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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통닭들의 수다> 한 장면
 연극 <통닭들의 수다> 한 장면
ⓒ 잡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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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인 <히든싱어>는 아마추어 모창능력자들이 가수들을 흉내 내는 컨셉이다. 비록 아마추어지만 진짜 가수와 구분이 안 되는 걸 넘어서 때로는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그들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희열을 느낀다.

연극 무대에서도 그런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얼마 전 인천 십정동에 위치한 아트홀 소풍에서 펼쳐진 연극 <통닭들의 수다>(각색 및 연출 장용민)는 흡사 연극판 <히든싱어>를 보는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연극을 펼친 이들은 전문 배우가 아닌 순수 아마추어였는데 바로 인천과 부천을 기반으로 2007년부터 8년간 활동하고 있는 직장인 연극동호회 '잡놈(JOBNOM, http://www.jobnom.com)'(대표 홍성인) 회원들이었다.

낮에는 일하고 평일 저녁과 주말 시간을 이용하여 손발을 맞춘 이들이 그간의 노력을 관객 앞에서 마음껏 발휘한 것이었다. '직장인 동호회 연극이 얼마나 대단하겠어?'라는 생각은 오산일 수밖에 없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살아 있었고 스태프들의 손발은 척척 들어맞았다.

반신반의하던 관객들의 박수를 이끌어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작은 소극장이지만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그들에게 아낌없는 환호를 보냈다.

비록 공연 장소는 작았지만 그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히든싱어> 속 작은 통 안에서 노래를 하는 모창능력자들처럼 그들은 작은 공간에서 기대 이상의 놀라운 연기를 선보였다. 프로가 아니라 긴장했을 법도 한데 어려운 연기와 긴 대사도 막힘이 없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 중에서 직장인들은 아마도 일과 연극을 병행하면서도 훌륭한 연극을 보여 준 동호회 회원들에게 <히든싱어>에서 느꼈던 것처럼 대리 만족을 넘어 희열을 느꼈을 것이다.

연극 <통닭들의 수다>는 대학로 등에서 공연된 바 있는 <그 여자들 다시 통닭을 먹다>가 각색된 작품이다. 은행원인 주인공 연수와 그녀의 엄마, 그리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이모처럼 함께 사는 세 여자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거기에 엄마의 새로운 남자친구와 집을 나갔다 돌아온 아빠가 등장한다. 딸의 남자친구는 영화감독 지망생으로 분하여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 여자가 남자 문제로 다투기도 하지만 결국은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휴먼스토리이다. 연극의 주 무대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정이 넘치는 치킨집이다.

이 날 주인공 연수 역을 맡아 열연한 유은영씨(인천 남구 학익2동)는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연습에 참여하며 체력적인 한계도 많이 느꼈다. 그래도 고생 끝에 결실을 맺어 공연 날 무대에서 느낀 희열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었다"라고 얘기하며 일과 연극 활동을 병행하는 나름의 즐거움을 피력하였다.

그녀의 인터뷰에서 그간에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가 잘 묻어났다. 그녀뿐 아니라 '잡놈' 동호회 회원들 모두 애를 쓴 모습이 당일 현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앞으로도 아마추어지만 프로 같은 그들의 또 다른 공연을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sky_fund/220173155844)에도 중복게재하였습니다.



태그:#연극, #통닭들의수다, #직장인동호회, #잡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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