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이 13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이 13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 한국전력 배구단 제공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완전히 달라졌다.

권영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전력은 13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9, 25-13, 25-22)으로 이겼다. 

사흘 전 우리카드를 풀세트 접전 끝에 꺾고 9연패 늪에서 탈출한 한국전력은 OK금융그룹을 한 세트도 빼앗기지 않고 '셧아웃' 승리를 거두면서 2연승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로써 4위 한국전력은 승점 26(8승 13패)으로 4위 우리카드(승점 30·11승 9패)를 추격하고 있다.

'뒷심' 충전한 한국전력, 오랜만의 '셧아웃' 승리

이날 경기는 1세트가 명승부였다. 초반에는 OK금융그룹이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공격을 앞세워 16-10으로 크게 앞섰다. 그러나 방심한 탓인지 OK금융그룹은 범실을 쏟아냈고, 한국전력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와 임성진의 득점으로 점수 차를 좁혔다.

구교혁의 서브 에이스로 마침내 17-17 동점을 신영석의 속공 타이스의 3연속 득점으로 역전까지 성공했다. 이어 23-19에서 타이스의 연속 서브 에이스가 터지면서 극적으로 1세트를 따냈다.

기세가 한껏 오른 한국전력은 2세트에서 OK금융그룹을 압도했다. 특히 타이스는 공격 성공률 85.71%의 엄청난 활약으로 6점을 올렸다. 여기에 조근호의 블로킹까지 살아나며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반면에 OK금융그룹은 강점인 서브로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으나, 한국전력의 안정된 리시브에 막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1세트에서 공격을 이끌던 레오마저 주춤하면서 무기력하게 점수를 빼앗겼다. 한국전력은 무려 12점 차로 2세트까지 따냈다.

전열을 재정비하고 3세트에 나선 OK금융그룹은 8-6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한국전력이 또다시 뒷심을 발휘했다. 타이스와 서재덕의 연속 블로킹으로 분위기를 바꾸면서 역전한 한국전력은 세트 후반에 20-15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OK금융그룹도 뒤늦게 레오의 연속 서브 에이스와 박승수의 오픈 공격으로 22-24까지 추격했으나, 매치 포인트에 몰린 가운데 레오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끝내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꾸준한 활약' 타이스, 한국전력도 살아났다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 타이스 덜 호스트가 13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 타이스 덜 호스트가 13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한국전력 배구단 제공


이날 한국전력은 타이스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2점을 올리며 화력을 과시했다. 공격 성공률도 65.38%로 높았고, 서브 에이스 1개가 부족해 아쉽게 트리플 크라운(서브·블로킹·백어택 각 3개 이상)을 놓쳤다.

네덜란드 출신의 공격수 타이스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삼성화재에서 활약했던 '경력직' 외국인 선수다. 이탈리아 무대로 떠났다가 올 시즌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3년 만에 V리그로 돌아왔다. 

타이스는 삼성화재 시절 보여줬던 막강한 공격력이 여전하다. 최근 한국전력이 연패를 당하고 있을 때도 8경기 연속 20점을 올리면서 묵묵히 제 몫을 했다. 특히 유일한 약점이었던 서브도 크게 나아지면서 상대의 리시브 라인에 부담을 주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전력이 타이스만 믿는 '몰빵 배구'는 하지 않는다. 주전 세터 하승우가 서재덕, 신영석, 임성진 등 공격 자원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한국전력의 강점이 잘 드러난 경기가 이날이었다. 

한국전력이 연패를 당했던 것은 전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선수들의 기복이 심하고 자신감이 떨어진 여파가 더 컸다. 오랜만의 연승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한국전력이 과연 남자부 판도를 뒤흔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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