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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요사이 시청 앞 촛불집회에 나가보면 내가 도봉구에 살고 있다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게 하는 깃발 하나가 눈에 띕니다. 바로 '도봉구에 사는 걱정많은 사람들'이라는 깃발입니다. 시청앞 촛불집회에 몇차례 참가해보신 분이라면 한번 정도 '웬 걱정많은 사람들?' 하면서 한 번쯤 올려다 봤을 깃발이 아닐까 합니다.

 

저와 가까운 사이에 있는 분이 카페 홍보를 하기에 저도 '도봉구에 사는 걱정많은 사람들'
카페에 한번 들려보기로 했습니다.

 

 

카페를 방문해보니 마침 매주 목요일 저녁 촛불집회를 한다는 소식이 있더군요. 어제(3일)는 어머니 생신이기도 해서 시청 촛불은 참가하기가 어렵겠고 해서 창동역 동네 촛불이나 한번 가보자 하고 창동역 1번 출구 옆 문화마당으로 갔습니다.

 

벌써 몇 분의 주민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저도 인사를 하고 조금 더 사람들을 기다리다 촛불집회를 시작하였습니다. 대략 10여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였지만 사회단체에서 일하는 청년부터 변호사, 가정주부,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촛불집회였습니다.

 

무엇보다 동네 촛불집회라서 그런지 시청과 다른 점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자유발언을 무조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청앞 촛불집회는 무대가 의리의리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유발언을 하려고 기다리는 분위기라 발언한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지만 이곳에서는 모두 한번씩 돌아가면서 짤막하게라도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이 점이 참 좋습니다. 아무래도 동네 촛불이라고 해도 연세 있으신 어른들은 다소 눈을 흘기기도 하지만 이곳에서도 젊은 분들과 몇몇 주민들은 박수로 화답해 주시더군요.

 

두번째는 작은 숫자지만 주부와 여성이 주축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마음에서 출발한 주부와 여성의 촛불은 제가 보기에도 그리 쉽사리 꺼질 촛불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세번째는 내용의 전달이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도 마이크를 들고 협상 결과가 그리 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 대해 주민들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많은 주민분들이 상황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 확연했습니다. 

 

촛불집회에 함께 하신 나이 지긋하신 한 어머님께서는 자기가 많은 돈을 내기는 어렵지만 십시일반해서라도 전단지도 만들고 하여 꾸준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문제점을 알려나가야 한다고 이야기 하시더군요. 본인께서도 주변의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여전히 인터넷을 잘 못하는 분들도 많고, 그저 신문과 공중파를 통해 접하는 내용이 대다수인 주민들에게는 구체적인 반대의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시청에서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시내 행진을 하면 주변의 대다수 시민들은 이미 내용을 인식하고 박수를 보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는 것입니다. 도봉구의 동네 촛불이 첫번째로 불을 밝힐 때는 도봉구내에서 행진도 했다고 하더군요.

 

어제는 참가인원이 많지 않아서 행진까지 하지는 않았지만 전단지도 나눠드리고, 7월 5일

홍보도 하는 매우 뜻있는 촛불집회였던 것은 확실하지 않았나 합니다. 그동안 두 달여 시간동안 꺼지지 않는 촛불의 위력에 이미 국내를 넘어 국제적으로 경탄과 그 전망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이렇게 넓게 시야를 돌리지 않더라도 우리 동네에 밝혀진 작은 촛불속에서도 분명 국민이 승리할 것이란 희망을 보게 됩니다.

 

참고로 '도봉구에 사는 걱정많은 사람들' 카페 주소는 <http://cafe.daum.net/dbpp>입니

다. 그리고 이번 토요일에도 변함 없이 '도봉구에 사는 걱정많은 사람들' 깃발을 시청에
올릴 거라 합니다. 모든 국민들의 걱정이 사라지는 날까지 함께하지 않으실래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저의 블로그에도 동시에 게재된 글입닙니다.


태그:#도봉구, #촛불집회, #광우병, #동네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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