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사람들은 눈을 의심했다. 키 165Cm, 프로선수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너무도 조그마한 체구. 하지만 그는 데뷔 첫해 2루와 유격수자리를 오가며 112경기에 나서 타율 0.255를 기록하며 시즌 중반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되었다. 비록 규정타석 미달과 단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지 못하며 아깝게 신인왕은 놓쳤지만 팬들은 그의 플레이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작은거인 김선빈 주전 유격수 이현곤의 부진으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김선빈이 최근 5경기에서 16타수 8안타 타율 5할을 기록하며 팀타선의 새로운 활력소로 거듭나고 있다.

▲ 작은거인 김선빈 주전 유격수 이현곤의 부진으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김선빈이 최근 5경기에서 16타수 8안타 타율 5할을 기록하며 팀타선의 새로운 활력소로 거듭나고 있다. ⓒ KIA 타이거즈


주인공은 바로 국내 프로야구 선수 중 최단신으로 등록된 KIA타이거즈 작은거인 김선빈이다. 일반 성인남성의 평균 신장보다 10cm작은 프로야구 선수. 하지만 고교시절 14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그리고 전천후 내야수로 활약하며 2008년 2차 6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은 그는 데뷔 첫해 당당하게 1군 무대를 접수했고 불안한 내야의 한 축을 담당하며 단 한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고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프로야구 선수에게 작은 키는 여러 가지로 불리한 부분이 많다. 특히 포지션이 내야수인 김선빈으로서는 단신의 핸디캡을 극복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야구는 키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보여줬고 오히려 작은 키를 이용해 많은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당당히 1군 무대에서 살아남았다. 이번 시즌 들어서는 주전 유격수 이현곤이 부진한 사이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주전 내야수로 부쩍 성장해가고 있다.

시즌 개막 후 좀처럼 선발 출장기회를 얻지 못했던 김선빈은 주전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최근 5경기에서 16타수 8안타 1볼넷 3도루로 기대 이상의 활약과 함께 실종됐던 기동력까지 되살리며 팀 타선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테이블세터로 활약했던 김원섭이 부진하자 2번 타순에 기용되어 한화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희생번트 하나와 1안타를 기록하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 홈런왕 김상현의 갑작스러운 부상과 지난해 23홈런을 기록하며 3번 타자로 기대를 모았던 나지완마저 부진에 빠지며 KIA의 중심타선은 크게 약화되었다. 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박기남의 활약과 최근 들어 톱타자 이용규가 타격감을 회복하며 타선의 퍼즐을 완성해가고 있다. 여기에 이현곤의 부진을 틈타 주전유격수에 이름을 올린 김선빈의 깜짝 활약은 예상치 못한 큰 소득이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바로 안다"는 말이 있다.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는 것은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잘 하던 선수가 갑자기 부상 또는 부진으로 자리를 비우면 그 자리는 왠지 모르게 커 보이기만 하다. 하지만 난 자리 덕에 빛을 보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만년후보 또는 2군에 있는 선수들이다.

기회가 쉽게 오지 않듯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도 프로선수로서의 또 다른 능력이다. 최근 5경기에서 5할 타율의 맹타를 휘두르며 상위타선에 이름을 올린 김선빈은 시즌타율 0.344를 기록하고 있고 실책도 단 1개로 수비에서도 비교적 안정감을 심어주고 있다. 그러나 그는 주전 유격수 이현곤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경우 선발라인업에 계속해서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다. 프로에서 최단신 선수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당당히 1군 무대에 살아남은 그가 향후 호랑이굴의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활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선빈 작은거인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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