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선수들이 16일 2022-2023 V리그 현대캐피탈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선수들이 16일 2022-2023 V리그 현대캐피탈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절대 1강'의 위력을 과시했다.

대한항공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현대캐피탈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3 25-17 25-17)으로 꺾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6승(1패)째를 거두며 승점 18로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며 전승을 놓쳤으나, 우승 후보다운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2위 현대캐피탈과의 승점 차는 무려 6점으로 벌어졌다. 

반면에 이날 승리했다면 대한항공의 1위 자리를 빼앗을 수도 있었던 현대캐피탈은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1라운드에 이어 또다시 대한항공에 0-3 완패를 당하면서 전력 차를 뼈저리게 느꼈다.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전 7연패의 늪에 빠졌다.

1위를 넘보던 현대캐피탈은 오히려 승점 2점 차로 쫓아오는 3위 한국전력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공교롭게도 양 팀은 오는 19일 맞대결을 펼친다. 

싱겁게 끝난 맞대결... 너무 강한 대한항공 

이날 경기는 1, 2위 맞대결답게 1세트부터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세트 막판에 상대 허수봉의 서브 범실과 곽승석의 퀵 오픈 등을 묶어 24-22로 앞서나갔다. 현대캐피탈도 오레올 까메호의 백어택으로 끝까지 추격했으나, 대한항공이 백어택으로 응수하며 1세트를 가져왔다. 

예상과 달리 접전은 1세트까지였다. 2세트부터는 대한항공이 압도했다. 대한항공은 11-10에서 곽승석의 오픈 공격이 아웃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끝에 득점으로 번복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동점이 될뻔한 상황이 곧바로 2점 차 열세로 바뀌자 현대캐피탈은 급격히 무너졌다.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16일 2022-2023 V리그 대한항공전에서 실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16일 2022-2023 V리그 대한항공전에서 실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 KOVO

 
대한항공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임동혁이 연속 서브 에이스로 현대캐피탈을 흔들면서 15-10으로 달아났다.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세터를 바꾸며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으나, 대한항공의 막강한 화력을 버텨내지 못했다. 

내리 1, 2세트를 따낸 대한항공의 기세는 3세트에도 이어졌다. 정한용, 임재영, 조재영 등 비주전 선수들까지 득점에 가세하며 현대캐피탈을 몰아붙였다. 조재영은 전광인의 공격을 블로킹했고, 정한용이 서브 에이스를 꽂아 넣는 등 16-11까지 격차를 벌리면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오레올을 빼고 국내파 선수들로 맞서는 승부수를 던져봤으나, 이변은 없었다. 결국 대한항공은 매치포인트에서 정지석이 블로킹 득점을 올리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코트에 목말랐던 임동혁... '토종의 힘' 보여줬다

사실 이날 경기는 현대캐피탈의 우세가 점쳐졌다. 대한항공의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으로 결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에는 링컨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울 토종 공격수 임동혁이 있었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은 임동혁은 그동안의 아쉬움을 풀어내려는 듯 경기 시작부터 강력한 스파이크를 뿜어냈다. 특히 최대 승부처였던 1세트에만 9점을 올리면서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임동혁은 이날 26차례 공격을 시도해 19차례나 성공하며 73.1%의 엄청난 공격 성공률을 보였다. 백어택도 9개나 성공했고, 상대 블로커 3명이 떴는데도 이를 뚫어내며 현대캐피탈의 철벽 방어를 무색게 했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임동혁이 16일 2022-2023 V리그 현대캐피탈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임동혁이 16일 2022-2023 V리그 현대캐피탈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대한항공은 곽승석(10점), 정지석(7점), 김민재(6점) 등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으나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1점을 올린 임동혁이 단연 주인공이었다. 외국인 선수의 출전이나 활약 여부에 승패가 좌우되는 다른 팀들과 달리 대한항공이 왜 가장 뛰어난 팀인지를 보여주는 경기였다.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선수 오레올이 코트에 나섰으나 오히려 짐만 되고 말았다. 공격 성공률 12.50%로 극도의 부진을 보인 끝에 고작 3점에 그쳤다. 3세트에는 아예 벤치로 밀려나기도 했다. 

허수봉이 12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으나,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올 시즌 대한항공의 대항마로 여겨지던 현대캐피탈이 무기력하게 패하면서 남자부는 당분간 대한항공의 독주 체제가 굳어질 전망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뜨거운 대결을 펼쳤던 KB손해보험도 공격을 이끌었던 노우모리 케이타가 떠나면서 전력이 예전만 못한 가운데 과연 누가 대한항공의 독주에 제동을 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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