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을 노리는 T1

오는 19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을 노리는 T1 ⓒ LoL Esports Twitter

 
"가장 예쁜 꽃이 피기 위해서는 바로 피는 것보다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피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 '오너' 문현준


2023 LCK 서머 정규시즌이 막 끝난 8월, T1이 이번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해 우승을 눈앞에 둘 것이라고 말한다면 누구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당장 월드 챔피언십 진출도 불확실한 팀이 우승을 논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었다.
 
그러나 3달이 지난 지금 T1은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해 당당히 고척돔 무대에 올랐다. 올 한해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T1은 이제 그 어떤 꽃보다도 향이 진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려 한다.
 
다사다난했던 2023년의 T1, 흔들릴지언정 가라앉지 않았다
 
2022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눈물을 삼킨 T1은 주전 로스터를 그대로 보존하고 2023년을 맞이했다. 당연히 스프링 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고, 예상대로 여유롭게 결승에 진출했다.
 
T1의 결승 상대는 젠지였다. 기본 체급이나 경기력, 상대 전적 모두 T1을 향해 웃어줬고, 대다수가 T1의 우승을 예상하였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젠지에 일격을 맞으며 충격적인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진출한 MSI에서도 LPL의 JDG와 BLG에게 연달아 패배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더 큰 문제는 서머 시즌에 일어났다. 정규시즌이 시작하고 무난히 상위권을 질주하던 T1은 서머 1라운드 막바지에 '페이커' 이상혁이 손목 부상으로 이탈하자 급격히 흔들렸다. '페이커'의 존재감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결국 T1은 '페이커'가 없던 기간에 1승 7패라는 최악의 슬럼프를 겪었다.
 
이대로라면 월드 챔피언십 진출도 장담하기 어려웠으나 2라운드 막바지에 '페이커'가 복귀하며 T1은 다시 궤도에 올랐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정규시즌 1위 KT를 연달아 잡으며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함과 동시에 월드 챔피언십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나 결승에서 젠지를 상대로 다시 패배하며 준우승을 추가했다. 그렇게 T1은 22 스프링 전승 우승 이후 22 MSI - 22 서머- 22 월드 챔피언십 - 23 스프링 - 23 서머에서 5번의 준우승을 기록했다. 그 어느 팀이라도 정신적 충격이 클 상황이었다. 그러나 T1은 여기서 가라앉지 않았다.
 
어렵게 진출한 월드 챔피언십, '국제전의 T1'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회를 진행할 수록 T1은 전성기의 강력함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MSI에서 T1에 패배를 안긴 BLG를 2대0으로 제압하며 기분 좋게 8강에 올랐다. 그런데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갔다.
 
8강에서 젠지와 KT가 모두 패배하며 T1은 LCK 최후의 생존자가 되었다. 4강에 이미 LPL 세 팀이 진출했고 T1의 8강 상대는 LPL의 LNG였다. 자칫 잘못하면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 챔피언십에서 LPL 4팀이 4강을 치르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었다. LCK 팬들의 모든 희망이 T1에 모이기 시작했다.
 
T1의 드라마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본인들이 가지고 있던 'LPL 킬러'의 본능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T1은 8강에서 LNG를 3대0으로 제압하더니 4강에서 그랜드 슬램에 도전하던 JDG를 3대1로 잡으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밴픽, 라인전, 한타, 운영까지 모두 완벽한 경기였다. 그리고 이제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리기까지 단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T1의 정글러 '오너' 문현준은 이번 대회 중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가장 예쁜 꽃이 피기 위해서는 바로 피는 것보다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피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올해 T1의 행보를 그대로 보여주는 말이다. 이번에 T1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작년의 DRX 못지않은 감동과 희망을 줄 것이다. 그리고 T1 역사상 가장 짜릿하고 감동적인 역대급 우승으로 남을 것이다.
 
콘크리트 위에도 꽃이 피듯 T1은 역경을 딛고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 올랐다. T1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보여준 노력과 열정이라면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결승전에서 T1이 만개시킬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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