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는 박준수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끝에 한타자 최다투구 20개라는 신기록을 세울수 있었다

이용규는 박준수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끝에 한타자 최다투구 20개라는 신기록을 세울수 있었다 ⓒ KIA 타이거즈


'치고 치고 또 치고… 걷어내고 밀어내고 골라내고!'

KIA 타이거즈 외야수 '검객' 이용규가 또 하나의 신기록을 작성했다. 29일 광주에서 있었던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역대 한타자 최다 투구수를 만들어낸 것. 이용규는 넥센 투수 박준수와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승부를 벌였고 결국 20개라는 새로운 투구 기록이 만들어졌다.

사실 이용규의 독특한 기록 행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장 올 시즌만 놓고 따져도 이미 지난 7월에 무시무시한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지난달 29일 사직구장서 펼쳐진 롯데와의 경기에서 만루홈런(개인최초) 포함 한 이닝 2개의 대포를 쏘아 올리는 괴력을 뿜었던 것. 당시 기록한 8타점은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이며 3회초 쓸어 담은 7타점은 프로야구 신기록이었다.

양쪽 모두 당연히 이겨야 하는 승부였겠지만 4강행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있는 KIA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좀더 커보였다. 그래서였을까? 2-2로 팽팽한 접전 모드로 진행되던 경기는 3번 타자 유한준의 적시타로 넥센이 앞서가기 시작한다.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맞이한 8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이용규의 얼굴에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이날 이용규는 볼넷만 하나 골랐을 뿐 안타가 한 개도 없었다. 더욱이 3할이 넘는 시즌 타율과 달리 넥센전 타율은 2할대 중반조차 넘지 못하고 있어 안타를 쳐내야겠다는 의지가 얼굴에 가득 했다.

박준수의 공을 이용규가 파울로 만들어낼 때만해도 이들 투타간에 새로운 프로야구 신기록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박준수는 볼을 안 내주려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려했고 이용규 역시 적극적으로 안타를 노렸기 때문이다.

이용규가 4구 째부터 13구까지 10개의 공을 연속으로 파울로 걷어내자 경기장에는 점차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풍겼다. 낮은 공이든 높은 공이든 아웃코스든 인코스 등 가리지 않고 커트해내는 이용규의 페이스가 심상치 않았던 것. 14구에서 볼을 골라내 풀카운트가 되자 슬슬 주변이 술렁거렸다. 역대 한타자 최다 투구 허용기록 갱신에 대한 기대감이 시작됐던 것이다.

기존 기록은 2008년 9월 24일 히어로즈-두산전에서 정원석이 장원삼(당시 히어로즈 투수)을 상대로 세운 17개였다. 당시 정원석은 끈질기게 장원삼을 괴롭힌 끝에 2006년 4월22일 사직 롯데전에서 박기혁이 세운 16개를 갱신할 수 있었다.

이용규와 박준수의 승부는 결국 20구째에 가서야 결정됐다. 20구째 이용규가 친공은 외야로 날아가 넥센 외야수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승부는 박준수의 승리였지만 결국 그 역시 20개의 공을 던지느라 진땀을 빼야만했고 결국 투수는 송신영으로 교체되고 말았다.

한편 이날 승부는 유한준의 결승타가 그대로 굳히기로 이어지면서 넥센의 3-2 승리로 끝이 났다.

한타자 최다투구 기록 KIA 타이거즈 이용규 검객 장원삼-정원석 1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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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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