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헌법파괴 종교차별 이명박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가 27일 열린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부가 관리하는 지도에 사찰 정보가 누락되고, 일부 공직자들이 기독교 편향 발언, 조계종 총무원장 차량의 과도한 검문 따위는 불교신자들을 분노하게 했다.

 

결국 불교계는 이명박 정부에 종교편향을 잠재우기 위하여 ▲대통령의 종교편향에 대한 공개 사과 및 재발 방지 약속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등 관련자 문책 ▲정부의 종교차별금지 입법 조치 ▲조계사 내 수배자 면책 등 4대 안을 요구했다.

 

이런 불교계 요구에 이명박 정부는 다각도로 불교계와 접촉했다. 한승수 총리 등 정부 인사들이 사찰을 방문했고, 이명박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지난달 30일 범어사주지 정여스님, 법연원 주지 조연스님을 만났고, 지난 25일 경기 화성시 송산동 용주사를 방문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 각 부처에 종교 편향적 사례가 있는지 점검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등 관련 법령을 조속히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범불교도대회 봉행위원회는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공직자의 종교차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조치 등 몇 가지를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납득할 변화가 없다"기 때문에 27일 범불교도대회 강행을 천명했다.

 

불교계를 달래기 위하여 사찰을 방문하고, 스님들을 만났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던 이유는 이명박 정부에게 진심을 읽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하여 이명박 정부가 사과를 한다면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다종교 사회이다. 헌법도 종교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 상호간에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 서로가 믿는 믿음과 교리는 침해하지 말아야 하고, 침해받아서도 안 된다.

 

종교인이 자기 종교집회에서 타종교를 비하하거나, 공석에서 교리를 설파하는 일은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다. 대통령과 지역단체장이 자신이 믿는 종교를 정부 정책이나, 시정에 접목시키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 대통령과 단체장이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신앙을 정책과 시정에 접목시키는 순간 걷잡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종교계가 정부의 종교편향 논란 때문에 대형 집회를 연 경우는 거의 없다. 보수기독교가 노무현 정부시절 ‘반미정권’ 명목으로 집회를 연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정부의 종교편향으로 집회를 열지 않았다. 다종교 사회 대한민국 종교편향 집회가 없었다는 것은 매우 좋은 종교문화였다.

 

하지만 이제 그 문화가 깨어졌다. 이명박 정권은 전혀 종교편향정책을 펴지 않는데 장로 대통령에 대한 투정과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하여 범불교도대회를 개최한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 투정과 억울함이 아니라 종교간 ‘신뢰’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금까지 불교와 기독교는 신뢰 붕괴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불교가 기독교 교리 자체를 비판하지 않았고, 기독교 교리를 존중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기독교 편향 발언, 정부관리 지도에 사찰 정보 누락 등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런데 기독교 목사는 기독교 집회이지만 공석에서 스님도 예수를 믿어야 한다, 불교를 믿는 나라는 가난하다는 말을 아무 꺼리김없이 한다. 기독교진리가 배타성과 절대성을 지니고 있지만 타종교 지도자와 불교도를 믿는 나라를 비하하는 발언은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들이다.

 

이런 현상이 자주 일어나면 정부 정책 문제가 종교간 신뢰를 붕괴시키는 매우 심각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결국 이명박 정권이 해야 할 일은 불교계 주장을 받아들이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 없다면 불교 지도자들과 대통령이 직접 만나 모든 앙금을 풀어야 한다.

 

기독교도 마찬가지다. 다종교 사회에 살아가는 대한민국 시민임을 명심해야 한다. 타종교를 배려한다고 자기 믿음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기독교 국가가 아니다. 대한민국을 기독교 국가로 생각하는 자체가 성경에 가르치는 진리에 반하는 행위다. 장로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대한민국 하나님 나라가 될 수 없다. 그런 생각을 하면 기독교 신자가 있다면 성경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고위공직자 발언과 사찰정보누락, 경찰청장 사진게재로 인하여 불거진 종교편향논란이 종교간 신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가 도래했다. 종교간 신뢰 붕괴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더 심각한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신뢰회복에 나서라.


태그:#범불교도대회, #불교, #기독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