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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자유의 무대를 꾸미는 프린지 공연팀 중 '2010 프린지 스타'를 딱 한 팀만 고르는 것은 어렵고도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좀 더 눈과 귀에 들어오는 팀을 생각해보니 답을 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프리칸 리듬, 한국적인 포크, 재즈가 결합된 퓨전 스타일 모던록 밴드 '요술당나귀'가 그 답이다.

 

현장마다 관객을 무대로 끌어들이며 프린지 최다 공연

 

'요술당나귀'는 연주력과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매너의 뛰어남 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장소, 자유로운 음악,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프린지 정신을 가장 잘 나타낸 팀이라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요술당나귀는 2010 프린지에서 가장 많은 장소를 찾아간 팀이며, 가장 많은 공연횟수를 기록한 팀이다. 또한, 어느 장소에서 어떤 관객을 만나도 신나는 '놀이판'으로 꾸며냈다.

 

13일 오후 통영에 도착한 요술당나귀는 도착하자마자 미수동 해안공원에서 노래판을 벌였다. 어두운 저녁 8시 반, 해안공원에 야간 산책과 운동을 나온 미수동 주민들은 "우리 동네에 음악제 프린지가 왔구나"라며 반가워했다. 기습적인 무빙콘서트라 비록 관객은 10여명 안팎이었으나 라마(보컬 및 기타), 부(드럼 및 퍼커션), 폭도(트럼본) 세 당나귀 청년은 "오히려 작은 공연이 관객과 직접소통하고 우리에게도 더 많은 에너지를 준다"라며 미수동 주민들과 신나게 어우러졌다.

 

하지만 13일 밤 미수동 공연은 시작일 뿐이었다. 이들은 다음날 오전부터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 하부역사, 미륵산 정상, 강구안 문화마당 거북선 앞, 달아공원, 동피랑, 충렬사 등 통영시내 곳곳을 찾아가 기습공연을 감행(?)했다. 비가 내려 야외공연이 곤란했던 15일에도 탑차를 이용해 통영시청 1청사와 2청사에서 직원들 및 민원인들과 놀이판을 벌였다. 프린지홀 공연 포함, 사흘간 무려 20여 차례의 공연을 펼친 이들의 열정은 놀라울 정도다.

 

거리공연과 프린지홀 공연에서 '지구인의 첫사랑', '소년, 소녀를 만나다', '다른 사람' 등 자작곡을 주로 연주한 요술당나귀는 "원래는 우리 노래만 하지만 통영에서는 서비스입니다"라며 '라밤바'와 김광석의 '일어나'도 연주했다.

 

요술당나귀는 공연 현장마다 재치있게 관객을 즉석 멤버로 섭외하고 탬버린이나 쉐이커 등 간단한 타악기를 맡긴다. 섭외 방법은 즉석 퀴즈를 내고 정답자에게 작은 선물을 주면서 무대로 이끈다는 것이다. 다만 하나, 이들의 퀴즈에 대한 답은 항상 "정답입니다!" 공연 현장마다 즉석에서 새 멤버를 섭외하고 떠날 때마다 새 멤버와 헤어지는 모습은 관객과 하나되는 멋진 현장이다.

 

희망의 노래를 부르며 달리는 행복한 당나귀들

 

요술당나귀의 아프리칸 리듬을 만들어낸 드러머 '부'는 끝내 자신이 아프리카 출신임을 주장했다. 그 말이 사실로 확인된 바는 없으나 역시나(?) 한국어 인터뷰는 어려웠다. 그러나 공연 현장에서 관객을 즉석 멤버로 영입하는 소통 능력은 어눌하면서도 무난함을 넘어 뛰어나다고 할 만했다.

 

보컬 '라마'는 "사람들에게 아직 이 세상은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그래서 사람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희망의 세상을 말한다.

 

이어 그는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일이 요술당나귀가 하는 일이니까 거리에서 우리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뿐이어도 그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래를 부른다"라고 전한다. 실제로, 통영 프린지에서 요술당나귀 공연을 본 사람이라면 100% 동감할 이야기다.

 

요술당나귀는 두 번째 싱글(EP) 앨범을 제작하는 와중에 통영 프린지를 찾았다. 이달 중에 앨범 제작이 끝나면 클럽공연과 길거리 공연이외에도 소외되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노래를 전하며 달릴 예정이다.

 

요술당나귀는 "프린지 음악축제에 공연하러 왔지만, 오히려 많이 충전돼서 돌아가는 것 같다. 에너지를 주신 통영시민들께 감사드린다. 내년에도 꼭 다시 찾아오겠다"라고 내년 프린지의 만남을 다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한려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요술당나귀, #2010통영국제음악제, #2010TIMF프린지, #통영 프린지, #프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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