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출국 앞두고 '학폭 사건' 재차 사과하는 이다영 프랑스 프로배구에 진출한 세터 이다영이 5일 오전 출국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학교 폭력' 가해 사실에 다시 한번 팬들에게 사과하고, 쌍둥이 언니인 이재영은 학폭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프랑스 출국 앞두고 '학폭 사건' 재차 사과하는 이다영 프랑스 프로배구에 진출한 세터 이다영이 5일 오전 출국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학교 폭력' 가해 사실에 다시 한번 팬들에게 사과하고, 쌍둥이 언니인 이재영은 학폭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과거 흥국생명과 배구대표팀에서 함께 활동했던 이다영과 김연경의 '불화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다영-이재영 쌍둥이 자매는 최근 언론 인터뷰와 개인 SNS를 통하여 김연경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이다영은 지난 8월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소속팀인 프랑스리그 볼레로 르 까네에 합류하기 위하여 출국을 앞두고 학폭 논란에 대한 기자회견을 자처했고, 여기서 김연경과의 관계도 언급한 바 있다.
 
이다영은 자신이 김연경에게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그 선수'에게 물어보고 싶다. 왜 그렇게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했는지. 다들 내가 그 선수에게 피해를 가했다고 생각을 하는데 같은 팀에 있으면서 7개월 동안 한 번도 내 볼을 때리지 않았다. 서로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재영 인터뷰와 이다영의 SNS 게시물 공개

이어 지난 18일에는 배구 매체 <더스파이크>를 통하여 쌍둥이 자매 이재영의 인터뷰를 공개했는데, 과거 김연경과 이다영 사이에 있었던 불화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어있다. 기사에서 이재영은 "김연경이 팀에 오고부터 팀워크에 문제가 생겼다. 김연경은 이다영이 말 걸면 무시하고 나쁜 표정으로 째려보는데 이다영은 눈치만 봤다. 견디다 못한 이다영이 '내게 문제가 있으면 말해달라. 내가 잘하겠다'고 사정을 했는데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이다영만 혼자 지옥 같은 상황을 견뎌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같은날 이다영은 자신의 SNS에 "이재영 선수의 해당 인터뷰 기사가 15분여 만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삭제됐다"고 주장하며 "진실을 알리고자 기사 내용을 올린다. 기사 내용 중 언급된 내용의 증거 사진도 첨부했다. 앞으로 증거를 더 풀겠다"고 밝혔다.
 
이다영이 언급한 증거는 과거 자신과 김연경이 주고받은 것이라고 주장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의 캡처본이었다. 여기서 이다영은 상대방에게 "늦은 시간에 이런 연락 보내 정말 죄송하다. 제가 이렇게 연락 보내는 것도 싫겠지만 저 진짜 너무 힘들다. 하루하루 연습할 때마다 무서웠고 겁났다. 언니가 무시하고 싫어하는 거. 시합할 때나 연습할 때나 다들 다 아는데 너무 힘들었다. 제가 언니 불편하지 않게 거슬리지 않게 하려고 한다. 더 조심하겠다. 그러니까 언니도 조금이라도 싫어하는 마음 푸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해당 메시지에서 김연경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그냥 내가 그렇게 해서 힘들고 무섭고 해도 참아. 나도 너 싫고 불편해도 참고 있으니까"라고 냉랭하게 답하고 있다.
 
이재영은 인터뷰에서 "이다영이 김연경이 보낸 그 문자를 보고 펑펑 울었다. 김연경은 끝내 '문제가 있다'면서도 이유는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다영이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다영은 2021년 2월초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이틀 만에 간신히 깨어났으며 이는 당시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다.
 
한편 이다영은 자신을 비판하는 일부 누리꾼들과도 SNS를 통하여 설전을 벌였다. 19일 이다영은 이번엔 누리꾼들과 나눈 대화 캡처본을 공개했다.
 
일부 누리꾼들이 DM을 통하여 과거 학폭논란을 거론하며 김연경을 끌어들이는 것을 비난하자, 이다영은 물러서지 않고 "제가 단지 김연경 선수가 시합 도중에 욕해서 폭로한 걸로 몰아가시는데, 저는 사적인 관계로 인해 받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잘 지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응수했다. 여기서 이다영이 언급한 '사적 관계'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분명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이어 이다영은 "진짜 불화의 시작이 뭐였을까? 김연경의 팬인 것 같은데 그는 예전부터 욕을 입에 달고 살았다. 왕따는 기본이고 대표팀에서도 애들 앞에서 술집 여성 취급하고 '싸 보인다, 나가요 나가', '강남 가서 몸 대주고 와라'라고 하는 등 애들 앞에서 얼마나 욕하고 힘들게 했는데"라고 구체적인 폭언의 내용까지 폭로했다.
 
덧붙여 이다영은 "헤어졌다는 이유로 힘들었다. 나를 투명인간 취급했다. 아예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다. 연습할 때 시합할 때 얼굴 보고 얼마나 욕을 했는데"라고 분노를 드러내며 "무리 지어서 나중엔 볼 못 올린다고 다 네트 잡고 욕하고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연락하고 부탁하고 면담까지 했지만 다 무시했다. 내가 철없을 때 한 잘못(학폭)은 정말 사과하고 싶고, 그 친구들한테 무릎이라도 꿇고 싶다. 하지만 김연경 선수 얘기는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내내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
 
김연경 측 어떤 대응에 나설까
 
질문에 답하는 김연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한국 후보를 뽑는 1차 관문인 대한체육회 평가위원회 비공개 면접이 1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배구 김연경이 면접장으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질문에 답하는 김연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한국 후보를 뽑는 1차 관문인 대한체육회 평가위원회 비공개 면접이 1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배구 김연경이 면접장으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이다영 자매의 폭로전에 그동안 침묵하던 김연경 측도 대응에 나섰다. 김연경의 매니지먼트사인 LIANAT(라이언앳)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모 매체 기사를 포함, 김연경 선수에 대해 악의적으로 작성되어 배포된 보도자료 및 유튜버에 대해 강경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소속사는 "관련 기사의 후속조치가 이루어 지지 않는 한 해당 매체가 포함된 어떠한 인터뷰도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며, 지속적으로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배포하는 유튜버와 악성댓글은 법적 강경대응한다. 어떤 경우에도 선처 및 합의는 없다"고 선언했다.
 
이다영-이재영 자매는 한때 여자배구의 간판스타로 통했지만, 지난 2021년 2월 팀 내 불화설에 이어 학창 시절 폭력 논란이 터지며 한국 배구계에서 퇴출당했다. 쌍둥이 자매가 학창시절 수시로 동료와 후배들에게 언어·신체적 폭력·금품 갈취 등을 저질렀고, 심지어 흉기로 위협하기까지 했다는 구체적인 경험담이 올라오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두 자매는 국내에서 활동할 길이 막히자 해외 국제배구연맹(FIVB)에 호소하여 이적동의서를 발급받으며 해외무대에서 선수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다영과 김연경의 갈등은 학폭 논란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도화선이 된 사건이기도 하다. 김연경이 2020년 해외무대에서 뛰다가 흥국생명을 통하여 국내에 복귀하면서 쌍둥이 자매와 한솥밥을 먹게 된 이후, 양측의 불화설이 계속해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다영은 2021년 V리그 시즌 중, 돌연 자신의 SNS에 '모 선배 선수'를 저격하며 '다 터뜨릴꼬얌'이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당시 실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그 대상을 김연경으로 추측했다.
 
이다영은 선배 선수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며 추가 폭로까지 예고했으나,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오히려 이다영의 학폭논란이 터지며 김연경과의 불화설은 다소 묻혔다. 정작 김연경은 이 사건에 대하여 단 한 번도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한편 이재영은 인터뷰에서 "이 사건(이다영의 SNS를 통한 김연경 저격) 이후 며칠 되지 않아 학교폭력 폭로가 등장한 것은 공교롭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타이밍"이라고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팬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사안이 중대하고 그 폭로의 내용이 구체적인 만큼, 양측의 진실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다영의 폭로가 계속되고 있고 김연경 측도 강경대응을 선언하면서 돌이킬 수 없게 된 양측의 갈등은 결국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졌다. 그동안 이다영 측의 폭로에 침묵해왔던 김연경이 어떤 식으로 입장을 표명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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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 이재영 김연경 학폭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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