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류현진 ⓒ AFP/연합뉴스

 
올 시즌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는 류현진이 3연승 사냥에 나선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27일(한국 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리는 2023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지난 8일 클리블랜드전을 시작으로 최근 3번의 등판에서 14이닝 연속 무자책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류현진은 190일 만에 다시 만나는 클리블랜드를 제물로 시즌 3승과 4경기 연속 호투에 도전한다.

토론토는 24일과 25일 팀의 원투펀치인 케빈 가우스먼과 호세 베리오스를 투입하고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각각 0-7, 3-5로 패하며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순위가 4위로 밀려났다. 토론토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다시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클리블랜드와 워싱턴 내셔널스를 상대하는 안방 6연전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팀 내에서 가장 좋은 투구내용을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의 호투가 필요한 것은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다. 

야수들의 든든한 득점지원과 불안한 수비

지난 2010년 34경기에서 249.2이닝을 던지며 232개의 탈삼진과 함께 2.27의 평균자책점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타선의 빈약한 지원으로 13승 12패에 그치고 말았다.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 역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2018년 1.70의 평균자책점과 269개의 탈삼진에도 10승 9패에 그친 적이 있다. 이처럼 야구는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도 혼자만의 힘으로는 결코 승리를 따낼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보면 류현진은 연승을 기록한 최근 2경기에서 시원한 득점지원을 받으며 비교적 손쉽게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지난 14일 컵스와의 홈경기에서는 1회 2점을 먼저 내줬지만 2회말 공격에서 타선이 대거 5점을 올리는 '빅이닝'을 만들며 가볍게 역전에 성공했고 4회에도 3점을 추가하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현진은 든든한 득점지원 속에 5이닝 동안 86개의 공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었다.

21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도 타자들에게 유리하기로 악명이 높은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토론토의 타선이 폭발했다. 1회 선취점을 뽑은 토론토는 2회 4득점, 4회 4득점으로 이날 부상 복귀전을 치른 신시내티의 강속구 유망주 헌터 그린을 두들겼다. 5회까지 부상 복귀 후 가장 많은 7개의 삼진을 잡아낸 류현진은 이번에도 7점의 여유 있는 리드 속에서 6회 시작과 함께 마운드를 두 번째 투수 헤네시스 카브레라에게 넘기고 투구를 마쳤다.

토론토 야수들은 든든한 득점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수비에서는 불안함을 노출하기도 했다. 토론토는 14일 컵스전에서 1루수 브랜든 벨트가 땅볼 타구를 뒤로 흘리는 실책을 저지르며 선취 2점을 헌납했다. 토론토는 21일 신시내티전에서도 3번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던 3루수 맷 채프먼이 2루로 던진 공이 우중간으로 빠지면서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충분한 득점지원을 받지 못했다면 상당히 아찔한 상황이 될 수도 있었던 실책이었다.

19일 전 '4이닝 노히트 기억'을 되살려라

클리블랜드는 올 시즌 미네스타 트윈스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에 올라있지만 60승 68패의 성적으로 사실상 가을야구 경쟁에서는 멀어진 상태다. 특히 올해 아메리칸리그 15개 구단 중에서 팀 득점 13위(512점), 팀 홈런 부문에서는 최하위(93개)에 머물러 있을 정도로 타격이 약한 팀이다. 물론 2017년부터 작년까지 6년 동안 173홈런 546타점을 기록한 클리블랜드의 간판타자 호세 라미레즈의 장타는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시즌 5번째 등판에서 3연승을 노리는 류현진과 맞대결을 벌일 클리블랜드의 선발투수는 1998년생 만24세의 루키 로간 앨런. 지난 4월 24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선발 등판하며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 앨런은 올 시즌 19경기를 모두 선발로 등판해 6승 6패 ERA 3.31로 상당히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까다로운 투수임에 분명하지만 뛰어난 장타력을 지닌 우타자를 많이 보유한 토론토 타선이라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투수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지난 8일 클리블랜드를 원정에서 상대해 무릎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4이닝 동안 무피안타 1볼넷 2탈삼진으로 클리블랜드 타선을 꽁꽁 묶었던 적이 있다. 장소를 안방으로 옮긴 만큼 이번에도 지난 등판의 좋았던 기억을 되살려 마운드에서 노련한 투구를 이어간다면 류현진의 승리확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류현진이 27일 클리블랜드전에서 승리를 따내면 2021년 5월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3경기 연속 승리를 기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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