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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 산재사망 심장선 화물노동자의 발인식이 진행되고 있다. 유가족 뒤로 영정이 보인다.
▲ 고 심장선 화물노동자 장례식 12월 18일, 산재사망 심장선 화물노동자의 발인식이 진행되고 있다. 유가족 뒤로 영정이 보인다.
ⓒ 정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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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화물노동자인 고 심장선씨의  유족, 공공운수, 화물연대본부와 한국남동발전은 산재 사망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 내용은 유족 보상, 화물노동자에게 상하차 업무 전가 금지와 안전인력 충원, 안전장비 구비 등이다.

지난 11월 28일 영흥화력본부에서 석탄재 상차 중 심씨가 사망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있었다면, 제대로 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가 있었다면 지킬 수 있던 생명이었다.

고인의 아들인 24살 청년은 18일 동안 회사 측의 회유, 모욕에도 이를 물고 버텼다. 회사에 대한 분노, 절망과 체념 속에서도 아버지의 이름으로 가족과 자신을 지키려는 몸부림이다.

그는 아버지의 마지막 식사가 삼천 원짜리 빵이었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기고 살는지도 모른다. 자신도 모르게 밥 한 숟가락에도 죄스러움을 느끼는 고 김용균 하청비정규직 노동자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처럼 말이다.

유가족과 함께한 이들은 18일에 삼일장을 끝내고, 영흥화력발전에서 영결식 등을 치르며 고인과 짧고 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사람의 생명을 갈아 이윤을 빚어내는 냉혹한 세상, 공기업인 한국남동발전이 산재 사망의 '책임'이 있다는 문구를 합의서에 담는 데 끝끝내 반대한 것은 살아남은 자의 몫이 됐다. 이 죽음에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이유다.
 
고 심장선 님의 화물차 안에 남은 식사대용 빵이다. 고인의 마지막 카드결제기록은 삼천 원짜리 빵으로 알려졌다.
▲ 고 심장선 화물노동자 영결식 고 심장선 님의 화물차 안에 남은 식사대용 빵이다. 고인의 마지막 카드결제기록은 삼천 원짜리 빵으로 알려졌다.
ⓒ 정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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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노동과세계에도 실립니다.


태그:#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심장선, #안전운임제, #화물연대, #영흥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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