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홈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이용규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이용규 ⓒ KIA 타이거즈

 

지난 5일 한기주가 재계약함에 따라 KIA 타이거즈는 52명의 재계약 대상자 중 51명과 계약을 마무리했다. 다른 팀에 비해 비교적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유일한 미계약자인 이용규와의 협상이 기대 이상으로 난항을 거듭해 연봉협상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KIA와 이용규는 연봉조정을 신청하지 않으며 원활한 협상 타결을 기대했지만, 2천만 원에 대한 의견 차이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팀 성적과 개인 성적 중 어느 곳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지 서로간의 다른 시각에 비롯됐다.

 

KIA는 지난해 팀 성적이 기대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대폭적인 연봉 인상은 없다는 태도다. 이용규가 팀 내 타자 중 고과 2위에 올랐지만 고과 1위인 최희섭의 연봉(4억 원)이 동결됐고, 고과 3위 안치홍이 4천만 원 인상(6천만 원→1억 원)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용규의 연봉도 1억6천만 원에서 4천만 원 인상된 2억 원을 적정 수준으로 책정했다.

 

무엇보다 2009년 팀의 우승 당시, 발목 부상 때문에 50경기 출장에 그치는 등 제대로 된 공헌을 하지 못해 연봉삭감 대상이었지만 오히려 우승 프리미엄으로 연봉이 인상됐기 때문에 이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한다. 팀 성적 하락에 대한 주축 선수들의 책임이 연봉 협상에 반영돼야 하고 이용규도 이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용규는 개인 성적에 방점을 찍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 지난해 개인 최고 타율(2006년 0.318)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년 만에 3할 타율(0.307)에 복귀했고 145안타에 25도루, 개인 역대 최다인 51타점을 기록하며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한 점을 연봉 인상에 곧바로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연봉이 6천만 원 인상(9천만 원→1억5천만 원)됐던 2008년 성적과 비교했을 때도 지난해 성적이 전혀 뒤쳐짐이 없기 때문에 이용규는 최소 6천만 원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이용규의 라이벌로 평가되는 김강민(SK)이 8천만 원(66.7%) 인상된 연봉 2억 원에 재계약했고, 두산의 이종욱도 비슷한 수준에서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여 골든글러브 수상 불발에 그치며 추락했던 자존심을 구단에서 어느 정도 보전해주길 바라고 있다.

 

롯데와 이대호에 비해 KIA와 이용규의 의견 차이(2천만 원)는 비교적 작은 수준에 불과하지만 양자 간 의견 주장을 강하게 하고 있어 쉽사리 계약진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16일로 예정된 일본 미야자키 훈련에 대한 이용규의 참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연봉조정을 통하지 않은 원활한 타결을 원했던 양자 간 의견 대립이 빠른 시간 안에 수습되지 않는 다면 올 시즌 기아의 우승도전 행보에 큰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양보의 미덕이 서로 간에 필요한 시점이다.

2011.01.15 15:40 ⓒ 2011 OhmyNews
KIA 이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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