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한국전력 선수들이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프로배구 한국전력 선수들이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봄 배구' 불씨를 살렸다.

권영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전력은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6라운드 현대캐피탈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1 25-20 25-22)으로 이겼다.

최근 2연패의 수렁에 빠졌던 4위 한국전력은 오랜만의 '셧아웃' 승리를 거두면서 부진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2위 현대캐피탈이라는 '대어'를 잡고 승점 3점을 획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반면에 1위 대한항공을 추격하느라 갈길 바쁜 현대캐피탈은 치명적인 2연패를 당하면서 정규리그 우승과 더 멀어졌다.

한국전력, 절실함이 만든 집중력의 차이 

두 팀은 1세트부터 집중력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한국전력은 끈질긴 디그로 공을 살려내고 득점으로 연결한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실수가 잦았다.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이 이례적으로 경기 시작부터 선수들을 불러 모아 질책했으나, 큰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현대캐피탈은 전광인이 블로킹 과정에서 발목이 꺾이는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까지 겹쳤고, 한국전력은 임성진이 이끄는 안정된 공격력으로 착실하게 점수를 쌓으면서 예상보다 훨씬 여유있게 1세트를 따냈다.

기세가 오른 한국전력은 2세트에서도 현대캐피탈을 압박했다. 1세트에서 단 2득점으로 부진했던 외국인 공격수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까지 살아나면서 세트 내내 큰 위기 없이 리드를 이어 나갔다. 

반면에 전광인의 부상으로 삼각 편대의 한 축이 무너진 현대캐피탈은 박상하를 활용한 속공으로 빈 득점력을 메워보려고 했으나, 경기를 뒤집을 만큼의 파괴력은 없었다.

3세트는 쉽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 오레올 까메호의 3연속 서브 에이스가 터지면서 리드를 내줬다. 그러나 서재덕이 해결사로 나섰다. 세트 막판 호쾌한 오픈 공격과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며 역전을 이끌었고, 한국전력은 3세트마저 따내면서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패배도 아쉬웠지만, 봄 배구를 앞두고 전광인이 큰 부상으로 확인된다면 1패 이상의 손실을 떠안게 된다. 

'어게인 2022' 꿈꾸는 한국전력 
 
 프로배구 한국전력 임성진이 서브를 넣고 있다

프로배구 한국전력 임성진이 서브를 넣고 있다 ⓒ KOVO

 
한국전력은 타이스와 서재덕이 각각 16점, 14점씩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으나 9점을 올린 임성진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한국전력으로서는 최근 득점력이 저조했던 임성진이 오랜만에 제 몫을 다한 것이 승리만큼 큰 소득이다. 

이로써 한국전력은 3위 우리카드와의 격차를 다시 승점 3점 차로 좁히면서 포스트시즌을 향한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V리그 포스트시즌은 1위가 챔피언 결정전, 2~3위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그러나 4위도 희망은 있다. 만약 3위와 4위 간 승점 차가 3점 이내로 끝날 경우에는 두 팀이 단판제로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에도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정규리그 최종전까지 치열한 추격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 한국전력은 최종전 승리로 3위 우리카드와 승점 3점 차를 만들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아직 2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3위로 올라서는 것도 가능하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같은 도전을 하고 있는 한국전력이 과연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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