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점하는 김광현 6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오릭스와의 연습경기. 한국 김광현이 2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오릭스 노구치에게 안타를 맞고 실점하자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실점하는 김광현 6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오릭스와의 연습경기. 한국 김광현이 2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오릭스 노구치에게 안타를 맞고 실점하자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연합뉴스

 
결과도 결과이지만 과정이 더 아쉬웠다. 야구대표팀이 첫 공식 평가전에서 많은 과제를 남겼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6일 오후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교세라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평가전 1차전에서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에 2-4로 패배했다.

한국은 토미 현수 에드먼(2루수)-김하성(3루수)-이정후(중견수)-김현수(좌익수)-박병호(1루수)-강백호(지명타자)-양의지(포수)-나성범(우익수)-오지환(유격수)로 라인업을 꾸렸다. 최정이 나오지 못한 것을 제외하면 '완전체'였다. 선발투수는 소형준이었다.

지난해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오릭스는 노구치 토모야(유격수)-아다치 료이치(2루수)-스기사와 류(중견수)-톤구 유마(1루수)-나이토 호(지명타자)-키타 료토(우익수)-와카츠키 켄야(포수)-이케다 료마(좌익수)-야마아시 타츠야(3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베스트 라인업은 아니었다.

8이닝 동안 답답했던 대표팀, 너무 늦게 터졌다

한국은 1회초 2명의 주자가 루상에 나갔다. 1사에서 김하성의 안타 이후 이정후가 1루 땅볼을 쳤지만 김현수의 안타로 2사 1, 2루의 기회를 마련했다. 그러나 박병호가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선취점을 뽑는 데 실패했다.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1회말 선두타자 노구치 도모야에게 안타를 허용한 소형준은 두 타자 연속 땅볼로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4번타자 돈구 유마가 가운데로 몰린 소형준의 커브를 놓치지 않고 왼쪽 담장을 직격하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도루 허용 이후 2사 2루에서 투수 땅볼로 1회말을 매듭지으며 한숨을 돌렸다.

수비도 도와주지 않았다. 소형준이 선두타자 키타 료토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1사 2루서 이케다 료마의 땅볼 타구를 포구하지 못한 오지환의 수비로 1사 1, 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에 야마아시 타츠야의 땅볼 타구를 잡았다가 떨어뜨린 오지환이 또 실수를 범했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일본이 한 점을 더 추가했다. 결국 이강철 감독은 김광현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뒤이어 올라온 김광현이 노구치 토모야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스코어는 0-3이 됐다. 그나마 타자주자가 2루에서 아웃됐고 후속타자 아다치 료이치의 타구를 2루수 에드먼이 깔끔하게 처리, 추가 실점은 없었다.

대표팀은 4회초 양의지, 5회초 김하성이 병살타로 물러난 것이 뼈아팠다. 특히 5회초에는 오지환의 2루타, 에드먼의 야수선택 출루로 1사 1, 3루를 만들었지만 김하성의 병살타로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오히려 6회말 한 점을 더 헌납하며 두 팀의 격차가 4점 차까지 벌어졌다.

대표팀은 9회초가 되어서야 침묵을 깼다. 선두타자 이정후의 우전 안타 이후 1사 1루서 교체 출전한 박해민의 중전 안타, 이정후가 3루로 가는 사이 타자주자 박해민도 2루로 향했다. 이어진 1사 2, 3루서 박건우의 중전 안타로 3루주자 이정후가 대표팀에게 첫 득점을 안겼다.

이지영의 우익수 플라이 때 3루주자 박해민이 득점을 기록, 대표팀이 한 점을 더 추가했다. 2사 1루서 최지훈의 내야안타 덕분에 동점주자까지 출루했지만 2사 1, 2루서 초구를 건드린 최정의 우익수 플라이로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타선이 차갑게 식었다... 수비에서의 균열도 곱씹어봐야
 
교체되는 고우석 6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오릭스와의 연습경기. 한국 고우석이 8회말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되고 있다.

▲ 교체되는 고우석 6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오릭스와의 연습경기. 한국 고우석이 8회말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되고 있다. ⓒ 연합뉴스

 
경기 초반에만 3점을 헌납한 것을 감안하면 구원투수로 등판한 선수들은 실점을 최소화했다. 선발투수 소형준(1⅓이닝)을 시작으로 김광현-곽빈-양현종-정철원-이용찬-고우석-김원중이 차례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다만 8회말 1사 3루에서 2구째 투구 이후 몸상태에 이상을 느낀 고우석이 교체된 점은 우려스럽다. 큰 부상이 아니라도 해도 100%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가 생긴다면 좋을 게 없다. 부상으로 중도하차하는 선수가 나와선 안 된다.

국내 팀들과의 평가전에서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던 타자들이 한꺼번에 침묵에 빠졌다. 게다가 1회초, 4회초, 5회초까지 경기 초중반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기회를 병살타로 날린 점은 곱씹어봐야 하는 장면이다.

평가전에서 안정감 있는 수비를 선보였던 오지환이 흔들린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6회말부터 유격수로 포지션을 옮긴 김하성도 한 차례 실책을 기록하는 등 유격수로 나선 선수들이 교세라돔 그라운드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대표팀의 리허설은 이제 한 번밖에 남지 않았다. 7일 오후 12시 교세라돔에서 한신 타이거스와 두 번째 공식 평가전을 치른다. 이전 대회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이날 경기서 타자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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