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메이저리그 첫 가을 야구가 월드시리즈 문턱에서 막을 내렸다.

샌디에이고는 24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3-4로 패했다.

이로써 샌디에이고는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탈락했고, 필라델피아가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필라델피아 홈런포에 무너진 샌디에이고 

1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리며 남다른 각오로 5차전에 나선 샌디에이고는 2회까지 팽팽하게 맞서다가 3회말 선발 다르빗슈 유가 카일 슈와버에게 볼넷을 내준 뒤 리스 호스킨스에게 선제 투런포를 맞으면서 0-2로 끌려갔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도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 후안 소토가 4회초 필라델피아 선발 잭 휠러의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린 것이다. 

다시 한동안 잠잠하던 샌디에이고는 7회초 선두타자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안타와 상대 투수의 폭투로 기회를 잡았고, 조시 벨이 필라델피아 구원 투수 세란토니 도밍게스를 상대로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2-2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대주자로 나선 호세 아소카가 도밍게스의 잇따른 폭투를 틈타 홈을 파고들며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샌디에이고로서는 만약 5차전을 잡는다면 6~7차전이 열리는 홈구장에서 대역전극을 노려볼 만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마지막 고비를 버텨내지 못했다. 8회말 구원 투수로 나선 로버트 수아레즈가 필라델피아의 간판타자 브라이스 하퍼에게 통한의 역전 투런포를 맞은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마무리투수 조시 헤이더를 아껴두고 수아레즈로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으나, 결과적으로 패착이 되고 말았다.

샌디에이고는 마지막 9회초 공격에서 브랜든 드루리와 김하성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하며 희망을 살렸으나, 오스틴 놀라가 외야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끝내 3-4로 역전패를 당했다. 

폭풍 성장한 2022 김하성... '황금 장갑'도 낄까 
   
전날 4차전에서 적시타를 포함해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달성하며 활기찬 타격을 보여줬던 김하성이었으나, 이날 5차전에서는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선 김하성은 와일드카드 시리즈,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총 12경기에서 타율은 0.186(43타수 8안타)으로 부진했으나, 그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16일 LA 다저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4차전에서 0-3으로 끌려가던 7회 무사 1, 2루 찬스에서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2차전에서 좌전 안타를 터뜨린 뒤 과감함 홈 질주로 득점을 올렸다. 

일단 누상에 나가면 센스 있는 주루와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만 8득점을 올리며 샌디에이고의 전설적인 타자 토니 그윈이 1984년 세운 샌디에이고 타자 포스트시즌 최다 득점(7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김하성은 정규시즌에서도 어깨 부상과 금지 약물 복용 등으로 한 시즌을 완전히 날린 샌디에이고의 간판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대신해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2년 차를 맞아 타율 0.251 홈런 11개, 타점 59개, 도루 12개를 기록했다. 아직 보완할 점이 있으나, 작년보다 일취월장한 타격을 보여줬다. 

특히 수비는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을 과시하며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골드 글러브(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 3인에 선정됐다. 무엇보다 162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을 큰 부상 없이 치러내며 풀타임 선수로서의 능력을 입증했다는 것이 최대 성과라 할 수 있다.

김하성은 성공적인 2022년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올스타로 귀국해 11월 KBO리그 올스타와 맞붙는 'MLB 월드투어'에서 오랜만에 한국 야구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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