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리그에서 KIA 타이거즈의 목표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지난해 정규 시즌 5위로 가을야구에 턱걸이했던 KIA는 기대가 컸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kt 위즈에 완패하며 허망하게 1년 농사를 마쳤다. 스토브리그에서는 주전 포수 박동원이 FA 자격을 취득해 LG 트윈스로 이적해 KIA의 전력은 약화되고 말았다. 타선과 안방, 모두 손해라는 지적이다.

KIA는 박동원의 이탈을 외부 FA 영입으로 상쇄하지 않았다. 야수진에서 발생한 구멍은 마운드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다행히 KIA의 마운드는 지난해보다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내 좌완 투수들의 무게감만 놓고 보면 선발과 불펜을 합쳐 리그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O리그에는 좌타자가 매우 많아 양질의 좌완 투수를 다수 보유한 팀이 유리하기 마련이다. 

선발진에는 지난해 나란히 10승을 넘어서며 22승을 합작한 양현종과 이의리가 버티고 있다.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한 양현종은 12승 7패 평균자책점 3.85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677로 팀 내 최다승을 거뒀다. 외국인 투수들의 실망스러운 행보 속에서도 에이스 양현종이 30경기에 등판해 175.1이닝을 소화한 덕분에 KIA는 가을야구가 가능했다. 
   
프로 2년 차 시즌을 치렀던 이의리는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6 피OPS 0.690으로 첫 10승 돌파에 성공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할 때부터 '좌완 파이어볼러'로 각광받았던 이의리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2021년 145.4km/h에서 지난해 146.3km/h로 증가해 진화를 입증했다. 양현종과 이의리는 3월에 개최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동반 승선했다.

불펜에서는 2015년 입단한 좌완 이준영이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75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1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2.91 피OPS 0.676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KIA 불펜 필승조는 마무리 투수 정해영을 비롯해 장현식, 전상현 등 우완 정통파 투수 일색이었으나 이준영의 가세로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지난겨울 이준영의 부담을 나눠줄 천군만마가 가세했다. FA 박동원의 보상 선수로 LG에서 KIA로 이적한 좌완 불펜 김대유다. 김대유는 지난해 59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2.04 피OPS 0.688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다. 
   
지난해 LG는 김대유를 비롯해 진해수, 최성훈, 이우찬 등으로 리그 최강 좌완 불펜을 구축했다. 좌완 투수가 풍족해 모두를 20인 보호 선수 명단에 포함시킬 수 없었던 LG의 허를 KIA가 찌른 셈이다.

군 복무 이후 첫 풀타임 시즌을 맞이하는 좌완 김기훈의 괄목 성장도 기대된다. 김기훈은 지난해 상무에서 전역한 뒤 9월 말 KIA에 복귀해 5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04 피OPS 0.443으로 안정적이었다. 9이닝당 평균 볼넷 7.27로 제구가 불안했던 약점을 보완한다면 금상첨화다.

KIA는 애리조나 1군 스프링캠프에 올해 입단한 신인 중 유일하게 1라운드 지명자 좌완 윤영철을 포함시켰다. 팀 내에 롤 모델이 될 만한 좌완 투수가 많아 윤영철의 빠른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신구 조화까지 갖춘 '좌완 왕국'으로 탈바꿈한 KIA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상위권 도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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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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