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공은 좌측 담장 밖으로 16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3 대한민국 대표팀과 프로야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평가전. 3회말 WBC 대표팀 선두 타자 최정이 좌월 솔로 홈런을 친 뒤 1루로 달리고 있다.

▲ 최정, 공은 좌측 담장 밖으로 16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3 대한민국 대표팀과 프로야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평가전. 3회말 WBC 대표팀 선두 타자 최정이 좌월 솔로 홈런을 친 뒤 1루로 달리고 있다. ⓒ 연합뉴스

 
누가 뭐래도 리그 최고의 3루수 중 한 명으로 꼽히지만, 정작 국제대회에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앞둔 최정(SSG 랜더스)의 이야기다.

최정은 지난해 정규시즌 121경기에 출전해 414타수 110안타 타율 0.266 26홈런 87타점 OPS 0.891의 성적을 남겼다. 단기전에서도 빛났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21타수 10안타 타율 0.476 2홈런 9타점 OPS 1.402를 기록, 팀의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그는 골든글러브 3루수 부문까지 수상하면서 2022년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최정예 멤버를 꾸려야 했던 WBC 대표팀에 당연히 필요한 선수였다. 그렇게 2019년 프리미어12 이후 4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네 차례의 국제대회, 최정의 방망이는 잠잠했다

리그에서의 존재감에 비해 국제대회에서는 그동안 최정의 존재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2005년 1군에 데뷔한 최정의 첫 번째 국제대회는 2009 WBC였다. 6경기에 출전해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더구나 당시 주전 3루수 이범호(현 KIA 타이거즈 1군 타격코치)가 버티고 있어 많은 타석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백업요원이었던 최정은 국제대회를 경험한 것에 의의를 두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4경기 10타수 4안타 타율 0.400)에 이어 2013년 WBC(2경기 6타수 2안타)에서는 출전 기회가 늘어났다. 다만 최정의 장점인 장타력이 보이지 않았다. 대표팀이 원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로부터 6년이 흐른 2019년, 최정은 프리미어12에 출전했다. 선발로 단 두 경기밖에 나서지 못한 최정의 성적은 8타수 2안타 타율 0.250이었다. 허경민(두산 베어스), 황재균(kt 위즈) 등 대표팀 내야수들의 성적과 비교했을 때 기대 이하였다.

그럼에도 대표팀이 다시 한 번 최정을 믿은 이유는 분명했다. 지난 시즌 최정보다 잘한 3루수가 없었다. 또한 50인 관심 명단에 포함됐던 문보경(LG 트윈스), 노시환(한화 이글스)에게 중책을 맡기는 것은 어려웠다. 허경민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출전을 고사했다.

최정이 꼬이면 대표팀의 계획도 틀어진다

올해 대표팀 내야진에는 최정을 비롯해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오지환(LG 트윈스), 강백호, 박병호(이상 kt 위즈),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까지 총 7명의 야수가 포진돼 있다.

강백호 또는 박병호가 1루를, 김하성과 에드먼이 키스톤 콤비를 꾸리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 변화를 주거나 돌발 변수에 대처하는 게 가능하다. 백업 야수가 확실한 1루수·2루수·유격수는 '대안'이 있다.

3루수의 경우에도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경험한 김하성이라는 대안이 존재한다. 그러나 '붙박이' 3루수는 대표팀에서 최정이 유일하다. 그 정도로 이전 대회보다 최정의 비중이 훨씬 커졌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그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표팀에 승선한 선수 중에서 박병호(35개)를 제외하고는 지난해 최정보다 많은 홈런을 생산한 선수가 없다. 중장거리형 타자는 꽤 있어도 확실한 '홈런타자'는 적다. 최정이 중심타선의 한 축을 맡아줘야 한다.

최정이 잘하면 대표팀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대표팀도 고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선수 입장에서도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어깨가 무거운 최정이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KBO리그 WBC 최정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