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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나 싫단 말이야"

 

그 순간 노원구 중계3동 주민자치센터에 자리 잡은  '꿈이 가득한 방 '은 아이들과 짝꿍 교사들의 함박웃음으로 가득 찼다. 한 아이가 자기 짝꿍 교사를 보며 싫다고 소리쳤기 때문이다. 그 순간 아이들과 짝꿍 교사 사이에 남아있던 낯선 분위기가 깨지기 시작했고 함박웃음을 머금은 채 손을 맞잡은 아이와 짝꿍교사들이 늘어갔다. 이렇게 노원 어깨동무 인연맺기학교 입학식이 시작됐다.

 

입학식을 마친 후 인근에 있는 주말농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부터 어깨동무 인연맺기학교 주요 프로그램으로 주말농장이 생겼다. 아이들과 흙을 만지고 채소를 키우면서 자연의 소중함과 나눔의 따뜻함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주말농장에 도착한 아이와 짝꿍교사는 손으로 흙을 퍼내고 모종을 심고 물뿌리개 가득 물을 담아 정성껏 물을 주었다. 자기 손으로 가꾸는 채소들의 아름다움과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누릴 생각에 마음 설레며 열심히 일했다.

 

마음은 앞섰지만 처음 접해보는 일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실수도 많았다. 아이를 쫓아 땀을 뻘뻘 흘리며 주말농장을 뛰어다니기다가 언제 힘들었냐는 듯 서로의 손을 잡고 웃는 모습이 해맑기만 했다. 따가운 봄 햇살 아래 매니큐어가 지워지는 줄도 모른 채 아이들과 열심히 흙을 파고 모종을 심고 물을 주기도 하고, 자라날 모종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모습 속에서 아이들과 짝꿍교사 사이에 어색함이 남아있지 않았다.

 

어깨동무 인연맺기학교는 세상과 만날 기회가 적은 장애아동들과 놀이, 미술, 음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즐거운 주말을 함께 보내고 있는 학교다. 지난 2007년 4월부터 시작해 벌써 5번째 학기를 보내고 있는 어깨동무 인연맺기학교는 인연맺기운동본부, 함께가는 북부장애인부모회, 그리고 대학생 자원활동가들이 장애아동의 교육을 고민하며 만들었다.

장시정 어깨동무인연맺기학교 교장은 입학식에서 "우리 아이들과 한 번에 많은 것을 나눌 수는 없지만 짝꿍 교사들과 마음을 나눴던 시간들이 아이들의 맑은 눈빛과 웃음 속에서 묻어나리라 생각된다"며 "아이들과 부모님, 그리고 짝꿍 자원활동가들이 어깨동무 인연맺기학교를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가자"고 전했다.

 

인연맺기학교는 처음이라는 김성민 짝꿍교사는 "처음 생각에는 장애를 갖지 않은 아이처럼 대해주려고 노력을 했는데 어느 정도 장애를 인정하고 대해야 할 것"같다며 "아이를 통해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고 아이가 저를 좋아하는 것 같아서 정말 어깨동무 5기가 끝날 때쯤엔 정이 많이 들것 같다"며 인연맺기학교가 지닌 매력을 표현했다.

 

4월 18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10주 동안 장애아동, 아이의 부모, 그리고 짝꿍교사들은 어깨동무 인연맺기학교를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가게 될 것이다.

 

* 어깨동무 인연맺기 학교는?

 

어깨동무 인연맺기학교는 아이들, 아이의 부모, 그리고 대학생 자원활동가, 이렇게 셋이 만나 인연을 맺는 곳이다. 매년 4월과 10월에 두 번의 학기가 시작되며, 여름에는 장애/비장애 아동이 함께 하는 여름캠프를 열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벼룩시장을 열어 수익금 전액을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김장나누기 행사에 기부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장시정 기자는 사회당 서울시당 위원장입니다. 이 기사는 <프로메테우스>, <노원신문>에도 보냈습니다


태그:#노원, #어깨동무, #인연, #아동, #입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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