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21번째 선수'를 뽑았다. 당장 즉시전력감을 뽑고 싶었던 두산 베어스가 내야 유망주를 품었다.

두산은 2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서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한 포수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박준영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박세혁이 A등급임에 따라서 두산은 박준영과 함께 박세혁의 2022시즌 연봉(3억 원)의 200%인 6억 원을 받게 됐다.

FA 양의지의 보상선수로 우완투수 전창민을 내준 두산은 NC로부터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받은 이후 고민을 이어갔다. 팀의 미래도 챙기면서 당장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지명을 고려, 1군 경험이 많은 내야수 박준영에게 손을 내밀었다.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된 내야수 박준영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된 내야수 박준영 ⓒ NC 다이노스

 
1군에서도 경쟁력 보여줬던 박준영  

박준영은 잠신중-경기고를 졸업하고 2016년 1차 지명으로 NC에 입단할 정도로 팀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원래 투수로 입단했던 그는 프로 첫해 1군에서 32경기 33⅔이닝 1승 3패 5홀드 평균자책점 6.95의 성적을 남겼다.

그해 9월 팔꿈치 부상으로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박준영은 투수를 계속 소화하기에는 팔꿈치가 약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재활 속도도 느린 편이었다. 결국 타자로 전향하기로 결정했고, 2018년에는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전역 이후 팀에 합류한 박준영은 퓨처스리그서 조금씩 실전 감각을 쌓았다. 지난해의 경우 시즌 초반부터 1군에서 출전 기회를 얻었고, '방역수칙 위반'으로 주전급 야수들이 대거 이탈한 이후에는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박준영 입장에서는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올해까지 포함해 박준영의 1군 통산 성적은 221경기 타율 0.207 12홈런 53타점 OPS 0.621로, 퓨처스리그 통산 성적은 87경기 타율 0.294 8홈런 46타점 OPS 0.858이다. 뛰어난 성적은 아니었어도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 역시 박준영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두산 구단은 "보호선수 명단을 검토한 결과, (박준영이) 기량이 가장 뛰어난 선수였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유격수와 3루수 소화가 가능하고, 타석에서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능력을 보유했다. 젊은 군필 내야수인 점도 고려했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더 치열해진 두산 내야, 무한 경쟁 체제 예고 

박준영이 합류하기 전에도 두산 내야진에는 젊은 야수가 많은 편이었다. '2021년 1차 지명' 안재석을 비롯해 권민석, 전민재, 서예일, 이유찬 등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 경쟁은 올해로 끝난 것이 아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무엇보다도 현역 생활을 마감한 오재원, 은퇴 시점이 다가오는 김재호 등 내야진 세대교체가 필요한 두산이다. 기존 주전 경험이 풍부한 강승호, 안재석, 김재호, 허경민 등이 내년에도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하지만 팀의 미래도 생각해야 한다. 두산이 박준영을 지명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다.

다만 박준영은 지난 10월 어깨 탈구로 수술을 받아 재활을 진행 중이다. 두산 구단은 내년 3월부터 기술 훈련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으나 실전 점검 등을 고려할 때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두산은 박준영이 문제 없이 회복한다면 내야진에 활력을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기존 내야수들이 분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제 박준영이 두산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만 남아있다.

한편, 20인 보호선수 명단서 박준영을 제외시킨 NC는 노진혁(롯데 자이언츠)의 FA 이적에 이어 또 한 명의 주전급 내야수를 떠나보냈다. 5+3년 총액 140억 원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한 박민우를 필두로 '베테랑' 박석민,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서 활약 중인 서호철, 올해 두각을 나타낸 김주원 등이 내야진을 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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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 박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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