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 진출한 한국배우 장동건, 이병헌, 전지현, 비, 김윤진, 박중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할리우드에 진출한 한국배우 장동건, 이병헌, 전지현, 비, 김윤진, 박중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마이데일리


장동건, 비, 이병헌, 전지현, 박준형, 송혜교까지 최근 들어 한국 스타들이 연이어 미국영화에 캐스팅되고 있다.

이렇듯 할리우드는 왜 한국배우들에게 연이어 주목하고 있을까?

영화진흥위원회 분석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의 연평균 영화시장 규모는 316억 달러다. 2위 영국 52억 달러, 3위 일본 46억 달러와 비교해도 6배가 넘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특히 영화산업이 고도로 발전한 만큼 미국내 수많은 배우들이 영화에 출연하고 있어 굳이 미국에서 인지도가 거의 없는 한국배우를 캐스팅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영화 제작사와 메이저 스튜디오는 철저한 전략으로 해외시장을 항상 염두에 두고 영화를 제작한다.

커가는 아시아 영화시장에 주목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세계10대 영화시장 중 자국영화 점유율이 50% 이상을 기록한 국가는 한국(9위)과 인도(10)뿐이었다(해외영화 수입제한이 있는 중국은 제외). 일본이 41.3%, 프랑스가 35.6%, 영국 17.5%, 이탈리아 24.7%로 대부분 할리우드 영화가 세계 각국 영화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는 아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일본계 캐스팅디렉터 요코 나라하시는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서 "최근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배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당연히 백인으로 캐스팅됐을 역을 많은 아시아계 배우들이 맡고 있다. 아시아 배우가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데 적기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아시아나 유럽의 스타를 주·조연으로 캐스팅하거나 현지에서 촬영을 진행한다'는 전략을 철저히 구사하며 해외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 각국에서 해외 로케이션을 하고 있는 <미션임파서블> 시리즈, <마이애미 바이스>의 공리, <러시아워2>의 장쯔이, <다빈치 코드>의 장 르노가 대표적인 전략적 캐스팅 사례다.

할리우드의 아시아 스타 캐스팅은 1970년대 일본 배우가 주를 이뤘고 1980년대와 1990년대는 중국 배우가 대거 진출했다. 최근에는 한류스타가 아시아전역에서 인기를 끌며 한국배우가 주목받고 있다.

<웨스트 32번가> 등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배우 존 조는 "사실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영어구사가 완벽한 한국계 미국배우보다 영어를 잘 못해도 아시아에서 인기가 높은 현지 스타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언어의 제약이 있고 아시아시장을 노린 전략적 캐스팅이 많기 때문에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주로 대형영화에 액션연기가 필요한 캐릭터에 아시아 스타를 캐스팅해왔다. <스피드 레이서>의 비, 최근 캐스팅 제의를 받은 <G.I조>의 이병헌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덕화 "할리우드 태도 진지하지 못하다"

하지만 그 만큼 아시아 스타가 할리우드에서 전략적 캐스팅을 넘어 진정한 배우로 인정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비가 촬영하고 있는 <스피드 레이서> 는 3억 달러의 제작비, 워쇼스키 형제 감독 등 한국 배우 중 가장 화려하게 메이저 영화로 할리우드에 진출했지만 아시아 대표로 조연 한자리를 차지한 것 이상 의미를 찾기 힘들다.

지난 2006년 12월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가진 유덕화는 "할리우드 배우가 홍콩배우를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지 못하다"고 밝히며 미국에 진출하지 않는 이유를 밝혔다.

성룡 역시 2005년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도 계속 출연섭외가 있지만 자신이 연기할 수 있는 부분은 코믹액션이 전부였다'며 아쉬워했다.

중국 최고의 스타 이연걸도 할리우드 진출을 위해 <리쎌웨폰4>에서 악역을 연기해야 했고 홍콩에서 개성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주윤발의 미국 진출 작품은 대사보다 권총을 쏘는 장면이 많은 <리플레이스먼트 킬러>였다.

장동건, 하정우, 송혜교는 주인공으로 할리우드 첫 발

하지만 장동건과 하정우, 송혜교의 경우는 이와 조금 다른 진출 방식을 택했다. 대형 액션영화 <런드리 위리어>는 전세계에서 개봉되는 영화지만, 장동건은 조연이 아닌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아시아 시장을 고려한 전략이 포함됐지만 당당히 주인공으로 해외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하정우는 독립영화 <두 번째 사랑>으로 미국에서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를 통해 미국 최대 독립영화제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심을 받았고 다양한 미국 작품에서 캐스팅 제의를 받고 있다. 하정우는 특히 미국배우조합 회원이기도 하다.

송혜교 역시 저예산 독립영화 <페티쉬>로 미국무대를 두드리고 있다. 유명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대형 영화의 아시아시장을 고려한 전략적 캐스팅으로 시작할 수 있었지만 독립영화를 선택해 할리우드에 도전하고 있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한국배우 장동건, 이병헌, 전지현, 비, 김윤진, 박중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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