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11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승엽 감독

두산의 11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승엽 감독 ⓒ 삼성라이온즈

 
두산 베어스는 지난 18일 11대 감독으로 선임된 이승엽 감독의 취임식을 진행했다. 향후 이승엽 감독은 등 번호 77번을 사용하게 되었다. 두산은 지난 14일 이승엽 감독의 선임과 함께 3년 총액 18억 원의 초보 감독 사상 최고 대우의 계약 내용도 발표한 바 있다.

그에 앞서 두산은 지난 11일 2015시즌부터 8시즌 동안 지휘봉을 잡았던 김태형 감독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재계약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까지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및 3회 우승을 일궈내며 '두산 왕조'를 탄생시킨 명장이었다.

하지만 올해 두산은 9위로 추락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었다. '현역 최고 명장'으로 불렸던 김태형 감독과 두산이 재계약 의사가 있다면 시즌 도중에 구단이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두산 구단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고 역시나 결과는 김태형 감독과의 작별이었다. 
 
 두산에서 등 번호 77번을 사용하게 된 이승엽 감독

두산에서 등 번호 77번을 사용하게 된 이승엽 감독 ⓒ 두산베어스

 
두산의 이승엽 감독 선임은 의외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이승엽 감독은 현역 시절 KBO리그에서는 삼성 라이온즈에서만 뛰었던 '원 팀 맨'으로 등 번호 36번이 삼성에서 영구 결번되었다. 만일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면 삼성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선수 시절 접점이 없었던 두산의 감독으로 선임되었다. 

이승엽 감독 선임은 구단보다는 모기업 오너 일가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이 있다. 이승엽 감독이 코치를 전혀 경험하지 않고 곧바로 지휘봉을 잡은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삼성 허삼영 전 감독이 코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감독으로 임명된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두 명의 전 감독은 소속 구단의 프런트에서 오랜 세월 경력을 쌓았었다.

이에 반해 이승엽 감독은 해설위원과 KBO(한국야구위원회) 홍보 대사를 역임했으나 구단 프런트조차 경험한 적이 없었다. '국민 타자'라 불릴 만큼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 베이징 올림픽 등에서 대표팀의 간판으로 맹활약했던 슈퍼스타라는 점도, 선수 시절 무명에 가까웠던 장정석, 허삼영 전 감독과는 차별화된다. '초보 지도자' 이승엽 감독이 얼마나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두산 이승엽 신임 감독(우측)과 주장 김재환(좌측)

두산 이승엽 신임 감독(우측)과 주장 김재환(좌측) ⓒ 두산베어스

 
올해 가을야구에서 소외된 두산이 내년에 이승엽 감독의 지휘하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할 수 있을지도 아직은 의문이다. 지난 몇 년간 두산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줄줄이 FA 자격을 취득해 팀을 떠났다.

반면 두산이 큰 규모의 FA 계약을 안기며 잔류시킨 김재환, 정수빈 등은 공교롭게도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해 팀 성적 추락에 일조했다. 두산이 전력 보강을 하지 않는다면 내년 역시 5강 진입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승엽 감독 선임 자체가 두산의 외부 FA 영입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제기한다. 슈퍼스타 출신에게 초보 사령탑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안긴 만큼 또 다른 '선물'이 사전에 약속되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승엽 감독은 취임식에서 포수 보강이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내부 FA 포수 박세혁의 잔류보다는 FA 최대어 양의지 영입을 희망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향후 이승엽 감독의 일거수일투족은 선수 시절만큼이나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 감독이 두산 왕조 재건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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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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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민상현 기자) 기사 문의 및 대학생 인턴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두산베어스 이승엽 국민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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