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근 국가보훈부(舊 국가보훈처)가 참전명예수당을 월 39만 원으로 인상하였다. 2022년 월 38만 원에서, 2023년부터 1만 원이 올라 월 39만 원이 매달 15일에 65세 이상의 참전유공자에게 지급된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보훈부의 인상 노력에도 불구하고 참전유공자에 대한 보상이 매우 열악하다는 비판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2023년 이병 월급은 60만 원으로 이는 2022년과 비교했을 때 약 9만 원 가량이 인상된 금액이다.

6.25 전쟁이나 월남전에 참전하여 나라를 지킨 참전 유공자들이 현역병 이병보다도 훨씬 적은 금액을 받고 있는 것이다. 금액의 증가폭 또한 참전명예수당이 이병 월급에 비해 매우 낮다. 작년 11월 경기도의회 김민호 의원은 "참전용사 및 보훈단체에 대한 예우를 현실적으로 향상시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참전유공자에 대한 대우와 보상의 개선은 6.25 전쟁 73주년을 맞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갈 길 먼 참전유공자 예우보상 
 
2023년 참전유공자 지원 내용
 2023년 참전유공자 지원 내용
ⓒ 국가보훈부

관련사진보기

 

국가보훈부 참전유공자 보훈대상요건에 의하면 6.25 전쟁 등의 전투에 참전하고 전역한 군인 등 국군으로서 전쟁에 참전한 자는 모두 '참전유공자'로서 혜택과 보상을 받는다.

가장 대표적인 혜택은 참전명예수당이다. 국가보훈부는 현재 참전유공자 등록자 중 65세 이상인 자에 한하여 월 39만 원의 참전명예수당을 지급한다. 국가보훈부는 또 참전유공자 등록자 중 80세 이상인 자에 한하여 월 10만 원의 생계지원금을 지급하며 그 외에도 국·공립공원 입장료 할인, 보훈병원/위탁병원 진료시 진료비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러한 예우보상 중 대상연령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참전명예수당이라고 할 수 있다. 6.25 전쟁 또는 월남전 등에 참전한 참전용사들은 현재 대부분 90세에 달하기 때문에 사실상 참전명예수당은 모든 참전용사에게 기본으로 지급되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참전명예수당이 월 39만 원인 것은 우리나라 보훈정책의 문제점과 참전용사 대우의 열악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앞서 말했듯 월 39만 원은 2023년 기준 병사 중 가장 월급이 적은 이병의 월급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대부분의 참전용사들은 추가 수입이나 경제 활동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 달을 39만 원으로 생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구장회 6.25 전쟁 참전용사(해병대 27기, 장단 사천강지구 전투 참전)는 참전명예수당에 대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에 나간 병사들의 대우가 민주화운동 유공자들보다도 못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보훈부에서 인상 노력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생존해 있는 참전용사의 수가 매우 적고 시간이 없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명예수당에 대해 국가보훈부 보상정책국 관계자는 "보훈부 내에서도 그 필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참전명예수당 등 보상금과 관련하여 연차적으로 인상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명예수당은 생계유지용 수당이 아닌 명예형 수당이므로 지급액을 대폭 인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가재정 등을 고려하여 최대한 인상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재정부담 등으로 점차적으로 인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구장회 6.25 참전용사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구장회 6.25 참전용사 구장회 6.25 참전용사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한규진

관련사진보기

     
구장회 6.25 참전용사는 1953년 4월 11일 해병대 27기로 입대하여 백마고지 전투와 장단 사천강지구 전투에서 활약하였다. 휴전 이후 그는 대한민국 6.25 참전 유공자회 서대문구지회장, 감사 등을 거쳐 현재는 대한민국 6.25 참전 유공자회 이사직을 맡고 있다. 국가보훈정책과 참전명예수당 등에 대하여 물어보았다.

- 국가보훈부의 각종 보상이나 예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 메달과 훈장, 모자 전부 국가에서 우리에게 준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보훈번호라는 고유 번호가 있는데 보훈번호나 군번처럼 저희 개개인을 나타낼 수 있는 어떤 장치도 없이 달랑 메달과 훈장만 지급받았으니 사실 우리를 진심으로 위하고 감사를 표한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네요. 요즘은 이 훈장과 배지를 차면 밖에 나가지를 못합니다. 보훈이나 명예수당이라는 것이 우리의 명예를 높여주고 자랑스럽게 해야 맞는 것인데 오히려 국가에서 저희에게 해주는 대우는 저희가 참전 사실을 부끄럽게 여기고 숨기게 만드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 참전명예수당이 월 39만 원인데.
"몇 년 전만 해도 30만 원보다도 적었지요.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같은 일에 참여한 유공자분들은 저희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틀릴 수도 있겠지만... 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운 저희에게는 고작 몇십만 원을 주고, 다른 유공자분들에 비해 대우가 열악한 것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6.25 전쟁 참전용사는 저 포함해서 살아 계신 분이 이제는 별로 없습니다. 더 늦기 전에 국가나 보훈부에서 저희가 진정으로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구장회 용사는 국가보훈과 예우보상 당사자로서 참전명예수당과 그 외 각종 혜택 또는 보상이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참전유공자들이 참전 사실을 숨기고 싶은 과거가 아닌 명예롭고 자랑스러운 과거로 여길 수 있도록 참전유공자 대우와 보훈정책이 개선되어야 한다.

"나라 대신 우리라도..."

국가 대신 6.25 참전 유공자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도 있다. 임원의 대부분이 6.25 참전 유공자로 구성된 대한민국 6.25 참전 유공자회는 보훈과 관련된 각종 교육사업과 기념사업, 캠페인을 한다. 또한 국회나 정부에 보훈 관련 각종 건의·발의안을 제출하는 등의 정책 활동도 진행한다.

대한민국 6.25 참전 유공자회 조직복지국 소속 직원은 "유공자회에서는 최근 국회에 참전명예수당 인상을 촉구하는 발의안을 제출하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전명예수당 2배 인상을 공약으로 보장한 만큼 참전용사분들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참전용사가 90세 이상의 고령이다 보니 임원진이 대부분 참전용사로 구성된 유공자회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조직복지국 관계자는 "몇 년 후면 단체가 없어질 위기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국회에 참전 유공자 유족을 회원으로 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발의안도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나라를 지킨 참전용사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과 감사를 표해야 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놓았던, 피눈물로 몇 년을 보냈던 그 청춘들을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구장회 용사의 마지막 한마디다. 우리가 밟고 서 있는 땅과 보고 있는 세상이 누구의 피와 눈물로 만들어진 것인지 깨닫고, 73년이나 늦은 감사와 보상을 하루빨리 그들에게 전해야 할 것이다.

태그:#6.25 참전유공자 대우
댓글1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3년생 시민기자 한규진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