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전쟁활동> 포스터

<방과 후 전쟁활동> 포스터 ⓒ TVING

 
세상 모든 재미를 다 놓치는 수험생활에 '괴생명체'가 등장했다. 전 세계가 하늘을 떠다니는 구체형 생명체에 발칵 뒤집혔지만, 고3은 예외다. 공부에만 집중하라는 어른들의 말을 충실히 따랐는데 국방부에서 갑자기 지침을 발표했다. 무려 수시를 없애고 수능 앞둔 고3에게 국가 총동원령을 내린다는 것.

게다가 군사 훈련에 제대로 참여한 학생에게만 수능 가산점을 준다고? '수능' 소리에 너나 할 거 없이 학생들이 손에 총을 쥐었다. 툴툴거리면서 총을 만지던 그때, 하늘에서 떨어진 괴생명체가 갑자기 친구를 집어삼켰다.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놀았던 친구가 오늘은 싸늘한 시체가 되다니, '별일 아니니 수능 생각만 하라'는 어른들의 말을 믿어도 될까.
 
학생들이 총을 겨누는 '드라마들'
 
 <방과 후 전쟁활동> 스틸컷

<방과 후 전쟁활동> 스틸컷 ⓒ TVING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은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아이들의 이야기다. 앳된 얼굴의 아이들이 교복이 아닌 군복을 입고 피를 뒤집어쓴 모습은 낯설기만 하다. 현실에선 '전투'와 '학생'의 조합을 상상할 수 없지만, 의외로 드라마에서는 익숙한 소재다.

일본 영화이자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배틀로얄>이 대표적이다. 등교를 거부하는 불량 학생들이 증가하고 학생 범죄가 급증하자 정부는 이른바 'BR법'을 제정한다. 'BR법'은 무작위로 전국에서 중학교 3학년 중 한 학급을 뽑아 전투 무기와 함께 섬에 가둔다. 주어진 제한 시간 내 허락되는 생존자는 단 1명, 그 한 명이 되기 위해 아이들은 함께 웃고 장난치던 서로를 무참히 죽인다.

아이들을 훈육하겠다는 명목하에 생존 게임을 벌인 <배틀로얄>은 어딘가 찝찝하다. 하지만, <방과 후 전쟁활동>은 다르다. 고3에게 군사 훈련을 강행하는 목적은 오직 하나, '생존'이다. 어른들이 도와줄 수 없는 전시 상황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어른들은 수능 가산점을 빌미로 아이들에게 군사 훈련을 시킨다. 세상 밖이 전쟁 통인 줄도 모르고 훈련 중 해맑기만 한 아이들에 어른들의 표정은 어두워져 간다.
 
아이들은 살아남을 수 있도록 포복 훈련부터 소총 사용법, 사격 훈련까지 <진짜 사나이>에서 보던 걸 직접 한다. 힘들어 죽겠다, 언제 집에 보내주냐는 투정이 하나둘 쌓일 때 아이들은 진실과 마주한다. 군사훈련의 목적은 결코 아이들의 생존이 아니었다. 이기적인 어른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아이들에게 총을 내밀었던 것이다.
 
총이 부족하니 학생을 데려오겠다는 잔인한 발상
 
 <방과 후 전쟁활동> 스틸컷

<방과 후 전쟁활동> 스틸컷 ⓒ TVING

 
실제 학생 훈련 목표는 '괴생명체' 제거다. 괴생명체는 DU탄으로 쏴야만 죽는데 DU탄 수도 적고 공격할 소총도 부족하니 아이를 소집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 중에서도 수능이 약점인 '고3'이 제격이라는 판단에 수험생들은 보충병으로 전쟁터에 끌려왔다. 그리고 군사훈련의 실체를 마주할수록 아이들은 해맑음을 잃어간다.
 
갑자기 떨어진 괴생명체가 친구를 집어삼키고 담임 선생님까지 앗아갔다. 길거리로 나섰지만, 이미 떠난 이들의 흔적과 잔인하게 죽은 시체들만 쌓여 있다. 자신들도 꼼짝없이 죽게 될 거란 걸 깨닫자 다 함께 반항하고 도망도 쳐보지만, 모두 무용지물일 뿐. 결국 아이들은 직접 총을 들고 전쟁터로 나섰다. 이기적인 어른도, 무정한 국가도 아닌 오직 자기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동안의 군사훈련이 빛을 발하듯 아이들은 차분히 괴생명체를 조준하고 친구들을 지킨다. 침착하게 편을 나눠 공격 작전을 준비하고 아픈 친구라도 버리지 않고 열외 없이 모두 안전한 곳으로 향한다. 그 누구도 너희를 지키지 않는다는 어른들의 잔인한 말과 달리, 아이들은 서로에게 '괜찮아?'라고 묻는다. 모든 게 피로 물드는 세상에서 아이들만이 오직 사람다움을 잃지 않는다.
 
우리가 순진한 거냐? 어른들이 나쁜 거지
 
 <방과 후 전쟁활동> 포스터

<방과 후 전쟁활동> 포스터 ⓒ TVING

 
그러나 괴생명체의 숫자가 줄어들지 않고 전시 상황이 길어질수록 아이들도 변해간다. 친구가 죽었는데 수능 생각에 문제집을 꺼내고 혼자 살겠다며 남은 식량을 들고 도망친다. 게다가 작전 중에 발견된 생존자 학생은 자신이 친구를 지키지 못 했다며 죄책감에 소총을 들고 자살 시도까지 한다. 그들을 지키던 든든한 소대장마저 작전 중에 사망하자 아이들은 좌절에 빠진다.
 
학급 분위기는 날카롭고 더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안전하게 대피소에 있을 거란 확신마저 사라진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전쟁터다. 그리고 <방과 후 전쟁활동> 1부가 막을 내렸다. "우리는 왜 우리 마음 대로 하면 안 되는데요?", 더 이상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잔혹한 현실과 끔찍한 괴생명체를 마주한 아이들이 2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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