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과 대전의 K리그1 1라운드 경기 장면

전북과 대전의 K리그1 1라운드 경기 장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우승후보에 어울리지 않는 경기력이었다. 전북현대모터스가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며, 13년 연속 개막전 무패를 이어간 것에 만족해야 했다.

전북은 1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라운드 홈 경기에서 대전과 1-1로 비겼다.

승점 1을 얻는 데 그친 전북은 2012년부터 이어온 개막전 무패 기록을 13경기(10승 3무)로 늘렸다. 

전북, 대전과의 중원 싸움에서 열세

전북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티이고-이규동이 투톱에 서고, 문선민-이영재-박진섭-한교원이 허리를 맡았다. 백포 라인은 김진수-홍정호-정태욱-김태환, 골문은 김정훈이 지켰다. 

대전은 3-5-2로 응수했다. 레안드로-구텍이 전방에 포진하고 중원은 김준범-이순민-김한서가 배치됐다. 좌우 윙백은 박진성, 강윤성이 책임졌으며 센터백 3명은 이정택-홍정운-아론, 골키퍼 장갑은 이준서가 꼈다. 

원정팀 대전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전주성을 고요하게 만들었다. 박진성의 얼리 크로스가 박스 안으로 투입됐고, 김준범의 발을 거쳐 구텍에게 향했다. 구텍은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후 전북은 점유율을 높이며 공 소유 시간을 느렸지만 효율성이 없었다. 후방에서의 빌드업 체계가 확실하지 못했다. 패스 타이밍은 늦었고 측면에 의존하는 공격 형태였다. 무엇보다 좌우 윙어들이 높게 올라간 탓에 중원에서 숫자 싸움이 되지않았다. 박진섭이 많은 공간을 혼자서 커버해야했다. 

반면 대진은 조직적인 압박과 공간 배분으로 전북의 전진 패스를 적절하게 끊어냈다. 특히 이순민이 미드필드에서 뛰어난 장악력을 선보였다. 

전북은 전반 35분 22세 이하 자원 이규동 대신 송민규를 넣으며 변화를 꾀했다. 전반 3분 이영재의 프리킥이 골문을 살짝 벗어난 장면을 제외하면 전북의 위협적인 기회는 없다시피했다.

전반 45분 김진수의 슈팅이 대전 수비를 맞고 굴절됐고, 추가 시간에는 문선민도 득점 기회를 놓쳤다. 전반은 대전의 1-0 리드로 종료됐다.

'조커' 안현범, 극적인 동점골로 패배에서 팀 구하다 

1골의 여유가 있는 대전은 후반 11분 김한서, 김준범을 빼고 임덕근, 이현식을 투입하며 중원을 새롭게 구성했다. 전북은 후반 13분 센터백 홍정호의 부상으로 중앙 미드필더 이수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박진섭이 센터백으로 내려가 정태욱과 호흡을 맞췄다.

전북은 대전을 강하게 몰아쳤다. 후반 21분 왼쪽에서 문선민이 내주고, 이영재가 접어 놓으며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이준서 골키퍼 품에 안겼다.

대전은 후반 24분 레안드로를 빼고 속도가 뛰어난 김인균을 투입하며 추가골을 노렸다. 전북은 마지막 승부수로 후반 34분 한교원, 이영재 대신 이동준, 안현범을 내세워 측면의 스피드를 강화했다.

결과적으로 페트레스쿠 감독의 용병술이 통했다. 후반 40분 송민규가 왼쪽에서 넣어준 패스를 안현범이 오른발 터닝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다. 

대전과 전북은 승리를 위해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투지를 불살랐다. 그러나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는 무승부로 종료됐다.

명예회복 노리는 전북, 하지만 개막전서 불안감 노출

전북은 지난 시즌 K리그 최고 명가의 자존심을 한껏 구겼다. 김상식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중도하차하고, 루마니아 출신의 단 페트레스쿠 감독을 선임하며 새롭게 탈바꿈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챙기지 못하며 최종순위를 4위로 마감했다. 승강제 도입(2013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무엇보다 FA컵 결승에서는 포항에마저 패하며 10년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감하고 말았다. 

울산에게 2연속 우승을 내준 전북으로선 올해야 말로 타이틀을 되찾고 부활의 시즌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이에 전북은 올 겨울 적극적인 지원으로 전 포지션에 걸쳐 영입을 단행했다. 2년 차에 접어든 페트레스쿠 감독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전북은 지난 시즌 대전과의 상대전적에서 2무 1패로 열세를 보인 바 있다. 올 시즌이라면 다른 결과를 만들었어야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다소 실망스러웠다. 자신들보다 약체인 대전을 상대로 크게 고전했다. 미드필드 공수에서 이순민의 활발한 움직임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허리 장악 실패로 인해 공격의 방향성을 잃은 모습이었다. 

패배를 눈앞에 뒀으나 후반 40분 안현범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로 마감했다. 전주성을 찾은 24,758명의 많은 관중에게 승점 1은 결코 만족감을 줄 수 없는 결과였다. K리그 정상급 스쿼드를 갖춘 전북으로선 개막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반면 대전은 지난 시즌 승격한 첫 해 시원한 공격 축구로 안정적인 잔류에 성공한 것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이민성 감독은 백스리 전술과 중원에 이순민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압박 축구와 빠른 공수 전환을 통해 강호 전북을 괴롭혔다. 아쉽게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희망을 본 개막전이었다. 

하나은행 K리그1 2024 1라운드
(전주월드컵경기장, 전주 - 2024년 3월 1일)
전북 현대 1 - 안현범 85'
대전 하나시티즌 1 - 구텍 10'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전북 대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