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소감] "노 전 대통령 영전에 인사를 올리겠다"

큰사진보기 ▲  선관위로 부터 당선증을 받은 김영환 당선자가 지지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성하훈 관련사진보기 "가장 먼저 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대통령께 인사드리고 용산참사 현장도 찾겠다. 그리고 봉하마을에 들러 노무현 대통령 영전에 인사를 올리겠다." 김영환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28일 저녁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를 통해 용산참사 현장과 노무현 대통령을 찾겠다고 말했다. 28일 용산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선고 과정을 지켜본 그는 "국회의원으로서 사회적 약자들을 돌봐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노 대통령님과는 풀어야 할 앙금 같은 것이 있다"며 봉하마을을 찾아 탄핵 문제로 인해 생긴 골을 메우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도 "저의 당선증을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에게 바치겠다"면서 두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할 것을 다짐했다. 두 대통령의 서거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이긴 것이라 이번 승리는 그 두 분의 승리이기도 하다는 것. 김 당선자는 또 "4대강 사업을 막아내는 것과 이명박 정권 견제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예전에 한나라당 입당을 고려해 본 적이 있는 것과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낙선시키며 정체성 시비를 일으켰던 부분에 대해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것이다. 김영환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 출마하면서 정체성 문제로 인해 진보정당의 공격을 받아왔다. 예비후보 경선 때도 경쟁 후보로부터 사퇴압력을 받았을 정도로 친노계 인사들은 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의 비아냥을 들어야 했을 정도다. 김영환 당선자는 이어 단일화 실패와 관련해 "걱정을 많이 했다. 정치적 요구나 국민의 의사에 배치되는 부분이라 양보도 생각할 만큼 심각하게 고민했다"면서 "그러나 민주당 당원으로서 의무를 다하겠다는 마음이 들어 생각으로만 그쳤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민주개혁세력 단결에 공감한다며 국회에 들어가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10.28안산 상록을 재보선을 정리하면 민주당의 승리로 요약된다. 김영환 후보도 스스로 표현대로 '개인의 승리'가 아닌 '우리' 그 중에서도 민주당의 승리로 평가되는 것이다. 민주당은 유세과정에서 줄곧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임을 강조했다. 지원 유세에 나선 정세균 대표는 지역현안보다는 이명박 정권의 오만과 독선으로 펼치는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것에 집중했다. 민주당 이명박 정권 심판 강조, 인물 선거 아닌 정당 선거 큰사진보기 ▲  당선 확정 직후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는 민주당 김영환 당선자 ⓒ 성하훈 관련사진보기 그래서 이번 10.28 재보선 안산 상록을 선거는 인물 선거가 아닌 철저한 정당 선거로 치러졌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견제 심리가 선거를 통해 나타낸 셈이다. 이는 정권 심판을 강조했던 민주당의 선거 운동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한나라당이 신안산선 확정을 비롯한 지역 공약을 앞세워 유권자들의 표심을 유혹했으나 바닥 민심은 한나라당 심판 기류을 선택한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만난 한 시민은 "지난 대선과 총선 때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찍었으나 이번에는 정권 견제에 힘을 실어줘야겠다"며, "민주당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마지막 지원유세에 나선 박지원 의원도 "시장을 도니 바닥민심이 느껴지더라"며 민주당의 승리를 예상했다. 정권을 앞세운 여당과 야당의 대결 구도에 유권자들 상당수가 후보 보다는 정당에 투표했던 것이다. 나름 분전이 예상됐던 야3당 지원 임종인 후보가 큰 힘을 못 쓴 것도 이 때문이다. 인물론에서는 임종인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민주당을 찍어야 한다는 정서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김영환 후보를 선택했고, 이것은 결국 민주당 승리로 이어졌다. 김영환 후보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처음에는 무리하게 생각됐었는데, 국민들은 그 이상으로 실망하고 있더라"며 "서민 생활 피폐화에 대한 민심이 드러난 것으로 선거 결과를 평가했다. 한편으로 이번 선거는 범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며 아쉬움을 안겼다. 반MB연대를 역설하던 민주당은 김영환 후보의 지지율이 앞선다는 이유로 합의했던 약속마저 사소한 이유를 들어 깨는 모습을 보였고, 결과적으로 앞으로 논의될 야권연대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야권의 맏형으로서 역할을 하기 보다는 자신의 이익만 찾으려 한다'는 비판을 초래했고, 이는 단일화라는 모양새로 반MB연대를 구축하길 바랐던 지지층에게는 실망감으로 작용했다. 야권연대의 요구가 '이익을 목전에 두고는 독식하려는 모습'으로 나타나며, 감정만 쌓이게 만든 것이다. 향후 이어질 반MB연대 과정에서 민주당의 존재감이 약해질 수 있는 부분으로, 이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범야권연대를 위해서라도 민주당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보인다.

[2신 : 28일 저녁 10시]
최종 투표율 29.3%, 민주당 김영환 당선 환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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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싸안은 민주당 김영환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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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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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 개표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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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투표율 29.3%. 민주당 김영환 후보사무소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한쪽에서는 이겼다고도 했다. 투표율이 과히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인 듯하다.

잠시 후 현장에서 개표를 한 결과가 실시간으로 사무실로 전달됐다. 확인 결과 민주당 김영환 후보 1만2743표,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 1만278표, 무소속 임종인 후보 4923표.

10.28 재보선 안산 상록을 재선거는 민주당 김영환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김영환 후보는 2~3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우위를 점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단일화 결렬로 인해 시민 사회진영이 우려가 표명되기도 했지만 민주당 김영환 후보는 지는 곳에서는 근소하게, 이기는 곳에서는 격차를 확실히 벌리며, 여유있는 승리를 거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사실상 무산시켰던 민주당은 김영환 후보의 승리가 그만큼 자신이 있었던 듯 개표 과정에서도 한번도 우위를 놓치지 않고 줄곧 앞선 끝에 한나라당을 이겼다 .

이번 김영환 후보의 당선은 한나라당 독주를 견제하는 유권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거리에서 만나는 유권자들은 이명박 정권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많이 내놨고 이는 선거 결과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이명박 정권 심판 논리가 확실한 선택을 받은 것이다.

검표 결과를 확인한 방송사에서는 이미 김영환 당선 인터뷰를 따고 있는 상태다.

김영환 후보는 당선 확정 직후 발표한 인사말을 통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영전에 승리를 바치겠다며 민생안정과 고용안정 지역발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1신 : 28일 오후 5시 30분]
저조한 투표율, "왜 이리 투표를 안 하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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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 상록을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로 들어가는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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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재보선 수도권의 표심을 엿볼 수 있는 안산 상록을 지역 투표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각 진영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표율에 따라 유불리가 결정되기에 저조한 투표율은 희망과 불안을 동시에 안겨주는 요소다.

일단 한나라당에서는 조심스런 희망이 관측된다. 판세는 전반적으로 뒤처졌지만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면서 투표율이 30% 안쪽이면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 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상록을 6개동 중 일동과 이동을 개표해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불리한 지역이기에 그쪽에서 격차가 많지 않으면 아파트 밀집지역인 월피동이나 성포동에서는 충분히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민주당 지지층은 자신의 의사를 적극 밝히는 측면이 있지만 보수층은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감추는 면이 많다"면서 "민주당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온 그간의 여론 조사 결과는 투표율이 낮을 경우 별다른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저조한 투표율에 기대, 민주당 투표율 낮자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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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 사무소. 개표를 지켜보기 위한 자리만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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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김영환 후보 사무소.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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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영환 후보 측은 "어제까지 바닥민심이 좋았는데 큰 이변이 있겠느냐"면서도 투표율이 낮게 나오자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투표를 독려하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측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들이 반드시 민주당을 찍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가 무산된 데 대해서는 부담스러운 듯했다. "유세 과정에서 임종인 후보 지지자들을 많이 만났다"는 이 관계자는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으면 힘들지 않겠느냐"며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투표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민주당에 불리할 것이 없다는 분위기였고, 다른 후보들과 달리 김영환 후보는 선거사무소에 주재하며 투표 진행 상황을 체크하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투표율 저조에 애가 타는 듯 "왜 이렇게 투표를 안 하고 있는 거냐"며 푸념을 쏟아냈다. 

야3당 지원을 받고 있는 임종인 후보 측 역시 투표율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임 후보 측 관계자는 25% 안팎이면 임 후보 측에 유리하고, 30%선이면 한나라당 유리, 30%가 넘어갈 경우 민주당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종인 후보 측은 "야권 단일화가 무산된 것 때문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안 가는 경우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각 진영 분위기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인 민주당 김영환 후보 사무소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찾아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한나라당과 임종인 후보 사무소는 실무진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한산했다. 하지만 투표율에 따라 저녁 분위기는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오후 3시 현재 안산 지역 투표율은 19.25%. 월피동과 성포동 등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는 이른 시간 투표를 마친 사람들이 적지 않았으나, 부곡동과 안산동 등 주택가 지역은 투표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저녁 시간을 이용해 투표를 하려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임종인 측 "단일화 무산에 실망해 투표장에 안 가는 경우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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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인 후보가 28일 아침 투표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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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안산 상록을에 출마한 주요 후보자들은 28일 아침 일찍 투표소에 나와 자신에게 주어진 한 표를 행사했다. 후보들은 당선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는 오전 8시 30분 현대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과 투표했다. 송후보는 "안산시장을 역임한 사람으로서 안산을 첨단도시로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며 "선거운동 기간 중 최선을 다했고 모든 노력을 다 기울였기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선한다면 선거를 도운 사람들과 함께 앞으로 계획에 대해 바로 의논해 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전 7시 30분 성포초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친 민주당 김영환 후보는 "정치공백기간이 많아 재기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며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보여 당선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래서 "아무런 일정도 계획하고 있지 못하지만 결과가 나오면 걸어서 주변을 돌며 지역민들에게 인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전 8시 역시 성포초등학교에서 투표를 한 임종인 후보는 "진정한 서민 정치를 원하는 안산시민의 마음을 느꼈다"면서 "선거 승리를 자신한다"고 말하고, "이기게 되면 나의 승리가 아닌 시민들의 승리기에, 안산시민들께 승리의 월계관을 올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