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은 극장가에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이는 가운데 새로운 시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스페인  ‘훌리오 메뎀’ 감독의 <북극의 연인들>의 개봉에 맞춰 시도된 '오마쥬 프로젝트!'에 '푸른하늘'과 '화이트'로 활동했던 작곡가 유영석이 '스웨터'의 싱어송라이터 이아립과 함께 한정곡 ‘북극선’을 발표하고 뮤직비디오를 함께 선보였다.

이러한 시도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일로 한국영화도 아닌 외국영화에 이런<북극의 연인들>이 외화로는 드물게 예고편과 헌납성 곡의 뮤직비디오를 새롭게 제작하여 공개하는 등 새로운 시도의 '오마쥬 프로젝트!'라는 독특한 시도를 선보였다.

(후에 최근 개봉한 류장하 감독의 <순정만화>도 원작만화의 열혈팬임을 자처한 이승환이 순정만화 : Happily Ever After’라는 헌정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북극의 연인들 감독의 <북극의 연인들>  오토(OTTO)와 아나(ANA)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운명적인 사랑이야기.

▲ 북극의 연인들 감독의 <북극의 연인들> 오토(OTTO)와 아나(ANA)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운명적인 사랑이야기. ⓒ 이미지 팩토리


'북극의 연인들'은 거꾸로 읽어도 바로 읽어도 똑같은 오토(OTTO)와 아나(ANA)의 이름처럼  우연처럼 반복되고 그 우연이 인연이 되고 결국 운명적인 사랑이 되어가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영화다.(*회문: 거꾸로 읽어도 제대로 읽는 것과 같은 문장이나 낱말. 영화속에서 오토'OTTO'와 아나'ANA' 두 주인공의 이름이 회문이고 감독 자신의 이름 역시 'MEDEM'이 회문이다.)

아나와 오토의 각각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운명적이고 영원한 사랑은 마치 퍼즐조각과도 같다.축구공을 따라 갔던 오토가 아나를 만나면서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영적인 교감을 나누게 되지만 서로의 부모가 결혼을 하게되면서 이들의 사랑은 슬픔과 고통을 동반하게 된다.

스페인 출신인 훌리오 메뎀 감독은 '붉은 다람쥐', '루시아' 등 전작들에서 일관되게 보여주었던 순환의 굴레를 통해 시간과 운명적 사랑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져주고 있다.

‘오마쥬 프로젝트!’란 ‘존경’이란 뜻의 ‘오마쥬’ 불어 단어로 어떤 작품의 특정 장면을 차용함으로써 그 감독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것을 가리키는 영화 용어로 쓰이고 있다.특정 장면을 그대로 삽입하거나 유사한 분위기를 차용하는 등 그 표현의 방법은 다양하다.

<북극의 연인들>의 ‘오마쥬 프로젝트’는 2001년 색다른 다큐멘터리 <뻑큐멘터리-박통진리교>로 데뷔하여 <그들만의 월드컵>(2002), <동백꽃>(2002), <히치하이킹>(2004), <에로틱 번뇌보이>(2005) 등 독립계의 유망한 감독인 최진성 감독이 평소에 존경하던 ‘훌리오 메뎀’ 감독 <북극의 연인들>의 폐인을 자처하며, 영화에 대한 오마쥬 형태로 만든 단편영화 스타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푸른하늘’의 유영석이 '북극선'이라는 곡을 헌정하고 그 곡을 최진성 감독과 모던 록 그룹 ‘스웨터’의 보컬 출신 이아립이 불러 신비하고 중성적인 그녀만의 개성있고 호소력 있는 음색으로 운명적인 사랑과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였다.

이아립은 루시드 폴과 함께 영화 <버스 정류장> OST 수록곡 ‘누구도 일러주지 않았네’로 영화 음악과도 연을 맺었었다.

<북극의 연인들> 오마쥬 프로젝트! 두 주인공인 신현호와 박희본이 오마쥬 프로젝트에서 열연하고 있다.

▲ <북극의 연인들> 오마쥬 프로젝트! 두 주인공인 신현호와 박희본이 오마쥬 프로젝트에서 열연하고 있다. ⓒ 이미지팩토리


한편 '오마쥬 프로젝트!'의 예고편과 뮤직비디오에 는 신현호와 박희본이 주인공을 맡았다.

신현호는 선한 마스크가 인상적으로 KBS 드라마 ‘달려라 울엄마’로 데뷔하여  EBS드라마 ‘비밀의 교정’, 그리고 영화 <다세포 소녀>에 출연한 바 있다. 최근에는 안슬기 감독의 <나의 노래는>에서 주연을 맡아서 다부진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계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는 신인 연기자이다.

박희본은 그룹 ‘밀크’ 멤버로 출발해서  MBC 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 MBC드라마넷 미니시리즈 ‘빌리진 날 봐요’와 KBS드라마시티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사랑’ 등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인바 있다.

두 배우는 "좋은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서 좋은 영화가 묻히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에서 노 개런티로 출연하게 되었다"고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작품을 사랑하는 팬의 입장에서 자발적으로 생겨나 한국영화계에서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는 <북극의 연인들>의 오마쥬 프로젝트!는 관객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으로 다가갈 것이다.

12월 4일 개봉한 <북극의 연인들>의 '오마쥬 프로젝트!' 라는 생소한 작업을 진행한 최진성 감독과 배우 신현호를 개봉전 홍대부근의  한 카페에서 만나봤다.현재 장편을 준비중인 최진성 감독은 <북극의 연인들>의 열혈팬을 자처하며 메뎀 감독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이번 프로젝트에서 남자주인공역을 맡은 신현호는 선한 마스크와 착한 눈매를 갖고 있었는데 요즘 또래의 세대들에게 찾아보기 힘든 예의바름까지 갖추고 있었다.

<북극의 연인들>에 푹 빠진 두 남자를 만나본다.

국내최초! 오마쥬 프로젝트! 오마쥬 프로젝트 현장에서 최진성 감독(왼쪽)이 스텝들과 이야기 중이다

▲ 국내최초! 오마쥬 프로젝트! 오마쥬 프로젝트 현장에서 최진성 감독(왼쪽)이 스텝들과 이야기 중이다 ⓒ 이미지 팩토리


- 한국영화도 아닌 외국작품에 이런 작업자체가 생소한 일인데 먼저 두분 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최진성: 이전부터 '루시아','북극의 연인들'을 보고 훌리오 메뎀 감독의 작품을 좋아했었는데 영화가 수입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던 중에 같이하자는 제안을 받고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애정도 있었고, 감독 이전에 관객의 입장에서 참여하게 되었다.

신현호:영화를 보고나서 독특한 느낌이 들었고 영화의 이미지들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려 졌었다.좋은 영화라서 사람들이 많이 함께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마쥬 프로젝트'라는 이러한 시도들이 처음 시도되는것 같은데 특별히 <북극의 연인들>의 어떤점이 인상적이었나?

신현호:일반적인 작품들이 비슷한 구성들이나 내용들이 식상하기도한데 <북극의 연인들>은 작품 전체의 구성이 독특하고 일반적인 작품들과 달리 깊이 생각하기보다 그냥 느끼는대로 받아 들일수 있었던 것 같다.그런부분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최진성:평소에 스페인 문학들과 라틴 아메리카 작품들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나 우나무노의 '안개'나 보르헤스의 작품들을 좋아한다.이러한 소설들의 공통점은 우연성이 필연성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우연->우연->우연->반복되면서 시간성을 띠면서 필연이 되는것이다.

선형적 구조나 수평적 구조가 아닌 시간적 구성은 스페인이나 라틴문학 등에서 잘구현되고 있다. '북극의 연인들'에서는 여주인공 '아나'의 죽지 않는것이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점 등이 그랬다. 결국 우연의 결정체가 사랑이 아닌가 생각한다.

-만나기 전에 찾아봤더니 두분이 이번 작업 전에도 인연이 있었던데, 감독님은 영화 '다세포 소녀'의 각본을 쓰시고 현호 씨는 출연했었던데 캐스팅도 혹시 그런 인연으로 이뤄진 것인지?

최진성: '다세포 소녀'에서 각본만 썼기때문에 당시에는 현호를 알지 못했다. '나의 노래는'을 연출한 안슬기 감독에게 소개를 받아서 만나 봤는데 얼굴이나 눈의 느낌이 좋아서 흔쾌히 캐스팅하게 됐다.

신현호: 함께 작업했었던 안슬기 감독님을 통해서 연락을 받았다.최진성 감독님의 프로필을 찾아봤더니 수상경력이 화려하더라. 작품들을 보면서 감성적이면서도 표현방식이 인상적이셨다. 다양한 감독님과 다양한 작품을 경험해 보고싶어서 출연하게 됐다.

-최진성 감독은 오마쥬 프로젝트에서 예고편과 뮤직비디오까지 모두 참여하셨는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출했나?

먼저 예고편에서는 우연성에 중점을 두고 표현하려 했다.언어를 배제시켰는데 언어라는게 우연을 가로막고 외곡시키는 부분이 있어서 이미지로 표현하려 했다.
'북극의 연인들'에서 가장 인상적인 씬이 뛰는 장면인데 서로 다른 장소에서 뛰다가 같은 장소로 비약하는 느낌이 좋았다.중점을 둬서 찍었던 장면이 남자주인공인 신현호 씨는 밤에 찍고,여주인공인 박희본 씨는 낮에 찍어 비행장으로 서로 점핑되어 같은 공간에서 만나게 되는 부분이다. 단절되었던 순간에서 우연성으로 사랑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뮤직비디오는 어떻게하면 이아립 씨를 아름답게 보일수 있을까 고민했다.다행히 작곡을 한 유영석 씨가 영화에 느낌에 맞게 가사를 써줘서 플롯 구성이 편했다. 극장과 스크린이 등장하고 자연스럽게 영화에 대한 오마쥬를 표현할 수 있었다.

<북극의 연인들> 오마쥬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아립 모던 록 그룹 '스웨터'의 보컬출신으로 실력있는 음악성으로 사랑받고 있는 뮤지션 이아립

▲ <북극의 연인들> 오마쥬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아립 모던 록 그룹 '스웨터'의 보컬출신으로 실력있는 음악성으로 사랑받고 있는 뮤지션 이아립 ⓒ 이미지팩토리


-이아립 씨와의 뮤직비디오 작업은 어떠했는지?

최진성: 이아립 씨는 작업하기 전부터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뮤지션이었다. 스웨터 이전에 영화 '버스,정류장'에 삽입된 '그 누구도 일러주지 않았네'를 특히 좋아했었다. '북극의 연인들'의 감성에 가장 잘 어울리는 뮤지션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느꼈던 이아립 씨의 느낌이 사랑의 테마와 잘 맞았다. 건조한듯 하면서도 자기의 목소리를 가장 잘 내는 뮤지션이라고 생각된다.

- 두분이 함께 작업하면서 에피소드나 힘드셨던 점은 없었나?

최진성: '퐁네프의 연인들'이나 '태양은 없다' 등의 작품들이나 개인적으로 영화속에서 뛰는 장면들이 나오는 모든 영화를 좋아한다. '북극의 연인들'에서는 축구공 하나에서 시작된 도약하고 도약하는 장면으로 보여주는 걸 보고 이렇게도 표현하는구나 싶었다.이번 '오마쥬 프로젝트'에서 인용하고 싶었다.

여자 주인공인 박희본 씨는 10Cm이상되는 하이힐을 신고 뛰어서 힘들었텐데 편집과정을 거치다보니 보여지는 분량이 적어 미안했다. 현호는 운동장을 두바퀴 이상 뛰게 했는데 그전에 수십바퀴 뛴 상태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지쳐서 힘들었을 것이다.

신현호: 계속 달리다보니 숨이 차 너무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오기 같은게 생겨 끝까지 가보자 했는데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을때 다행히 감독님이 컷을 외치셨다.막상 뛰고 나니 후련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선한 눈매가 인상적인 신현호 최진성 감독이 착한 눈이 매력적이서 캐스팅 했다는 신현호.시종일관 예의바른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 선한 눈매가 인상적인 신현호 최진성 감독이 착한 눈이 매력적이서 캐스팅 했다는 신현호.시종일관 예의바른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 박병우


-현호 씨는 이번 작업에 노 게런티로 출연하고 영화의 홍보까지 자청해서 참여하고 있는데 힘들진 않은지?

배우 입장에서 봤을때 생소했던 느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감정들이 많이 단절되어 있어서 배우들이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현실에서의 사랑은 만남의 과정에서 스파크가 일면서 폭발력을 갖는다하면 '북극의 연인들'에서는 순차적으로 진행되다가 점핑,점핑되기 때문에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을것 같다.

이번 프로젝트에 흔쾌히 참여할 수 있었던 이유가 좋은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접하고 공감했으면 하는 바램에서 였다.돈보다는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

- 현호 씨는 배우로써 '북극의 연인들'을 보고 사랑에 대한 생각을 다시 했을 것도 같다. 운명적 사랑은 믿는 편인가?

신현호: 운명적 사랑은 잘 모르겠는데 사랑이라는 것 자체가 주관적인 것 같다.
운명이 아니라 우연였을지도 모르지만 제가 주관적으로 운명였다고 받아 들인다면 그것이 운명적인 사랑인것 같다.영화속에서도 오토와 안나도 자신들의 사랑을 계속 운명으로 받아 들였다.서로서로 받아들이다보면 그것이 운명이 아닐까 한다.

영화속 주인공 오토의 대사중에 "모든 사람은 여러개의 원을 그리고 산다.그러나 나는 하나의 원을 그리고 있다..."라는 대사와 두 주인공의 이름이 회문으로 순환적 구조를 이루면서 운명적인 사랑이 인상적이었다.현실에서 몇년간 여자친구가 없었는데 앞으로 운명적 사랑을 기대해 보련다.(웃음)

-최진성 감독은 장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북극의 연인들'이나 이번 '오마쥬 프로젝트'가 영향을 끼친 부분이 있는지? 두분 모두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최진성: 장편으로 사극을 준비하고 있다.블랙코미디 사극이 될 것 같다. '혈의 누'를 썼던 이원재 작가가 각색을 하고 있는데 큰 프로젝트가 될 것 같다. 이번 '오마쥬 프로젝트'는 하루만에 촬영했는데 이번 작업을 계기로 삶의 우연성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됐다. 앞으로도 우연성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

신현호:감정적으로 후련함도 느껴지지만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작품은 없지만 다음번에는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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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쪽 분야에서 인터넷으로 자유기고가로 활동 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대한 생생한 소식과 리뷰를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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