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피언'의 저력을 발휘한 경기였다. 2022년 kt 위즈의 가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kt는 20일 오후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9-6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이제 두 팀의 시리즈 전적은 2승 2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팀은 22일에 개최될 5차전서 결정된다.

6이닝 5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선발투수 소형준의 역할이 중요했다. 여기에 3차전까지 아쉬웠던 타자들이 깨어난 게 고무적이었다. 2회말까지 상대 선발 정찬헌에게 득점 없이 끌려갔으나 키움의 두 번째 투수 한현희가 마운드에 오른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꺾으며 2승 2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kt wiz 선수들이 자축하고 있다.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꺾으며 2승 2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kt wiz 선수들이 자축하고 있다. ⓒ 연합뉴스

 
주축 타자들 활약에 활짝 웃은 kt

kt는 0-2로 끌려가던 3회말 강백호의 솔로포로 키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볼카운트 1-0서 한현희의 2구 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잡아당겨 큼지막한 타구를 생산했다.

5회말에는 2사 이후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배정대의 2루타와 강백호의 자동고의4구로 2사 1, 2루의 기회를 마련했고 앤서니 알포드의 중전 안타 때 2루주자 배정대가 홈을 밟았다. 곧바로 키움이 투수교체를 단행하며 한현희 대신 최원태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박병호의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보태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kt가 6회말 심우준과 배정대의 연속 1타점 적시타로 3점 차까지 달아나자 키움이 7회초 김준완의 1타점 적시타, 이정후의 희생플라이로 격차를 1점 차로 좁혔다. kt의 핵심 구원투수 김민수, 박영현이 모두 흔들린 것이 변수로 떠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타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7회말 황재균의 2타점 적시타로 키움의 추격을 뿌리친 kt는 무사 2루서 희생번트에 실패한 송민섭이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그 사이 2루주자 황재균이 홈으로 쇄도해 추가점을 뽑아냈다. 키움의 비디오 판독 요청에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행운이 따른 장면도 있었다. 8회말 2사 1루서 장성우의 땅볼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3루수 송성문의 송구실책으로 1루주자 문상철이 득점을 기록해 쐐기를 박았다. 8회초 김휘집이 투런포를 쏘아올리는 등 호시탐탐 상대의 빈 틈을 노렸던 키움의 추격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었다.

이날 kt는 9명의 선발 타자 중에서 5번타자 장성우, 8번타자 오윤석을 제외하면 나머지 7명의 타자가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배정대, 강백호, 박병호, 김민혁까지 멀티히트 활약을 선보인 타자가 무려 네 명이었다. 정규시즌을 통틀어 kt 이적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 4안타를 때린 박병호는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안우진 공략만 남은 kt, 1차전과 다를까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선취점을 가져간 팀이 승리한다는 공식도 깨뜨렸다. 5회말부터 8회말까지 4이닝 연속 득점으로 경기가 반환점을 돌면서 타자들이 키움의 계획을 꼬이게 만들었다.

4차전 승리로 한숨을 돌린 kt이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바로 안우진이다. 4차전에서 경기 중반 키움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안우진까지 구원 등판할 가능성이 존재했다. 다만 kt가 리드를 잡으면서 키움 역시 안우진 카드를 쓸 수 없었다.

1차전에서 안우진을 만났던 kt 타자들은 다소 무기력했다. 6회초까지 안타 3개, 사사구 1개를 얻어내는 데 그쳤고 무득점에 그쳤다. 안우진이 물집 때문에 일찍 마운드를 떠나지 않았다면 kt가 첫 득점을 뽑아내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때와 다른 것이 있다면, 경기를 거듭할수록 타자들의 컨디션이 점점 올라왔다는 점이다. 경기 초반부터 안우진을 적극적으로 흔든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kt에서는 안우진 못지않게 잘 던졌던 '2차전의 히어로' 웨스 벤자민이 5차전 선발투수로 출격한다.

4차전의 분위기가 5차전서도 이어진다면 키움은 물론이고 위에서 기다리는 LG 트윈스 역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수원 홈 팬들과 긴 시간 동안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던 kt의 바람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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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KT위즈 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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