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정 : 4일 오후 2시 27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중국의 벽을 넘진 못했지만, 중국에게 두 세트를 먼저 따내며 크게 선전했다.

여자배구는 이런 대표팀의 투혼과 선전이 남자배구에게 밀렸던 여자배구의 인기로 이어지길 희망하고 있다. 각 구단의 전력 평준화로 V리그 여자부는 더욱 흥미로운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 정신적 지주가 빠진 '디펜딩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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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년 우승팀이었던 한국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현대건설을 누르고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 시즌 인삼공사를 우승후보로 꼽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바로 인삼공사의 돌풍을 주도했던 국가대표 세터 김사니가 FA 자격을 얻어 흥국생명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김사니 세터를 중심으로 한 끈질긴 배구가 장점이었던 인삼공사는 이번 시즌 경험이 적은 한수지 세터와 함께 새롭게 팀을 꾸려야 한다.

다행히 지난 시즌 득점 2위였던 외국인선수 몬타뇨와 재계약에 성공했고, 국가대표 센터 김세영, 다재다능한 살림꾼 백목화 등이 건재하다. 다만 몬타뇨와 짝을 이룰 국내 거포가 부족한 것이 흠이다.

작년 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다펜딩 챔피언'의 경험이 있고, 전통적으로 조직력이 강한 팀인 만큼 인삼공사는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 결코 무시할 수는 없는 팀이다.

단, 김사니 세터가 없던 2006-2007 시즌에는 24경기에서 단 3승에 그치며 리그 최하위로 추락한 적도 있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현대건설] 케니-황연주-양효진의 최강 삼각편대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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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부의 준우승팀 현대캐피탈이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단행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인삼공사에게 석패했던 여자부의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역시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 버리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중에서도 국내 최고의 오른쪽 공격수인 '코트의 꽃사슴' 황연주를 영입한 것은 현대건설의 챔피언 등극을 향한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시즌 MVP 케니의 레프트 전향만 순조롭게 이어진다면, 좌우로 케니와 황연주, 중앙에 양효진과 김수지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의 화력을 구축할 수 있다.

지난 시즌까지 주력 선수로 활약하던 한유미가 계약에 실패했고, 다른 포지션에 비해 리베로가 상대적으로 다소 약하지만,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V리그 여자부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GS칼텍스] 호화군단, 이름값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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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년 MVP 정대영과 베테랑 세터 이숙자, '여자 이경수' 김민지와 '여자 김세진' 나혜원, '천재소녀' 배유나와 지난 시즌 신인왕 양유나, 그리고 '국가대표 리베로 남지연까지.

이름만 놓고 보면 5개 구단 중 가장 화려한 멤버 구성을 자랑하지만,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에 그치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인삼공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

물론 변화는 있다. 출산휴가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걸렀던 정대영이 복귀했고, 외국인 선수 역시 브라질 유니버시아드 대표 출신의 제시카를 영입했다. 프로배구 최초의 여성 감독인 조혜정 감독의 '엄마 리더십'도 GS칼텍스를 변화시킨 힘이다.

GS칼텍스는 지난 2007-2008 시즌 리그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던 흥국생명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던 팀이다. 그러나 최근 2년 동안은 화려한 멤버를 보유하고도 성적을 내지 못하는 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GS칼텍스의 전신은 겨울리그 9연패에 빛나는 '전설' LG정유다. 주전 전원이 국가대표 출신으로 구성된 호화군단 GS칼텍스가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흥국생명] '김사니 효과'를 기대하는 분홍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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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트레이드 마크는 남자배구 못지 않은 화끈한 공격력이었다.

비록 실책은 다소 많았지만,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강한 공격력으로 지난 5년 동안 세 번이나 V리그 정상을 밟았다.

그러나 흥국생명의 공격배구를 상징하던 '쌍포' 김연경과 황연주는 각각 일본 JT마블러스와 라이벌팀 현대건설로 떠났다. 대신 국가대표 세터 김사니를 영입해 팀색깔의 변화를 꾀했다.

이제 흥국생명의 에이스는 '광저우 5대 얼짱' 중 하나인 왼쪽 공격수 한송이다.

한송이는 2006-2007 시즌까지 한국도로공사에서 김사니와 호흡을 맞춘 적이 있고, 2007-2008 시즌에는 김연경을 제치고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1984년생 한송이는 어느덧 베테랑이라 불러야 하는 나이가 됐지만, 여전히 국가대표 주전으로 활약할 만큼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어 외국인 선수 미아와 함께 쌍포를 형성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도로공사 소속이었던 김사니는 인삼공사로 팀을 옮긴 후 3년 만에 팀을 정상으로 이끈 바 있다. 생애 두 번째 이적을 단행한 김사니는 흥국생명에서도 '요술'을 부릴 수 있을까?

[한국도로공사] 유력한 꼴찌 후보, 반란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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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의 사령탑을 지냈던 어창선 감독이 새로 부임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제니스는 지난 세 시즌 동안 하위권을 맴돌았고, 최근 2년 동안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김사니 세터와 주공격수 한송이가 팀을 떠난 후,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하면서 경험부족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 시행착오는 끝났다.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로 세 시즌을 보낸 도로공사는 이번 2010-2011 V리그에서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9월에 열린 컵대회 준우승은 예고편이었다.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의 왼손잡이 사라 파반이 합류하면서 라이트 황민경과 하준임이 각각레프트와 센터로 포지션 변경을 단행했다. 이재은과 이소라로 구성된 세터라인의 경험이 여전히 부족하지만, 어린 세터로 시즌을 치르는 건 인삼공사나 현대건설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최하위로 분류되고 있는 도로공사. 그러나 창단 40주년을 맡는 이 전통의 팀을 무시하다가는 커다란 낭패를 볼지도 모른다.

프로배구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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