나뉘어진 현 사회를 반영하고 있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다.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은 연상호 감독이 1999년 군대에서 꾼 꿈을 토대로 써놓은 간략한 시놉시스에서 출발했다. 철저한 계급사회로 나뉘어진 현 사회를 반영하고 있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다. ⓒ KT&G, 스튜디오다다쇼


영화는 11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전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애니메이션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성공을 거뒀지만, 성인용 <돼지의 왕>의 흥행 여부는 아직 의심스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쾌거로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인지, 관전 포인트가 흥미로워졌다. 

돼지의 왕 연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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