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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이 23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3.10.23.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이 23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3.10.23.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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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육군사관학교(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방침을 놓고 여야가 격론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홍범도 흉상 이전 시도를 '이념 논쟁'으로 규정한 반면,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입김이 작용해 홍범도 장군 흉상이 육사에 설치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야당 "흉상 철거 반대 63.7%... 멈춰야"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경기 파주시갑)의원은 "홍범도 장군이 이념논쟁의 제물이 됐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이념논쟁을 멈추고 민생에 집중하자고 했는데, 홍 장군의 흉상을 이전하는 게 민생 문제이냐"고 질의했다.

윤 의원은 "흉상 철거와 관련해서 여론조사에서도 반대 의견이 63.7%인데, 대통령 지시에 따라 흉상 철거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성호(경기 양주시) 의원도 "윤 대통령은 국민이 옳다, 이념논쟁 하지 말라고 했는데 육군의 민생이 흉상 이전이냐"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대통령 임기 5년 중) 1년은 업무 파악하고 3년 일하다가 후보 바뀌면 레임덕인데 이미 1년 반이 지났다"면서 "3년 반 후에 다시 홍범도 흉상을 원위치할 거냐 말 거냐는 논쟁을 할 거냐"고 비판했다.

기동민 (서울 성북구을)의원은 홍범도 장군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서 "독립기념관장이 부정적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며 "보훈부조차 흉상을 육사에 두는 게 적절하다고 했는데, 흉상을 어디로 보낼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기 의원은 또 "1대부터 11대까지 (역대) 육군참모총장이 모두 일본·만주군 출신이다. 육사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이들을 전부 청산하고 부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흉상 설치, 알아서 기었다고 밖에"

반면 여당 의원들은 육사 내에 홍범도 장군 흉상을 설치한 것 자체가 문재인 정부 개입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육사의 흉상을 이전 방침을 적극 엄호했다.

국민의힘 성일종(충남 서산시태안군) 의원은 "홍범도 장군은 사랑받는 독립운동가이기는 하지만 육사에는 어울리지 않는 분"이라면서 홍범도 흉상 설치는 문재인 정부의 '역사공정 쇼'라고 주장했다.

성 의원은 또 "문 전 대통령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육사의 역사가 왜곡되고 육사 정신이 훼손됐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헌승(부산 부산진구을) 의원은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가) 문재인 정부 지시 때문에 이뤄진 게 아니라고 하지만, 일련의 과정을 볼 때 누군가의 직접적 지시가 없이 설치했다면 군이 정치권과 권력의 눈치를 보고 알아서 기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2017년 업무보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독립군 역사를 우리 군 역사로 편입시키는 것을 검토하라고 했다. 국방부는 9월에 연구계획 보고서를 보고하고 12월에 책자 발간을 계획했다"며 "상식적으로 볼 때 독립군, 광복군의 역사가 방대한데 불과 3개월 만에 끝낼 수 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정환 육군 참모총장(대장)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방침에 대해 "항일투쟁, 광복운동 한 그분들의 업적은 위대하고 존경받아야 하지만 육사에 홍범도 흉상이 있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분의 흉상을 특별히 세우고 이런 것들이 과연 생도들의 교육 또 육사 설립 취지에 맞는가"라면서 "흉상 하나만 보지 말고 교과 과정을 포함한 육사 발전 과제"라는 넓은 관점에서 판단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육사는 교내 충무관 앞에 설치된 6명의 독립영웅 흉상 중 홍범도 장군 흉상은 학교 밖으로 이전하고 다른 흉상은 교내 적절한 장소로 옮길 예정이다. 또 육사는 지난 16일부터 홍범도·김좌진 장군 등 독립영웅을 기린 충무관 내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태그:#홍범도장군, #육군본부, #국방위국감, #육군사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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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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