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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희대의 사기극이 그 진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2007년 경제위기 속에서 '경제 대통령'을 자처한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에게는 연간 7%의 성장을, 대학생들에게는 '등록금 반값' 등을 약속했습니다. 어려운 살림살이로 고통 받던 국민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4년에 돌아온 것은 "반값 등록금? 뻥이야~!"라는 허무한 답변입니다. 대통령 선거운동본부 공식기구로 '등록금절반인하위원회'까지 설치하며 등록금 부담을 줄이겠다고 나선 대통령을 믿었던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할 따름입니다.

 

실제 한 대학생은 시사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너무 어이가 없다. 분명히 대통령께서도 반값 등록금 공약을 제시했고, 그걸 믿고 대통령을 뽑았다. 하지만 뒤통수를 맞은 셈"이라고 분개했습니다.

 

삭발, 농성, 자살... "등록금 투쟁, 어디까지 해봤니?"

 

▲ 반값 등록금 투쟁 동영상
ⓒ 이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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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래 대학생들은 줄기차게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해왔습니다. 영상에서 보는 것처럼 2008년에 대학생들은 공약 이행을 기대하며 등록금 문제 해결을 '선전포고' 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사립대 평균 등록금 6.7% 인상이었습니다. 대통령께서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간이 부족했던 걸까요?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부모님과 학생들의 허리가 휜 채 2009년을 맞이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2년차, "이제는 준비가 됐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애원' 했습니다. 등록금 때문에 아르바이트하느라 청춘을 다 보낸다고 말이지요.

 

간절한 애원이 통한 걸까요? 이명박 대통령이 드디어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뭥미? 반값등록금이 아니라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라고요? 대통령께서 큰 소리치며 내놓은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는 그동안 등록금넷, 교수노조 등이 주창하던 등록금 후불제 아이디어를 일부 수용한 것입니다.

 

등록금 후불제는 이미 다수의 선진국에서도 도입하고 있는 제도로, 등록금을 졸업 후에 갚을 능력이 생겼을 때 갚게 하는 좋은 제도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은 선진국과 많이 달랐습니다. 학점, 학부생, 나이, 소득 등 각종 제한이 있고, 다른 정책금리보다 높은 5% 내외의 금리에 졸업 후에는 '복리'라굽쇼? 이에 대학생들은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을 '규탄'하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없는 돈에 공부한다. 금리 높아 못 갚겠다."

 

대학생들의 규탄에 대한 대통령의 대답은 무엇일까요? 헐! 2010년 이명박 정부는 벌써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없는 모양입니다.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아예 0원, 취업 후 상환제 이자대납예산 전년대비 1898억원 감액, 학자금 이자율 낮출 수 있는 한국장학재단 출연금 1300억 전액 삭감, 차상위계층 2011년 2학기 장학금 폐지 등이 포함된 2011년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시킵니다.

 

이에 학생들과 국민들은 분노합니다. 뒤늦게 등록금 동결 권고,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금리인하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됐거든!" 약 올리듯 찔끔찔끔 내놓는 공약들, 이제는 정말 지겹습니다. 이에 대학생들은 이명박 정부에 '결투'를 신청합니다. 등록금이 죽든지, 우리가 죽든지 정면 승부할 때입니다.

 

"반값 등록금, 정권이 계속 거부하면 우리가 '반값'만 낼 거예요"

 

▲ 배우 김여진이 후배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 이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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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각 대학교에서는 등록금 투쟁이 한창입니다. 인하대, 덕성여대, 서강대, 우석대, 경희대 등에서는 5~8년 만에 학생총회가 성사되어 '등록금 인하', 반값 등록금 투쟁 등이 안건으로 상정되어 논의되고 있습니다. 동국대에서는 학교 측이 학생들의 규탄에 등록금을 4.9%에서 2.8%로 내렸지만, 학생들은 등록금 인하와 민주적인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서강대에서는 '등록금 다이어트'라는 이색 등록금 투쟁이 벌어지고, 성균관대 대학원생들은 인권위에 지나치게 높은 등록금으로 교육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진정을 냈습니다. 경희대에서는 학생들의 투쟁으로 등록금이 동결되는 성과를 얻기도 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등록금 동결 권고,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금리 인하 등으로 학생들을 회유하려 했지만 통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4월 2일, 대학생들은 각 학교를 넘어서서 이명박 정부에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하기 위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이 겁먹은 것일까요? 시청광장 집회 불허, 대학로-종묘 행진 불허, 대학로-고려대 행진 불허로 대학생들의 등록금 투쟁을 집요하게 방해하고 탄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촉구하려고 했을 뿐인데 말입니다.

 

우리는 대통령께 말하고 싶습니다.

 

"두려우면, 지는 거다."

 

계속해서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배우 김여진씨의 "왜 반값 등록금을 안 지키는 거죠? 그러면 우리가 반값만 내버리죠. 뭐, 나머지는 정권이 내게 하자고요"라는 말처럼 우리가 먼저 '반값'만 낼 수밖에 없습니다. 반값 등록금 공약 불이행은  '국민들의 처절하고도 철저한 심판'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대통령님, 어서 약속을 지키세요!! 때론 지켜서는 안 될 약속도 있을 수 있고, 지키지 못할 약속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 약속만큼은 지킬 수도 있고, 반드시 지켜야 해요.


태그:#반값등록금, #김여진, #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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