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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가짜 편지' 작성자인 신명씨가 홍준표 새누리당 의원이 '가짜 편지'를 입수한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의원은 200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신명씨가 작성한 가짜 편지를 '김경준 기획입국설'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바 있다.


4일 신명씨는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하 <이털남>)에 출연해 BBK 가짜 편지 작성 과정과 그 배후에 관한 이야기를 소상히 전했다. 그는 "오늘(4일) 새벽까지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시간도 길고 힘들었지만 사실을 있는 대로 얘기하니 (마음은) 편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 아이튠즈에서 <이털남> 듣기

 

신씨는 지난해 12월 수감 중인 김경준씨로부터, 그리고 지난 달에는 홍준표 의원으로부터 각각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먼저 신씨는 가짜 편지를 작성하게 된 계기부터 밝혔다. 그는 "'선생님'(대학 교직원 출신인 양아무개씨를 지칭)이 타이핑된 문안을 가져와 '그대로 하나 베껴 달라'고 했다"며 "선생님은 내가 치대를 다닐 때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을 대주시는 등 30년 동안 헌신적으로 도와주신 분이라 당시엔 속된 말로 '죽으라' 하면 죽는 시늉이라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신씨는 '대필 요청을 받았을 때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문구 자체는 일단 뭔가 있다는 생각은 했지만, 선생님이 저를 여태까지 보살폈기 때문에 추호의 의심 없이 '선생님이 뭔가 잘되나 보다'라고 생각했다"며 "부수적으로 저희 형님(신명화씨)에게 뭔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은 솔직히 있었다"고 털어놨다. 신명화씨는 김경준씨가 미국 연방교도소에 수감됐을 당시, 1년간 그와 함께 지낸 바 있다.


그러나 신씨는 가짜 편지를 대필하는 조건으로 신명화씨에 대한 감형이 제안됐다는 사실은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만약에 내가 그런 대가로 그런 걸(대필을) 하면, 잘못하면 역사적으로 반역하는 것과 똑같은데 거기에 가담할 이유가 있겠나"라며 "또 거기에 가담했다고 하면, 누가 나에게 치료를 받겠나"라며 편지 대필이 친분이 있는 인물에 대한 호의 때문이지 대가성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가짜 편지' 배후엔 이명박 캠프의 핵심 인사 있다?

 

신명씨는 자신이 편지를 건넨 양아무개씨 뒤에는 당시 이명박 후보의 대선캠프 특보 출신인 김병진씨 외에도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상득 의원 등 이명박 캠프의 핵심 인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대선 후 검찰 조사를 앞두고 양씨가 나를 불러 '최시중, 이상득씨가 모든 걸 핸들링하고 있다'며 '지시한 대로 하면 (대전구치소에 수감중이던) 형을 미국으로 원상복귀 시켜준다고 이야기했다"며 "형님이 미국으로 갈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시킨 대로 계속 말을 만들어가면서 조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신명씨 형은 여전히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또 신씨는 최시중·이상득씨 외에도 이명박 캠프의 또다른 핵심 인사가 가짜 편지 작성에 개입했다는 정황도 제기했다. 신씨는 "제가 조사받기 전 양씨가 제 앞에서 '신 회장님'이라고 하는 사람과 통화하는 것을 들었는데, 누구냐고 물어보니 '(대통령의) 손윗동서'라고 이야기하더라"고 전했다. 그가 바로 대통령의 손윗동서인 신기옥씨였다. 


이날 신씨는 홍준표 의원이 "대선 1주일 전 출근했더니 사무실 책상에 편지가 올려져 있었다"며 입수 경위를 설명한 것에 대해, "홍 의원이 (대선 열흘 전인) 2007년 12월 7일부터 형님과 편지에 대해 언급한 언론 보도가 있다"며 홍 의원이 편지를 입수하기 전부터 가짜 편지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씨는 <이털남> 진행자 김종배씨가 "홍준표 의원이 가짜 편지의 입수 경위를 밝혀야 한다는 거죠?"라고 묻자 "네, 그렇죠"라고 답했다. 또 신씨는 "(앞으로) 공작정치는 배제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그가 대필한 가짜 편지의 원안을 작성한 사람이 밝혀져야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신씨는 "제가 (형님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고, 그 부분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면서도 "그 생각을 '제품'으로 만들어 (정치에) 이용, 활용한 것은 참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태그:#이털남, #BBK의혹, #신명, #이슈 털어주는 남자,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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