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은 사제들>, <사바하> 등 장재현 감독은 거의 외길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오컬트 장르에 천착해왔다. 17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연 <파묘> 또한 크게 보면 무속신앙과 각종 신비주의적 요소가 담긴 오컬트물이라 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 장재현 감독을 비롯,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등 출연 배우들이 선택 이유를 밝혔다.
 
  배우 최민식(왼쪽부터), 김고은, 유해진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영화 '파묘'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최민식(왼쪽부터), 김고은, 유해진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영화 '파묘'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파묘>는 큰 돈을 받은 뒤 마을 내 한 무덤을 이장한 풍수사와 그 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이한 일을 다룬다. 배우 최민식이 40년 경력의 풍수사 상덕을 연기했고, 김고은이 이장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을, 유해진은 장의사 영근을 맡았다.
 
최민식이 맡은 상덕은 무엇보다 돈을 최고로 여기며 살아온 인물이다. 이를 속물근성으로 표현한 최민식은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상덕이 땅을 대하는 태도나 나름의 가치관이 명확해 보였다"며 "돈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지만 땅의 가치와 고귀함을 지키려하는 점이 와 닿았다"고 말했다.
 
 배우 최민식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영화 '파묘'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배우 최민식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영화 '파묘'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간 숱한 장르 영화를 해왔고, 거친 액션 또한 경험한 최민식이지만 정작 공포물이나 오컬트물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이날 현장서 밝혔다. 실제로 <파묘>는 그의 연기 인생 35년 만에 처음 도전하는 오컬트 장르다. 최민식은 "장재현 감독의 전작을 잘 봤다.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인 소재를 영화적으로 조각하는 과정이 좋아보였다"며 나름의 신뢰를 드러냈다.
 
김고은 또한 속을 알 수 없는 무당이었기에 캐릭터나 장르적 특징을 강하게 표현해야 했다. "전문직이라 행동이나 각종 의식의 과정이 어설퍼 보이면 안된다는 강박이 있었다"며 "젊은 나이에 인정받은 무당이기에 그런 전문성을 잘 표현하려 했다"고 주안점을 강조했다.
 
김고은의 출연 성사엔 동료 배우 박정민의 공로가 있었다. 장재현 감독의 전작 <사바하>에 출연한 박정민이 직접 <파묘>의 대본을 김고은에게 전달한 것이다. 김고은은 "<유미의 세포>라는 작품을 하고 있을 때 <파묘> 대본을 봐달라고 전화가 왔다. 장재현 감독님이 절 너무 원하는데 거절할까 싶어 미리 얘길 하는 거라더라"며 일화를 전했다.
 
이에 장재현 감독은 "<사바하> 시사회 뒷풀이 때 김고은씨를 처음 봤고 멀리서 지켜봤는데 그 이미지로 시나리오를 써 간 게 있다"며 "기독교인으로 알고 있는데 무당 역할을 주고 싶어서 잘 접근해보기 위해 박정민 배우에게 고기를 사주며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장의사 역의 유해진은 직접 유해 수습 과정을 배운 사연을 언급했다. "최고 장의사처럼 보여야 했기에 국내 최고 장의사를 찾아가 많이 배웠다"며 그는 "(최민식) 선배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설정이라 낯설게 느껴지지 않아야 했는데 걱정 없었다"고 말했다. 최민식이 "<봉오동 전투>라는 작품 때부터 왜군들과 함께 싸웠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인연이 있다"고 화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무당 화림의 제자 봉길을 연기한 이도헌은 군 복무 중이라 제작보고회엔 불참했다. 영상으로 인사를 전했다. 이도헌은 "실력과 외모까지 갖춘 'MZ 무속인'"이라 역할을 소개하며 개봉에 대한 기대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한편 <파묘>는 오는 2월 중 개봉 예정이다.  
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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