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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모종이 말라 죽어 보이지 않는 밭
▲ 옥수수 모종이 사라진 밭 옥수수 모종이 말라 죽어 보이지 않는 밭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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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옥수수 농사는 불과 일주일 만에 쓰린 실패로 끝났습니다. 지난 14일 '태평농법'(농약, 비료 따위를 사용하지 않고 미생물이나 벌레를 이용해 짓는 농사 방법)으로 옥수수를 길러 보겠다'며 옥수수 모종 100개를 사다가 밭에 심었습니다. 이틀 뒤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 물을 주러 갔더니만 다들 많이 시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물을 주지 않았더라면 다 죽일 뻔하였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물을 주었으니 적어도 며칠은 버틸 거라 믿고 그냥 두었습니다. 그러고 오늘 다시 물을 주러 갔더니만, '어이쿠!' 옥수수 모종은 자취조차 찾기 힘들었습니다.
  
땡볕에 말라 죽은 옥수수 모종
▲ 말라 죽은 옥수수 모종 땡볕에 말라 죽은 옥수수 모종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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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땡볕에 모두 말라 비틀어 죽어버린 거였습니다. '이럴 순 없다, 그래도 한두 개는 어딘가 살아 있을 거야'라며 부지런히 찾고 또 찾아보았습니다. 겨우겨우 모종 하나를 찾아냈습니다. 잎 한쪽은 말라비틀어졌지만 다른 한쪽은 기특하게도 아직 생기가 남아 있습니다. 부랴부랴 물을 줘서 다시 심었습니다.

이 모종이 기사회생하여 옥수수 열매를 맺는다면 그 맛은 남다를 거 같습니다. 백 개의 옥수수 모종 중에 홀로 외로이 살아남아 결실을 낸 것일 테니 말입니다. 말라비틀어진 몇 개도 혹시 살아날지 몰라 옮겨 심고 물을 충분히 주었습니다. 가져간 어성초와 부추 뿌리도 같이 심었습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옥수수 모종
▲ 살아남은 옥수수 모종 유일하게 살아남은 옥수수 모종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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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모종들은 왜 죽고 말았을까요? "실패에서도 배워라"는 격언처럼 옥수수 모종이 왜 다 말라죽고 말았는지 반성이 필요합니다. 첫째, 물을 적어도 이틀에 한 번 꼴로는 줘야 하였는데 너무 늦게 물을 주러 간 게 큰 잘못입니다. 심은 지 이틀 뒤 물을 주러 갔을 때 옥수수 모종이 많이 마른 상태였음을 보고도 그 점을 가볍게 여겼습니다.

둘째, 밭의 흙이 바짝 메마른 상태라 옥수수 모종은 버티기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풀들조차 살기 힘든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셋째 농작물을 잘 돌보려면 밭이 가까이 있어야 하는데 거리가 멀어서 자주 가 볼 수 없었습니다. 
  
어성초와 부추 뿌리들과 함께 다시 심은 옥수수 모종
▲ 다시 심은 옥수수 모종 어성초와 부추 뿌리들과 함께 다시 심은 옥수수 모종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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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 밭은 옥수수 심기에는 적합해 보이지 않습니다. 많은 수분이 없어도 잘 버틸 수 있는 다른 작물을 찾아봐야 할 거 같습니다. 어떤 작물이든 비가 온 직후에 심었다면 이번 옥수수 모종처럼 참담히 말라죽진 않았을 겁니다.

농작물은 '적기'에 심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합니다. 아직 4월입니다. 고구마나 당근 같은 작물을 심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번 실패를 거울 삼아 더욱 정성을 기울여야 할 거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싣습니다.


태그:#옥수수 모종, #텃밭 농사, #물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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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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