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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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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집권여당에게 더 이상 '빌미'를 주지 않겠다며 자신을 겨냥한 검찰의 표적수사의 경우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소환한다면 10번 아니라 100번이라도 응하겠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전문] 이재명 "'국민 포기 정권' 말고 어제의 민주당과 경쟁하겠다" (https://omn.kr/24f7n)

이 대표는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을 "거대하고 지속적인 퇴행"이라며 "윤석열 정권은 민생, 경제, 정치, 외교 안전을 포기했고 국가 그 자체인 국민을 포기했다. 5포(抛) 정권, 국민 포기 정권"이라며 혹평했다. 이어 당초 공개한 원고에 없던 검찰 수사 관련 입장을 밝히는 등 약 47분 간의 연설 내내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억압적 통치는 순식간에 사회를 망가뜨립니다.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 잘하기 경쟁을 해도 부족한데, 정쟁에 몰입된 정부여당이 야당 파괴와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다 보니 나라 살림이 제대로 될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취임 1년이 넘도록 검경을 총동원해서 없는 죄를 만드느라, 관련자들 회유·협박에 국가 역량을 소진하고 있습니다.

국민들께서 이미 간파하고 계십니다. 자신들의 무능과 비리는 숨기고 오직 상대에게만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면서 방탄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 바로 집권여당의 유일한 전략입니다. 저를 겨냥해서 300번도 넘게 압수수색해온 검찰이 성남시, 경기도의 전현직 공직자들을 투망식으로 전수조사하고 강도 높은 추가 압수수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재명을 다시 포토라인에 세우고 체포동의안으로 민주당의 갈등과 균열을 노리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제 그 빌미마저 주지 않겠습니다. 저를 향한 저들의 시도를 용인하지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한다면 10번 아니라 100번이라도 응하겠습니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서 영장실질심사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습니다. 압수수색, 구속기소, 정쟁만 일삼는 무도한 '압구정' 정권의 그 실상을 국민들께 드러내겠습니다."


"새 정부 1년 만에… 경제 추락, 민주주의 질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윤석열 정권은 민생, 경제, 정치, 외교, 안전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윤석열 정권은 민생, 경제, 정치, 외교, 안전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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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는 말이 유행하게 됐다"며 "출범 때부터 수없이 비상벨이 울렸지만 정부는 민생을 방치했다. 한국은 세계 34개 주요국 가운데 가계 빚이 GDP를 넘는 유일한 나라지만 정부는 마른 수건 쥐어짜듯 서민과 중산층을 쥐어짜며 민생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지역화폐 예산 전액 삭감, 공공기관 채용 축소 등으로 민생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도 모자라 경제정책 전반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세계경제는 코로나 불황을 떨치고 정상화 중인데 '우리 경제만 후퇴' 중"이라며 반도체 수출 하락, 대중 무역 수지 등이 우려스러운 상황에도 "정부는 구체적 대안도 없이 막연히 '내년이면 회복될 것'이라 주장한다. '무대책이 대책'이라는 정부로 인해 우리 경제는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 대표는 또 "윤석열 정부는 정치를 포기했다"며 "지난 1년 대통령은 야당과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대통령의 '시행령 정치'와 '거부권'에 막혀 입법부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었다. 대법관 임명과정에서 대법원의 독립성은 훼손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외치지만 이 땅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질식해 위험에 빠졌다"며 "압수수색, 구속기소, 정쟁에만 몰두하는 윤석열 정권을 두고 '압·구·정' 정권이라는 비판이 공감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노조 활동을 '공갈·협박'으로 규정당하자 억울함을 항변하며 분신한 고 양회동씨를 언급하며 "정부 누구도 이 죽음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말하는 '우리 국민'에는 정부와 생각이 다른 노조, 시민단체, 국민은 포함되지 않는 것 같다"고도 발언했다. 또 감사원 표적 감사 의혹,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해임 논란 등을 거론하며 "윤석열 정권은 마치 오늘만 사는 것처럼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며 민주주의를 질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표가 윤석열 정부를 비판할 때마다 격하게 항의했다. 민생 문제를 지적할 때도 "누가 그렇게 만들었나"라며 전 정권을 탓했다. 수사권 남발을 두고도 "죄를 지었으니까 그렇지!"라고,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언급에는 "여기가 일본 국회인가"라고 반발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님 여러분, 비난만 하지 말고 제 말씀을 좀 들어보시라"고 응수했다.

'대안세력 민주당' 강조… '혁신' 거듭 약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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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무능한 정권에 맞설 대안세력이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부터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겠다"며 민생·경제회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35조 원 편성, 전세사기대책 보완을 약속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세계의 흐름에 맞춰 정부가 에너지정책을 전면적으로 전환하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벤처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또 노동시간 단축이야말로 혁신성장의 조건이라며 주4.5일제 도입을 시작으로 주4일제 사회로 전환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주당의 혁신 약속도 있었다.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서 정권의 무도한 실정 앞에서도 선뜻 민주당에 마음을 주지 못하는 것을 아프게 자성한다"며 "더 이상 윤석열 정권과 경쟁하지 않고 어제의 민주당과 경쟁하겠다. 국민께서 '민주당이 달라졌다' 이렇게 느낄 때까지 변화와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혁신과 더불어 '기본사회'라는 미래비전을 다시금 약속하며 "희망의 원천을 만들어 30년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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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재명, #민주당, #윤석열, #교섭단체 대표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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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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