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 감독 무대인사에 참석한 김조광수 감독

▲ 김조광수 감독 무대인사에 참석한 김조광수 감독 ⓒ 무비조이(MOVIEJOY.COM)


지난 9일 저녁 7시 부산국도예술관에서 영화 <친구 사이?> 무대인사가 김조광수 감독과 배우 서지후씨가 참석한 상태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는 영화 시작 전 짧은 관객 인사와 영화 상영 후 관객들과의 대화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관객들과의 대화 시간이 끝난 후 즉석에서 추첨을 통해 선물을 증정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이후 뒤풀이 자리로 관객들과 함께하는 치킨+맥주 모임이 있었습니다만, 저는 아쉽게도 다른 일정 때문에 마지막 뒤풀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하고 자리를 떠야만 했습니다. 이날 많은 관객들이 국도예술관 자리를 가득 매우고 관객들과의 대화 시간에 여러 가지 열띤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그날 있었던 이야기들을 정리해봅니다.

<친구 사이?> 밝고 경쾌한 퀴어 영화 만들고 싶었다

배우 서지후 무대인사에 참석한 서지후

▲ 배우 서지후 무대인사에 참석한 서지후 ⓒ 무비조이(MOVIEJOY.COM)


김조광수 감독은 이날 관객들과의 대화 시간에 기자가 '<란유>와 같은 가슴 애절한 슬픈 퀴어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았는지'라고 묻자, "조금은 더 밝고 즐거우면서 경쾌한 퀴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대답했습니다. 기존에 나온 퀴어 영화들이 너무 무겁고 어둡기 때문에, 항상 퀴어 영화는 슬프면서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고, 자신은 이런 편견을 깬 퀴어 영화를 연출해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친구 사이?>는 김조광수 감독의 의지가 잘 반영된 퀴어 영화입니다. 아주 짧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20대 청년 게이들이 겪게 되는 상황들을 즐겁고 그리고 흥겹게 잘 포착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이날 관객들과의 대화에서 아주 날카로운 질문이 나왔습니다. <친구 사이?>가 퀴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남성관객들보다 여성관객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문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잘생긴 남자 배우들이 나왔기에 퀴어 영화에 대한 관심보다 배우에 대한 관심으로 많은 여성 관객들이 국도예술관을 찾지 않았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김조광수 감독 역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분명 <친구 사이?>가 20대 동성애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성제청성에 대해 솔직하지 못한 한국적 풍토 때문에 동성애자임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찾지 못하는 문제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오고갔습니다.

하지만 김조광수 감독는 개인적으로 여성관객들이 퀴어 영화를 많이 보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여성관객들이 퀴어 영화를 많이 보는 이유로 일반적인 멜로영화에서 느끼지 못하는 섹시한 감성이나 흥분 감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견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친구 사이? 무대 인사 영화상영전 관객인사

▲ 친구 사이? 무대 인사 영화상영전 관객인사 ⓒ 무비조이(MOVIEJOY.COM)


또 다른 문제로 김조광수 감독이 앞으로 가능하다면 연작으로 30대와 40대의 동성애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단편영화로 제작하고 싶단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지금 여성관객들이 젊은 20대 배우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극장을 찾고 있는 실정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30, 40대 중년 동성애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퀴어 영화에 관심을 가지겠느냐는 문제가 생깁니다.

분명 20대 젊은 배우들과 달리 30, 40대 중년들의 성정체성에 대해 다룬 퀴어 영화가 여성관객들에게 <친구 사이?>와 같은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인지 진자하게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김조광수 감독은 <친구 사이?> 캐스팅 비화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풀어 놓아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친구 사이?>에 뮤지컬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장면을 삽입한 것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하였습니다. 우선 뮤지컬 장면을 넣어서 영화가 밝고 경쾌하게 되기를 바랐으며, 이뿐만 아니라 김조광수 감독 스스로 뮤지컬 영화 연출에 대한 꿈이 있다고 합니다.

다만 현재 사정상 뮤지컬 영화 연출이 쉽지 않기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단 이야기 역시 덧 붙였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김조광수 감독은 다음 작품으로 밝고 경쾌한 퀴어 영화가 아닌 아주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는 퀴어 단편영화를 준비 중에 있단 이야기 역시 이 자리에서 함께 밝혔습니다.

배우 서지후 어떤 역할도 할 수 있단 자신감 생겨!

배우 서지후 무대인사에 참석한 서지후

▲ 배우 서지후 무대인사에 참석한 서지후 ⓒ 무비조이(MOVIEJOY.COM)


이날 김조광수 감독과 함께 참석한 배우 서지후는 큰 키에 인상적인 외모를 가진 신인배우였습니다. 기자는 서지후에게 '<토탈 이클립스>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후회하지 않아>의 김남길, <브로크백 마운틴>의 히스 레저와 제이크 질렌 홀, <아이다호>의 리버 피닉스와 키아누 리브스, <해피투게더>에 장국영과 양조위 등 실제 수많은 톱스타들이 퀴어 영화 혹은 동성애적 느낌을 강하게 풍기는 영화에 출연한 경험이 있다, 만약 앞으로 10년 후에 자신이 대스타가 되어있을 때 <찬구 사이?>는 어떤 영화로 남을 것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서지후는 자신 스스로 이성애자임에도 불구하고 동성애 연기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어려운 역할을 첫 데뷔작으로 선택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앞으로 어떤 역할이 되었던 할 수 있겠단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친구 사이?>를 통해 전국 무대 인사를 다니면서 느꼈던 많은 부분들이 앞으로 자신이 배우로서 커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이야기 역시 빼놓지 않았습니다. 특히 배우로서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에 대해 배운 것, 팬들이 주는 관심과 사랑이 앞으로 배우로 성장해가는 데 분명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란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친구 사이? 무대 인사 관객과의 대화

▲ 친구 사이? 무대 인사 관객과의 대화 ⓒ 무비조이(MOVIEJOY.COM)


<친구 사이?>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으로 같이 주연을 맡은 이제훈이 자신과 동갑이기에 연인 사이가 아니라 친구처럼 느껴졌던 부분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김조광수 감독 역시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합니다. 서지후와 이제훈이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연인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촬영초반 연인보다 친구 같은 느낌을 많이 주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부분이 해소되게 된 계기는 두 사람의 배드신 이후 확실히 촬영장에서 보여준 느낌이 달라졌단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서지후 개인적으로 촬영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엔딩 크레딧에 나온 노래하는 장면들을 위해 여장으로 분장한 부분이었다고 합니다. 자신에게도 이런 면이 있구나하는 것을 느꼈단 농담을 곁들여 많은 관객들이 함께 웃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어떤 배우로 커 가는지 많이 지켜봐달란 이야기 또한 잊지 않았습니다.

무대인사 선물증정시간

▲ 무대인사 선물증정시간 ⓒ 무비조이(MOVIEJOY.COM)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친구 사이? 김조광수 서지후 퀴어 영화 무비조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