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을 이어 온 <엑스맨> 시리즈의 마지막 챕터 <엑스맨: 다크피닉스>가 지난 5일 개봉했다. 기존 <엑스맨> 프리퀄 시리즈의 주역인 제임스 맥어보이부터 마이클 패스벤더, 제니퍼 로렌스, 니콜라스 홀트 그리고 소피 터너가 다시 한번 합류해 대미를 장식한다.

또한 <제로 다크 서티> <마션>으로 유명한 제시카 차스테인이 새롭게 합류해 메인 빌런(악당)으로 활약한다. 이번 영화의 감독은 <엑스맨 : 최후의 전쟁>(2006)의 각본가로 시작해 꾸준히 엑스맨 시리즈의 제작과 각본에 참여해왔던 사이먼 킨버그가 맡았다. 
 
 엑스맨 다크피닉스 포스터

엑스맨 다크피닉스 포스터 ⓒ 20세기폭스코리아

  
영화는 1992년을 배경으로 전개 된다. 어린 시절 비극적인 사건을 격은 돌연변이 소녀 진 그레이(소피 터너)는 찰스 (제음스 맥어보이)의 손에 이끌여 영재학교에서 자라게 된다. 찰스 손에 엑스맨으로 성장한 그녀는 우주에서 구조 임무를 수행하던 중 목숨을 잃을 뻔한 사고를 겪는다. 예기치 못한 사고 이후 건강을 잃긴 커녕 오히려 더 강해진 진 그레이는 점차 억눌러왔던 힘을 통제하지 못하고 다크 피닉스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급기야 자신의 동료마저 해치게 된다. 그런 그녀를 이용하려는 미스터리한 외계 존재(제시카 차스테인)가 나타나 그녀를 뒤흔들고, 엑스맨은 가장 강력한 적이 된 옛 친구와 맞서 싸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다크 피닉스 스틸샷

다크 피닉스 스틸샷 ⓒ 20세기폭스코리아

  
진 그레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똑같이 만화 다크 피닉스을 원작으로 한  오리지널 시리즈의 마지막편 <엑스맨 :최후의 전쟁(2006)>를 연상시킨다(공교롭게도 오리지널 시리즈와 프리퀄 시리즈 모두 다크 피닉스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설정은 조금 다르지만 찰스와 진이 조우하며 시작하는 것과 통제력을 잃고 막강한 적이 되어버린 진 그레이를 막기 위해 엑스맨들이 나서는 것 등이 동일하다. 하지만 엄연히 두 작품은 다른 영화이다. 다른 배경과 설정 그리고 다른 결말을 지니고 있다. 

엑스맨 시리즈의 팬이라면 닮은 듯 다른 두 작품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기존 엑스맨 시리즈와 달리 단 한명의 캐릭터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시리즈가 가지고 있던 '소수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란 엑스맨 특유의 주제의식이 많이 옅어진 작품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 작품은 돌연변이 엑스맨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시리즈에선 두려움과 경멸의 대상이었던 엑스맨이 <엑스맨: 다크피닉스>에선 '슈퍼 히어로'로 등장한다. 

영화는 이런 시대 배경에 대한 캐릭터의 미묘한 변화와 균열을 담아내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엑스맨을 이끌며 사람들 보호해 온 찰스는 대통령과 직통전화로 대화 할 정도의 지위에 올라서게 된다. 찰스는 그답지 않게 자신이 얻은 명성을 놓칠까 걱정하고, 그로인해 점점 더 제자들을 위험한 일에 투입한다.

이런 찰스의 모습에 반감을 가지게 된 레이븐은 찰스와 대립하는 한편 "남자들을 여자들이 구하고 있는데 엑스맨이 아니라 엑스우먼이라고 하지 그래"라며 성차별적 용어를 비꼬는 대사를 하기도 한다.

이번 작품은 전체적으로 기존 엑스맨 시리즈와 조금 다른 색깔을 띠고 있지만, 액션만큼은 아니다. 캐릭터의 특성이 잘 살아 있는 엑스맨 특유의 액션 시퀀스는 시리즈가 지닌 기대치를 충족시키며 블록버스터 다운 파괴력을 선사한다. 하지만 관객의 기대감을 비껴간 캐릭터의 활용이나, 헐거운 내러티브는 다소 아쉽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엑스맨 다크피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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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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