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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 두 종교단체, 기독교와 불교 교수들이 18일 오후 성공회 서울대성당 프란시스홀에 모였다. 서로 소통해야만 종교간 반목과 대립을 넘어설 수 있다는 신념으로 열린 '제3회 불자 · 기독인 교수 공동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우리사회를 이끄는 대표적 지식인들인 이들은 신앙 대상과 믿음의 형태가 다르지만 붓다의 자비와 예수의 사랑은 맞닿아 있는 가르침이라는 근본적 합일점을 도출하고 현실 사회에 있어, 정치권력과 결탁하고 상업화 · 대형화되는 현실종교에 대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의 모색으로 본래 종교성 회복을 염원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속물스러움(타락)이 넘치는 사회, 다시 종교의 본질로 

 

학술대회는 “일반사회인보다 더 심한 종교계 일부 혹은 일부 종교계의 행태로 본래 종교가 담당해야 할 ‘신성의 회복’과 ‘영적인 충만감’, ‘삶의 질서 회복’ 등의 역할은 개탄과 우려 속에 빛을 잃었다” “종교가 제 역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규정.

 

1세기 전후에 일어났던 대승불교운동이나 16세기의 기독교 개혁 운동은 본래의 청정한 종교정신으로 복원을 지향했던 운동으로 그것이 그 당시에 필연적이었다면, 오늘의 한국 종교계의 현실은 종교 본래의 성스러움이 희미해지고 그 복원력이 상실된 채 방황하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의 목소리’를 자성의 기회로 삼아 다시 종교의 본질로 돌아가자고 경책하는 자못 매서운 목소리의 자리었다. 

 

날카로운 비판의 눈과 자성의 목소리

 

유승무(중앙승가대) 교수는 일명 ‘고소영’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에 대해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종교권력의 예각화된 모습을 상기하면서, “불교의 권력화는 바로 세속화를 말함으로, 고려시대 상승된 불교계의 권력화, 즉 고려불교의 정치적 성공이 곧 고려불교의 멸망을 재촉했다”며,

 

“한국불교사를 통해 볼 때, 한 종교의 지나친 권력화 및 세력화는 곧 자기 무덤을 파게 되고 결국 쇠퇴와 멸망으로 귀결되는 예언자적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논찬했다.

 

손태규(성공회대) 교수는 “그리스도 복음의 세계화는 세계에서의 하나님 나라의 실현이 아니라 자본 즉 맘몬에 의한 세계화로 ‘하나님과 재물을 같이 섬길 수 없다’고 예수께서 경고한바 하나님과는 병존할 수 없는 재물의 세계화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라는 이름으로 달성된 것이다"며

 

 "인간 사회가 있는 한 종교의 권력화는 앞으로도 항상 있을 것으로 종교의 참된 가르침과 권력화 된 종교의 이중성을 고려할 때, 우리 모두 내면의 양면성에 대한 깊은 성찰과 자기반성을 통해 삶의 실천적 문제로서 종교를 접해야 하며, 이를 통한 종교적 메시지는 우리 모두에게 영성에 근거한 삶의 근본적 변화를 수반한다“라 논찬했다.

 

김경집(진각대) 교수는 “불교의 권력화는 세속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세상이 가지고 있는 이권을 종교적 신앙으로 모인 다수의 힘으로 사회를 주도하여 이익을 얻는 것이다”라 규정하고 “불교계가 종파 갈등과 종권 갈등을 하며 권력유착의 현재진행형 역사에 비추어 불교권력의 정치화로 당면한 불교계의 현안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으나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함으로 불교계가 막강한 힘을 가진다면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힘을 상실한다”라 헸다.

 

더불어 이진구(호남신대) 교수는 “났다 하면 불이요! 섰다 하면 교회다!”라는 말로 ‘영혼구제’를 주 업무로 하는 ‘종교시장’의 양산에 대해 “대형교회에서 목회세습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차적으로는 담임목사가 교회를 ‘사유재산’으로 보기 때문으로 대기업의 총수가 젊은 시절 굶어가면서 현재의 재벌 그룹을 일궜듯이 자신들도 천막교회시절부터 피와 땀으로 교회를 일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한기총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금품선거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후보로 올라온 모 교단 측 인사는 자신이 당선되면 10억 기금을 내놓겠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였고 마침내 대표로 선출되었다. 이는 돈으로 권력을 사는 ‘돈의 정치학’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며 엄중하게 비판했다.

 

종교계의 사회 권력화에 대한 경각

 

종교의 권력화는 신자유주의 대형교회, 해외선교의 정치학, 기독교계 뉴라이트까지 손을 댄다. 4.9 선거에서 드러났듯이 기독교 정당 만들기에 대해 “우리나라처럼 기독교문화의 역사가 일천한 곳에서는 기독교 정당이 기독교라는 특정 종교의 ‘제도적 이익’을 대변하는 정파로 전락하기 쉽다”

 

“현재 기독당의 주도 세력이나 창당과정을 보면 기독교계 전체가 아니라 수구적 보수진영을 대변하는 종교권력의 전위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기독교가 ‘빛과 소금’이 아니라 ‘공공의 적’이 되었다”고 이 교수는 강조한다.

 

그는 기독교가 이제는 ‘힘의 논리’가 아닌 ‘섬김의 논리’로 “한국 개신교의 위기 극복은 정치적 세력화를 통한 타자 공격이나 교회의 대형화를 통한 무조건적 자기팽창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을 통해 스스로를 무한 증식해 가는 종교권력의 해체 작업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라며 진지하게 ‘자발적 가난’, ‘예수 믿고 손해 보기’의 길로 다시 종교 본연의 모습찾기“를 촉구했다.

 

오늘의 학술대회를 주최한 한국기독자협의회는 1957년 창립되어 우리 사회의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해 왔으며, 70년대는 정치상황의 변화와 더불어 우리 사회에서 거의 유일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감당했으며, 90년대에는 정치적 민주화의 전개와 평화통일정책에 발맞춘 다양한 주제를 다뤄왔다.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는 시대에 안주하지 않고 기독자의 지성으로 시대를 전망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사)한국교수불자회는 1988년 초 교수불자 상호간의 우의 증진과 신행활동, 불교 발전을 위한 목표로 창립. 이런한 서원을 실현키 위해 학술대회, 수련대회, 성지순례 등을 통해 끊임없이 정진해 왔다. 또한 보살도를 실천하기 위해 다른 단체와의 연대와 지원을 통한 통일, 인권, 환경, 사회정의 운동에 동참함으로 불교와 이 사회에 희망의 빛을 던져 주는 공동체로 성장함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 교수집단의 합동토론은 CBS TV <크리스천Q> “종교의 길, 권력의 길” 편 등으로 녹화되어 4월25일(금) 오후3시, 26일(토) 밤 10시, 30일(수) 저녁6시 세 차례 각 지역 케이블방송과 스카이라이프 412번 채널을 통해 방영될 예정으로 있다.

덧붙이는 글 | 월간지에 송고 예정


태그:#종교권력,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한국교수불자협의회, #한기총, #기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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