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결과를 알리고 있는 유럽축구연맹 누리집(uefa.com) 화면. 사진 가운데가 동점골의 주인공 안데르손.

경기 결과를 알리고 있는 유럽축구연맹 누리집(uefa.com) 화면. 사진 가운데가 동점골의 주인공 안데르손. ⓒ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C그룹 마지막 경기. 큰 탈 없는 이상 1위 자격으로 16강 토너먼트에 오르는 것은 기정 사실이었다. 그래도 올드 트래포드를 찾아준 수많은 안방 관중들 앞에서 망신을 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전반전에 실수로 내준 골 때문에 끌려가던 맨유는 그나마 후반전에 한 골을 따라붙으며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미드필더 박지성 덕분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잉글랜드)는 우리 시각으로 8일 새벽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2010-2011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C그룹 발렌시아 CF(에스파냐)와의 안방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당당히 1위(4승 2무 14점, 7득점 1실점) 자격으로 16강 토너먼트에 올라갔다.

 

마이클 캐릭, "고마워, 박지성!"

 

후반전 추가 시간 3분이 지나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맨유의 박지성은 11.124Km를 뛰어다녔다. 가운데 미드필더로 뛴 마이클 캐릭(11.755km) 다음으로 부지런히 공수 양면에 공헌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결과였다.

 

박지성에게 이보다 더 의미 있는 기록은 51개의 패스 중에 37개를 성공시켜 73%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문지기와 수비수들을 제외하고는 팀 내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수치다.

 

가운데 미드필더로 뛴 마이클 캐릭(50/68개, 74%), 안데르손(34/44개, 77%)과 견주어도 모자람이 없으며 루니(29/43개, 67%), 나니(27/46개, 59%), 베르바토프(19/32개, 59%) 등의 결과에 비하면 월등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 제시한 몇 가지 수치가 말해주듯 박지성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맨유의 알토란 그 자체였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발했지만 웨인 루니와 자리를 바꿔가면서 원 톱 베르바토프의 보조 골잡이 역할도 훌륭하게 수행했다.  81분 나니가 나간 뒤에는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역할까지도 무리 없이 소화해내며 맨유에서의 활용 가치를 입증했다.

 

31분, 왼쪽 측면으로 빠져 나간 루니의 띄워주기를 받아 박지성이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을 노렸을 때는 안방팬들에게 멋진 골 선물을 안기는 듯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공은 상대 문지기 구아이타의 정면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곧바로 1분 뒤에 마이클 캐릭의 결정적 실수로 내준 실점(파블로 에르난데스) 때문에 0-1로 끌려 가던 맨유는 후반전에 박지성의 위력적인 중거리슛으로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62분, 오른쪽 측면으로부터 역습 패스를 받은 박지성은 가벼운 드리블 동작으로 공을 상대 벌칙 구역 반원 가까이로 끌고 들어가며 회심의 오른발 중거리슛을 터뜨렸다. 박지성의 발등에 제대로 맞은 이 공은 골문 왼쪽 톱 코너로 빨려들어가는 듯 보였지만 문지기 구아이타가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며 왼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떨어진 이 공은 손쉽게 안데르손의 왼발에 걸려 동점골이 됐다.

 

2007-2008 챔피언의 위용을 다시 한 번?

 

지난 9월 15일 레인저스 FC(스코틀랜드)와의 안방 경기를 득점 없이 끝내며 약간 불안하게 출발했던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대장정은 비교적 알찬 경기 운영을 펼친 끝에 무패(4승 2무)의 성적으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2위를 차지한 발렌시아(15득점)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득점(7골)이 흡족하지는 않지만 리그 순위 유지의 속성을 잘 알고 있는 그들이기에 뜻을 이루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2007-2008 시즌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기 위해서는 이번 겨울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 오는 17일 니용에서 있을 대진 추첨을 통해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는 2011년 2월 16일부터 시작된다.

 

이제 맨유 선수들은 다시 프리미어리그에 집중해야 할 때다. 곧바로 기다리고 있는 두 경기가 리그 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중요한 맞대결이기 때문이다. 먼저 그들은 리그 선두 아스널과의 안방 경기(14일)를 치러야 하고, 5일 뒤에는 맞수 첼시와의 방문 경기를 치러야 한다.

덧붙이는 글 | ※ 2010-2011 UEFA 챔피언스리그 C그룹 경기 결과, 8일 새벽 4시 45분 올드 트래포드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1-1 발렌시아 CF [득점 : 안데르손(62분) / 파블로 에르난데스(32분,도움-도밍게스)]

◎ 맨유 선수들
FW : 루니, 베르바토프
MF : 박지성, 안데르손(89분↔플레처), 캐릭, 나니(81분↔긱스)
DF : 파비우, 비디치, 퍼디낸드(50분↔스몰링), 하파엘
GK : 아모스

◎ 발렌시아 선수들
FW : 아두리스
MF : 조르디 알바(68분↔후안 마타), 알벨다, 도밍게스(54분↔이스코), 바네가, 파블로 에르난데스(81분↔페그호울리)
DF : 마티우, 딜버트, 히카르두 코스타, 미겔
GK : 구아이타

◇ C그룹 최종 순위
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4승 2무 14점 7득점 1실점  --→ 16강 토너먼트 진출!
2  발렌시아 CF 3승 2무 1패 11점 15득점 4실점 --→ 16강 토너먼트 진출!
3  레인저스 FC 1승 3무 2패 6점 2득점 6실점 --→ 유로파리그
4  부르사스포르 1무 5패 1점 2득점 16실점

2010.12.08 09:24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 2010-2011 UEFA 챔피언스리그 C그룹 경기 결과, 8일 새벽 4시 45분 올드 트래포드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1-1 발렌시아 CF [득점 : 안데르손(62분) / 파블로 에르난데스(32분,도움-도밍게스)]

◎ 맨유 선수들
FW : 루니, 베르바토프
MF : 박지성, 안데르손(89분↔플레처), 캐릭, 나니(81분↔긱스)
DF : 파비우, 비디치, 퍼디낸드(50분↔스몰링), 하파엘
GK : 아모스

◎ 발렌시아 선수들
FW : 아두리스
MF : 조르디 알바(68분↔후안 마타), 알벨다, 도밍게스(54분↔이스코), 바네가, 파블로 에르난데스(81분↔페그호울리)
DF : 마티우, 딜버트, 히카르두 코스타, 미겔
GK : 구아이타

◇ C그룹 최종 순위
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4승 2무 14점 7득점 1실점  --→ 16강 토너먼트 진출!
2  발렌시아 CF 3승 2무 1패 11점 15득점 4실점 --→ 16강 토너먼트 진출!
3  레인저스 FC 1승 3무 2패 6점 2득점 6실점 --→ 유로파리그
4  부르사스포르 1무 5패 1점 2득점 16실점
박지성 안데르손 맨유 발렌시아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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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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