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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싱글즈 포스터 사진
▲ 급하다고 아무거나 먹지 말자 영화 싱글즈 포스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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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작가 카다마 토시오의 소설 <29세의 크리스마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 <싱글즈>를 기억하는가. 연기파 배우로 잘 알려졌던 고 장진영, 이범수, 김주혁과 가수 겸 연기자 엄정화씨가 열연한 로맨틱코메디 영화였다. 이 작품은 싱글의 특권과 자유로움, 언제나 끝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열정, 그리고 싱글들의 섹스·일·우정 등에 솔직담백하게 풀어놨다는 호평을 받았다.

2003년 개봉 당시에는 젊은 여성 직장인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며 결혼보다는 일, 일 보다는 여가생활이라는 말이 유행되기도 했다. 이때부터 '싱글족(Single mate)'이 회자되면서 자본시장을 선도하는 소비계층으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억압된 사회구조 속에서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할 줄 아는 싱글족의 사상. 비록 마이너리티 일지라도 주류사회 못지않은 영향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도전정신. 그리고 모든 일과 사랑에 있어 누구 못지않은 열정으로 화려한 연애상을 구축해나가는 추진력 등이 싱글족의 대표명사가 된 지 오래다.

물론 당시 싱글족의 의미는 그야말로 20대 청춘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그 세대가 어느새 30대 후반 혹은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어 또 다른 '나 홀로 가구'의 붐(boom)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20대의 싱글족은 치기어린 모험이었다면 30대 후반의 골든싱글족은 21세기를 새롭게 주도하는 신이데올로기집단으로 형성될 조짐이다.

초식남·철벽녀 확산... 마케팅 주도층 우뚝?

"경쟁을 하기보다 자신의 가치를 평화롭게 즐기는 방식을 택한 남자들을 보고 초식남이라고 하죠. 일종의 나르시시스트라고 하지만 그건 너무 냉정한 판단이고요. 일종의 문화게릴라 성격이 강한 것이죠. 지나친 경쟁에 치인 나머지 경쟁을 꺼리는 흐름이 불거져 초식남이 나왔다고 풀이하죠."

일본의 한 문화평론가가 풀이한 '초식남'의 정의다. 최근 일본 남성의 70% 이상이 '초식남' 부류에 속한다고 전문가들은 평한다. '안되면 되게 하라'의 불굴의 남성성을 버리고 자연과 예술을 벗 삼아 부드러움과 연약함의 이미지로 변하는 성인 남성을 일컫는 현상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초식남'들이 급증해 시장 마케팅의 흐름이 이들을 목표로 변하고 있는 추세다.

이와는 반대로 여성들은 '철벽녀'라는 용어가 유행했다. 한 비평가는 '철벽녀'에 대해 "결혼적령기가 되도록 연애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거나 결혼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닌데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정의를 내린 바 있다. 더 쉽게 말하면 연애는 하고 싶지만 연애에 대한 환상이 크고, 자존심이 높아 자신의 이상형에 미치지 못하는 남자들이 아예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벽 수비'로 방어하는 여자를 말한다.

책 <2010블루슈머>를 보면 미래를 지배할 12가지 골든 마켓을 제안한다. 여기에는 골든싱글족은 물론 아름다움을 찾는 남성들, 싱글족 여성들이 만들어내는 황금시장, 즐기는데 돈을 쓰는 사람들, 비주류가 주류를 이끈다 등의 니치마케팅(틈새시장)을 소개한다.

즉 대량판매보다는 한 주먹 소량 판매, 신체부위에 맞는 소형 운동기구 개발, 우정마케팅, 해외배낭여행주선, 자연 속 공동원룸입주, 1인 노래방, 1인 테이블식당, 1인 주점, 애완동물대여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보급되는 마케팅 흐름을 공유하고 있다.

2035년 세 가구 중 한 집 '나 홀로 가구'....복지정책마련 시급

영화 싱글즈 포스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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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통계청은 2035년에 1인 가구가 세 집 중 하나가 된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1인 가구의 증가에는 미혼·비혼세대의 증가와 더불어 고령화가 한 요인으로 본다고 통계청은 지적했다. 이는 요즘 흔히 말하는 고령층 고독사의 증가와 청년층 미취업자들의 결혼포기세대가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과도 일치되는 대목이다.

앞서 언급한 골든싱글족과는 전혀 상반된 우리사회의 어두운 그늘의 표상이다. 현재 전국에서 1인 가구의 연령은 35~64세가 가장 많은 비충을 차지하지만 203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절반가량 차지한다고 통계청은 우려를 표했다. 이는 변화하는 1인가구 흐름에 발맞춰 정부의 복지확충 정책이 시급하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특히나 요즘같이 성폭력범죄, 묻지마 살인, 자살, 사회적 왕따, 양극화 심화, 고물가 및 세율 증가가 일어나는 사회에서 1인 가구가 설 자리는 그 어떤 곳도 없다. 혹자는 '혼자 사는 데 무슨 돈이 더 필요하냐'며 으름장을 놓기도 하지만 생활하는 범위와 배경은 비슷하듯 생활비의 씀씀이가 4인 가구만큼이나 만만치 않은 상황임엔 틀림없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무엇보다 급증하는 1인 가구들의 주거권과 생활복지, 각종 의무비용부담 문제에 대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정책수립을 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 이에 대해 지난 6월 숙명여대 교수인 한상삼 주거문화연구소장은 다음과 같은 주택수립정책을 제안한다.

"예를 들자면 독거노인의 경우도 특성별로 구분해 단독으로 생활하기 어려운 분들은 주거기능과 요양기능을 갖춘 그룹형 주택을 건설공급하고,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분들은 원룸형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대학생들에게는 기숙사형공동주택(화장실, 휴게실, 취사실 공용)을 개발, 공급해야 한다. 미비혼 여성을 위해서는 여성전용 독신자 주택을 확대하고 저소득 직장인을 위해서는 주거공간은 독자로 하되 나머지 공간을 공용으로 하는 큰 부담 없는 공동주택이 대량 공급돼야 한다."

이밖에도 세금부담 경감 대책, 사회제도적 보완시스템 마련, 법제도 측면의 이권 서비스 확대, 사회안전망 차등 구축, 사회보호시스템 구축, 취업 및 문화교류 확대, 고독사 예방센터, 공공 심리치료 센터, 주택자금대출 혜택 부여 등 다양한 입법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태그:#1인 가구, #싱글족, #고독사, #초식남, #철벽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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